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경제포털
뉴스  ·  증권  ·  부동산  ·  금융  ·  자동차  ·  창업  ·  교육  ·  세무  ·  헬스  ·  BOOK  ·  블로그   
등록예정 2024년 2월 등록예정 도서요약
북다이제스트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회원가입
INFO BOOK
자전거 타고, 제주 해안도로의 절정을 맛보다
제주도 동해안에 위치한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은 한반도의 이단아인 제주도에서도 특별하다. 섭지코지에서 분화한 용암이 너무 묽어서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주르륵 흘러내려 낮고 둔중하게 굳었다면, 성산일출봉은 대단히 끈적한 점액질 용암이 꽁꽁 뭉쳐서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을 빚어냈다. 섭지코지에서 일출봉까지, 3km의 이 해안도로를 순식간에 지날 수는 없다. 해변의 언덕을 따라 아름다운 백사장을 거쳐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천천히 누려본다.

신산리 ▶ 신양 섭지코지해변
표선 해비치해변에서 1132번 도로를 따라 6.5km를 가면 성산읍 신산리 서동 교차로다. 교차로 입구에 해안도로 표시가 되어 있다. 이 해안도로의 이름은 특이하게 환해장성로(環海長城路)다. 환해장성은 고려와 조선 시대에 걸쳐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제주도 해안선을 따라 쌓은 성벽으로, 옛 기록에 의하면 총 길이가 300여 리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도 해안 곳곳에 거친 화산암으로 쌓은 성벽이 남아 있다. 잘 포장된 길은 바다 쪽으로 갓길을 넓혀 파란색 실선이나 연석으로 자전거도로를 구분해놓았다. 완연하게 동쪽을 바라보는 해안길은 어디서건 일출 전망대가 된다.

섭지코지 일주
섭지코지는 폭 120m 정도의 가냘픈 모래언덕으로, 길가에는 전망 좋은 쉼터가 있다. 이 길목 쉼터에서 겨우 100m 거리를 두고 극히 대조되는 두 바다를 만난다. 오목한 만으로 둘러싸인 신양 섭지코지해변은 더없이 잔잔하고 투명한 에메랄드빛으로 물들어 있는 반면, 일출봉이 보이는 동편은 바람이 잦아든 날에도 태평양에서 밀려드는 거친 파도가 이중 삼중의 시차로 평행선을 그리며 하얗게 부서져 내린다. ‘섭지’는 유능한 재사(才士)를 많이 배출하는 지형이란 뜻이고, ‘코지’는 바다로 돌출한 지형인 곶의 제주 방언이다. 하지만 한때 황량한 구릉지에 말이 뛰놀던 목가적인 풍경은 이제 찾을 길이 없다. 초입부터 수족관을 비롯한 거대한 리조트가 가득 들어섰기 때문이다. 구릉을 따라 일렁이는 산책로를 조금 더 가면, 방두포 등대와 선녀바위, 협자연대(옛날 연기를 피우던 소규모의 봉수대), 올인하우스(지금은 과자박물관으로 바뀜) 등이 보인다. 해안은 해발 20m 내외의 해안절벽으로 바람과 파도가 조각한 대자연의 작품들이 즐비하다. 길이 한가로우면 올인하우스를 지나 서쪽 해안을 돌아서 섭지코지를 일주해도 되지만, 관광객이 많다면 자전거는 협자연대쯤에서 되돌리는 것이 낫다.

섭지코지 ▶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반도를 일주하고 그대로 도로를 따라 일출봉으로 직행한다면 아주 특별한 비경 하나를 놓치는 것이다. 바로 섭지코지와 일출봉 사이의 해변길로, 길들여지지 않은 이 호젓한 산책로는 제주 해안도로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비경 중 하나다. 먼 바다에서 끝도 없이 밀려드는 첩첩 파도, 높이 10~20m 남짓으로 둔중하게 마치 인공의 둑처럼 길게 형성된 모래언덕, 그 언덕을 뒤덮고 있는 환상적인 초원 그리고 일출봉과 섭지코지의 이색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까지, 이 초원길 겸 백사장에서 제주도가 만들어낸 풍경의 절정에 감격한다. 모래에 바퀴가 빠져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구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천천히 자전거를 끌고 가도 수고를 느낄 틈이 없다.

섭지코지 길목에서 1km쯤 해안을 거슬러 오르면 겨우 20m 남짓한 작은 언덕에 이름 없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는데, 동쪽으로는 대양을 바라보고 서쪽으로는 수많은 오름(기생화산)들이 중첩된 광활한 대지가 대비되어 지구상 유일의 경관을 보여준다. 잿빛 모래밭이 가득한 이곳 해안은 ‘광치기해변’으로 불린다. 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하는 이 좁은 모래톱을 지나면 성산포마을이 있고, 마을 뒤편으로 운치 있는 산책로가 일출봉 방면으로 뻗어난다. 150~180m에 달하는 원형의 수직절벽은 다가설수록 숨 막히는 위용을 드러낸다. 이름 그대로 사방으로 절벽을 두르고, 정상은 성곽처럼 뾰족한 99개의 봉우리가 둘러섰으니 난공불락의 천연 성이다.

- 『자전거 타고 제주여행』 중에서
(김병훈 지음 / 원앤원스타일 / 324쪽 / 16,000원)
번호 | 제목 | 날짜
128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나라, 스페인! 2015년 06월 29일
127 잊을 수 없는 내 생애 첫 쿠바 여행 2015년 06월 02일
126 한양도성 - 성곽을 따라 역사의 퍼즐을 맞추다 2015년 04월 30일
125 자전거 타고, 제주 해안도로의 절정을 맛보다 2015년 03월 30일
124 고향의 모습 그대로_ 만재도 2015년 03월 02일
123 공중도시 마추픽추를 가다 2015년 02월 02일
122 테마가 있는 세계여행 2014년 12월 31일
121 80-100km/hr로 달리는 도로 위의 자유여행 2014년 12월 01일
120 세계 최고봉을 향한 순례의 길 -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렉 2014년 10월 31일
119 당신이 프라하에서 할 수 있는 것 2014년 09월 30일
단체회원가입안내
독서퀴즈이벤트
나도작가 신청안내
무료체험
1분독서영상
한국독서능력검정 신청
모바일 북다이제스트 이용안내

인재채용 | 광고안내 | 구독신청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서비스문의 이용문의:mkmaster@mk.co.kr
회원문의:usrmaster@mk.co.kr
매경닷컴은 회원의 허락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공개, 유출을 하지 않으며 회원정보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