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렵고 회사일이 바쁠수록 소중한 가족과의 시간은 점점 뒤로 밀려나게 마련. 게다가 큰 맘 먹고 여행이라도 가려 하면 ‘어디로 갈까’, ‘뭘 먹을까?’부터 고민이 되어 훌쩍 떠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계절별로 신나게 1박 2일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안내하는 이 책 『가족여행이 떴다!』는 요긴한 여행 필수품이 되어준다. 특히 ‘무엇을 보여줄까’, ‘어떻게 가르칠까’ 매일 걱정스러운 아이에게도 좋은 체험여행 스케줄을 제공해 여러모로 여행 정보서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여행기자로 발을 디딘 후 6년간 여행 웹진 등을 거치며 여행 전문 기자로 활동한 저자의 안목을 믿고 올 겨울엔 가족과의 추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무주
눈, 바람, 서리 덕유산에 꽃이 피었다
은빛 서리꽃이 황홀하게 피는 날에는 덕유산으로 가자. 덕유산에 가서 갑자기 밀려온 구름 속을 헤치며 걷고, 해초처럼 떠다니는 운해를 타고 넘자. 바람 많아 지독한 눈보라 일거든, 그 폭풍 같은 눈들의 잔치도 지켜볼 일. 겨울 덕유산에선 그마저 아름답다. 눈꽃, 서리꽃, 바람꽃 만발하거든 가족과 함께 냉큼 덕유산을 찾아 시린, 그러나 동화처럼 예쁜 겨울 멋에 중독돼 보라. 무주리조트 내에 있는 호텔 티롤을 비롯한 가족호텔 등 숙박시설을 중심으로 첫날은 은백색의 스키장과 리조트에서 신나게 논다. 둘째 날 여행의 테마는 ‘눈 시린 눈밭을 걸어 만나는 눈꽃’. 오후엔 천연원목으로 아이들이 가지고 놀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보자. 아이들의 ‘툭탁툭탁’ 망치질 소리가 아주 힘차다.

● Drive Info : 경부고속도로 비룡분기점에서 판암 방면 대전외곽순환도로로 갈아탄 다음 산내분기점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탄다. 서울에서 2시간 30분 정도를 달리면 무주 IC. 스키장 이용시간(오후권 12:30~16:30) 때문에 무주에서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 추천코스 : 무주리조트-덕유산-트리스쿨
1Day AM 11:00 참나무 향기 그윽한 통삼겹살바비큐. 무주향
설원 질주도 식후경이다. ‘속이 든든해야’ 한다. 무주리조트 입구에 자리한 바비큐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통삼겹살바비큐. 숙성시킨 흑돼지 삼겹살에 참나무의 은은한 향이 배어 맛이 한층 깊다.

PM 12:00 하늘 평원을 달리는 기분 최고! 무주리조트
스키와 온천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산악형 휴양지. 무주리조트 내 숙소에서 묵는다면 일단 체크인한 후 스키장으로 향하자. 덕유산 향적봉 산행의 시발점이기도 한 설천봉은 하늘과 산, 땅이 맞닿은 ‘하늘평원’. 거칠게 그려 내려간 한 폭의 수묵화처럼 하얗게 트이고, 풍경도 날렵해 보기 좋다. 하지만 장쾌하게 뻗은 덕유연봉을 눈 밑으로 깔고 달리는 기분에 비하면 ‘조족지혈’. 바다 속의 해초를 피해 달리는 뱀장어처럼 유연하고 매끄럽게 눈 속을 빠져나가는 기분이란, 직접 타보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힘든 스릴이고 속도다. 설원을 신나게 누빈 뒤에는 온천욕을 즐길 차례다. 몸은 뜨겁고 머리는 차가운 겨울 노천 온천욕의 낭만, 여기에 눈까지 내린다면 금상첨화다.

2Day AM 09:00 눈꽃트레킹 최고의 백미. 덕유산
일단 설천하우스에서 설천봉으로 이어지는 곤돌라부터 타자. 해발 1520m의 설천봉까지 단숨에 오르는 곤돌라는 덕유산 정상을 밟는 초고속 지름길. 4~5시간의 산행이 20~30분으로 단축된다. 곤돌라의 운행 길이는 2.6km, 15분에 불과한 짧은 구간이지만 경사가 가팔라 발밑이 아찔하다. 하얀 눈가루를 쓴 크고 작은 나무들이며, 능선을 휘감아 도는 구름도 도원세계인 듯 황홀하다. 하산길에 시간이 넉넉하다면 설천봉의 풍경이 내다보이는 찻집에 들어 잠시 쉬었다 가도 좋다.

PM 12:30 무주에서 어죽이 빠질 순 없지. 섬마을
싱싱한 민물고기를 솥에 넣어 반쯤 익힌 뒤 뼈를 고르고 곱게 갈아 찹쌀과 수제비, 고추장, 파, 마늘, 양파, 깨, 인삼 들을 넣어 푹 삶아 낸다. 내도리 강 입구에 있는 섬마을이 맛집으로 유명한데, 식당 앞 금강에서 직접 잡은 빠가사리·꺽지 등으로 끓여 더욱 고소하다.

PM 02:00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납자동차 트리스쿨
폐교를 깨끗하게 리모델링한 목공예 체험공간. 천연원목으로 연필꽂이 및 수납자동차, 필통, 문패, 욕실정리함 등 15여 가지의 소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인체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편백나무, 잣나무 등을 이용하는데다 독소가 전혀 없는 친환경 목공풀을 사용해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에겐 바퀴가 굴러가는 수납 자동차가 인기 만점. 한 가지 소품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시간 정도다. 수납 자동차 제작비는 1만 5천원이고 예약은 필수다.

- 『가족여행이 떴다!』 중에서
(이시목 지음 / 파프리카 / 284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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