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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길 따라 추억 속으로, 낙산
누구는 낙산도 산 축에 끼느냐고 되묻겠지만 이래 봬도 낙산은 경복궁의 왼팔, 북악산의 좌청룡이다. 낙산은 성곽길도 성곽길이지만 이화동 벽화마을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서 유명해졌다. 허름한 옛집과 길들은 발랄한 벽화들로 채워졌고 퇴락했던 마을의 분위기도 덩달아 화사해졌다.

길, 데이트, 추억

낙산에 오른다는 말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고 공원 산책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주말이면 낙산공원과 벽화마을, 성곽길에 놀러온 풋풋한 연인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낙산은 이제 명실상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가 됐다. 낙산공원은 남산공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젊은 연인들에게는 최근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지가 됐던 낙산이 더 핫하다.

창신역에서 대학로, 종로5가, 동대문 등을 거쳐 낙산까지 올라오는 마을버스 03번을 타면 손쉽게 낙산의 중심인 낙산공원에 도착한다. 요즘 연인들은 자유스럽다. 신발을 벗고 성곽에 올라 앉아 간식을 나누어 먹거나 지는 해를 보면서 한담을 나눈다.

동대문(흥인지문)에서 시작하는 낙산 성곽길은 동소문인 혜화문까지 2.3km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낙산의 높이도 125m로 경사가 급한 산동네 정도다. 여유 있게 걸어도 1~2시간, 독서를 하거나 도시락을 먹는 등 더 여유를 부려도 2~3시간이면 충분하다. 동대문성곽공원을 지나 성곽을 따라 오르다 보면 오르는 길에 70~8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동네를 만난다. 혜화역에서 시작해 이화동을 거쳐 오거나 한성대입구에서 창신동 쪽으로 와도 그렇다. 낙산 근처 동네들에는 현실에서도 추억이 흐른다.

모르던 길로, 모르는 동네로

낙산의 성곽길은 폭 1~2m를 유지하며 아기자기하게 흐른다. 초반에는 종로의 높은 빌딩들이 줄지어 보이더니 걸어 들어갈수록 풍경도 가만가만 얌전해진다. 야트막이 정스럽게 들어선 집들 위로 멀리 북한산도 펼쳐진다.

성곽을 사이에 두고 길도 양쪽으로 흐른다. 중간중간에 암문이 있어 문을 통과하면 이쪽저쪽을 왔다 갔다 하며 걸을 수 있다. 성곽 바깥길은 성벽이 높게 쌓아올려져 있고 성곽 안쪽은 사람 키만 한 높이로 성곽 너머 바깥을 넘겨다 볼 수 있다. 이쪽을 올려다보는 맛도 저쪽을 넘겨다보는 맛도 저마다 이색적이다. 숱하게 대학로를 오가면서도 이렇게 좋은 길을 와 볼 생각도 못했다. ‘살면서 내가 관심 갖지 않았고 아무도 내게 일러주지 않아서 모르고 말게 된 것들’이란 얼마나 많은가.

나이를 먹을수록 무언가에 의해 변하기 힘든 어떤 모습으로 고착된다. 생활에 변화를 주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의도적으로 생활 반경을 넓혀야 한다. 심플한 삶의 추구와는 다른 문제다. 그런 면에서 낯선 곳을 걷는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다. 아직 이르지 못한 좋은 길, 좋은 장소, 좋은 사람이 세상에는 숱하게 많다.

낙산공원을 통과해 이화마을 쪽으로 내려오면 영화 혹은 드라마의 그 장소와 마주친다. 집집마다의 벽에 그려진 재미난 그림들에 시선을 주며 내려오다 보면 독특한 외관의 이발소를 발견하게 된다. 마치 무당집 같은 화려한 외관이다. 그 외관을 꾸몄을 이발소 주인이 궁금해진다. 아마도 이발소 주인은 별 볼 일 없고 자질구레한, 종종 구차하기도 한 일상에 잔잔한 재미와 여유를 불어넣을 줄 아는 사람일 거라고 추측해본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감독이자 배우였던 로베르또 베니니가 보여준 코미디가 떠오른다. 삶의 극한에서도 시들지 않는 그 유머러스함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것이 아닐까. 유머humor를 알아야 하는 것이 인간이기에 ‘휴먼human’일 테다. 유머는 역시 인간 삶에 있어 최고의 무기다. 목구멍으로 밀려드는 밥벌이의 지겨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거기에 해답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제멋에 사는 것, 그래야 어떤 선택을 하든지 후회가 없을 것 같다.

- 『여자 서른 산이 필요해,』 중에서
(이송이 지음 / 브레인스토어 / 303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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