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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스미는, 충남 태안 솔향기길
‘솔향기길’은 2007년 충남 태안에 기름유출사고가 났을 때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만들었던 산길을 단장한 것이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 숲은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고, 간간이 만나는 해변은 아기자기한 바다 풍경을 보여준다. 해질 무렵 바다를 물들이는 낙조는 놓칠 수 없는 비경이다.

어둠 걷어낸 ‘희망의 길’
하얀색 조개껍질이 소복한 모래밭, 갈매기들이 먹이를 찾아 서성이는 바닷가, 고기잡이 떠나는 배들과 굴을 따러 갯바위로 향하는 주민들. 지금의 태안 바다는 그때의 재앙을 애써 잊는 중이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바다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평화롭다.

태안은 오래전부터 서해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였으나 사고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줄었다. 2007년 기름유출사고가 났을 때 자원봉사자들이 오갈 수 있게 냈던 산길을 걷기 편하게 단장한 ‘솔향기길’에는 예전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솔향기길의 시작점은 태안의 북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만대항’이다. 횟집 두어 곳과 갯벌에 턱을 괸 채 일광욕을 즐기는 몇 척의 배들이 전부인 소박한 포구다. 만대항 주차장 뒤편으로 솔향기길을 알리는 커다란 안내판이 보인다. 길은 안내판 뒤편으로 난 소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초입부터 하늘로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빼곡하다. 폭신한 카펫처럼 두텁게 쌓인 솔잎들이 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멀리서 불어온 바닷바람이 촘촘히 선 소나무 사이를 파고들었다. 솔향이 폐부 깊은 곳까지 스미는 기분.

길을 정비했다고는 하지만 위험 구간에 굵은 동아줄로 울타리를 친 것을 빼면 인공적인 시설물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 흔한 나무계단이나 데크도 없다. 우물처럼 식수가 고여 있는 산수골약수터를 지나 조개껍질과 모래가 뒤섞인 해변으로 들어선다. 오순도순 모여 있는 갯바위의 모습이 정면에 보인다. 지나온 숲에서도 간간히 볼 수 있었던 ‘삼형제바위’다. 해변을 가로질러 야트막한 언덕을 넘으면 또 다른 갯바위 해변이 펼쳐진다.

사위는 온통 소나무다. 큰구메쉼터를 지나 좌우로 군사용 임도가 놓인 사거리에서 다시 숲길로 들어서면 푸른 바다에 서 있는 빨간색 등대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앞바다는 ‘장안여’란 곳으로, 예전부터 해양사고가 잘 나 악명이 높았다. 지금은 이 등대가 어선들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갯바위를 치는 웅장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당봉 전망대’로 올라선다. 빼곡한 소나무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해안 풍경이 비로소 한눈에 가득 잡힌다.

해질 무렵 더 아름다운 길
솔향기길은 시골 외갓집처럼 정겹다. 유명세를 타면 인공시설물로 가득해지는 여느 길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손때 묻은 흔적 별로 없이, 애초에 생겼을 때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비탈진 오솔길을 내려오면 해변이라 부르기에는 조금 민망할 정도로 작은 ‘근욱골해변’이 나온다. 이곳에서 야트막한 언덕으로 올라서면 해안 쪽으로 평온해 보이는 섬 하나가 있다. 주변을 갯바위로 두른 ‘여섬’이다. 이원방조제가 설치되면서 주변의 작은 섬들은 대부분 물속으로 가라앉았고 여섬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한다.

여섬 전망대를 지나 펜션들이 들어서 있는 ‘중막골해변’으로 내려간다. 용이 나와서 승천했다는 용난굴과 별쌍금약수터를 지나 큰길로 들어서면 숲의 기운은 점점 사라지고 태안의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해질 무렵이다. 붉은 태양이 섬 뒤편으로 숨어든다. 여정의 끝과 잘 어울리는 노을 풍경이다.


Tip! 솔향기길 추천음식
이름부터 독특한 박속밀국낙지탕은 소고기나 해물을 이용한 샤브샤브와 비슷한 음식이다. 조롱박속, 무, 배추, 호박 등을 넣고 끓인 육수에 산낙지를 살짝 데쳐서 먹는다. 1인분에 튼실한 낙지가 두 마리 들어가고, 박속을 비롯한 신선한 채소도 풍성하게 준비된다. 낙지와 채소를 건져 먹은 후 남은 육수로 끓이는 칼국수도 맛있다. 태안에서는 칼국수를 ‘밀국’이라 부른다.


- 『낯설고 아름다운 새길 여행』 중에서
(김성중 외 지음 / 황금시간 / 368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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