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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인도를 경험하다
참회와 속죄의 힌두교 축제 타이푸삼
말레이시아의 인도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말레이시아에 사는 인도인들의 큰 축제 타이푸삼Thaipusam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타이푸삼은 힌두교인들의 축제이지만, 사실 축제라기보다는 3일에 걸쳐 온갖 고행을 하며 참회하는 것이라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기간이다. 보통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 사이에, 쿠알라룸푸르 근교의 바투batu 동굴에서 열리는데, 말레이시아 인구의 8퍼센트를 차지하는 인도인들이 모두 이곳으로 모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투 동굴은 쿠알라룸푸르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다. 새벽 5시 정도의 이른 시간에 시내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내달려 해가 뜨기 전에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문자 그대로 인산인해다. 이곳에 모인 인도인들은 그 전날 자정께 쿠알라룸푸르 시내 중심부에 있는 힌두 사원에서 꽃으로 장식한 커다란 은 전차를 끌고 이곳 바투 동굴까지 밤새 맨발로 걸어온 사람들이다. 그러고는 산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노숙해가며 3일 내내 타이푸삼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짐을 지고 있다. 바로 카바디Kavadi(무거운 짐을 뜻하는 힌디어, 꽃과 과일과 색색의 천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커다란 짐)라는 것인데, 이것을 맨살에 연결해 이고, 지고, 심지어 끌고 간다. 당장 그만두라고 뜯어말리고 싶지만, 이들에게는 무척 큰 의미가 있는 행위이다. 집안 식구 중 한 명이 이 카바디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면 다른 가족들은 그 옆에서 노래를 부르고 손뼉을 치고 사진을 찍으며 독려한다. 이런 고통스러운 의식을 통해 여신의 참회에 동참하며 함께 속죄하는 것이다. 카바디 대신 등에다 오렌지와 라임을 열댓 개씩 주렁주렁 매달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무척 많다. “아프지 않아요?” 하고 물으니 괜찮단다. 행복하단다.

힌두 사원에서 밥을 얻어먹다

타이푸삼 축제의 한가운데서 알 수 없는 열기를 느낀 후 쿠알라룸푸르로 돌아와 힌두 사원을 찾았다. 알록달록하게 채색된 정교하고 화려한 조각상들이 가득하다. 본당 뒤편으로 가 보니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누구든 원하는 사람은 무료로 밥을 먹을 수 있다. 긴 줄에 합류해 순서를 기다리니 친절한 자원 봉사자들이 생글생글 웃으며 음식을 퍼 주는데, 넓적한 바나나 잎을 접시 삼아 펴서 내밀면 그 위에 다양한 음식을 한 주걱씩 담아준다. 매콤 새콤하고 향이 강한 쌀밥과 담백하게 삶은 병아리콩, 시큼한 쌀죽 등 모든 음식은 100퍼센트 채식이고 손가락을 이용한다.

인도에 가본 경험이 아직 없어 손가락으로 밥을 먹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음식이 꽤 뜨거워 “앗뜨뜨뜨” 하며 조심조심 먹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무 문제 없이 익숙하게 식사를 한다. 나도 좀 있으면 익숙해지려나? 어느새 손가락 끝에 인도 향신료의 노란 물이 든다.

“공짜 밥이라니, 고마워서 어쩌지?”라고 인사하자 자원봉사자가 말하길, “누군가가 기부한 돈으로 사람들에게 무료 식사를 줄 수 있으니 원한다면 너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부할 수 있어.”라고 한다. 무종교가 상팔자라고 주장하는 나이지만 가끔은 종교가 가진 힘에 가슴이 쿵쿵 울리곤 한다.


- 『여행자의 밥』 중에서
(신예희 지음 / 이덴슬리벨 / 360쪽 /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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