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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나눔의 ‘도서 선물 + 기부’ 행사
얼마 전 한 서적 유통업체 사장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용건은 유치원에 원아들 교육용 도서를 납품하던 한 중견 출판사가 경영이 악화되어 회사 규모를 줄이면서 창고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던 200여 종 총 15만 권의 도서를 처분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그것도 현재의 창고를 한 달 안에 비워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우리 회원들에게 제공할 용도로 5만 권을 인수하고 나머지는 유통업체 쪽에서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러나 창고를 비워야 할 시간은 다가오고 10여만 권의 도서를 한 달여 만에 처분할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더욱이 도서 정가제로 인해 반값 할인 판매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출판사는 10만 권의 도서를 눈물을 머금고 모두 폐휴지로 넘길 수밖에 없었다.

순간 나는 마음이 답답했다. 출판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도서들이 쓰레기로 변해버린다는 사실이 안타까웠고, 한편으로 그 책을 정말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준다면 얼마나 좋아할까 하는 마음에 뭔가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며칠을 고민하던 끝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 회사가 지금 우리은행과 제휴하여 <우리은행 고객 행복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5월이 가정의 달인 만큼 우리은행 고객들에게 그 도서들을 무료로 증정하고 대신 고객들에게 1권당 1,000원 정도를 기부하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모인 기부금의 일부를 출판사에 책값으로 전달하고 기타 실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백혈병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어린이를 위해 기부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은행 지점들 중 약 50개 지점을 정해 한 지점당 약 2,000여 권의 도서를 비치해놓고 지점에 내방하는 고객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책을 고른 후 권당 1,000원 정도를 비치된 모금함에 넣고 가져가게 하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만들어 우리은행에 보냈다. 다행히 우리은행 측으로부터 좋은 취지라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화해 본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꼭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를 한 명 추천해주도록 부탁했다. 협회에서도 반색을 하며 김아람(가명) 어린이가 지금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하다며 꼭 도와달라고 부탁해왔다. 이렇게 해서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우리은행 주요 지점에서 고객들에게 도서를 선물하고 아울러 김아람 어린이를 돕는 ‘도서 선물 + 기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이 행사에 대한 내 설명을 듣던 한 지인이 물었다. “그런데 책만 가져가고 기부금은 내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물론 분명 그런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의 선함을 믿고 또한 대다수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확신한다. 더욱이 아이와 함께 책을 고른 뒤 기부는 하지 않고 책만 가져가는 부모들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돈을 기부하는 부모들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다른 그 무엇보다도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 기념사업회 교육위원장을 지냈던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쓴 『사랑 그리고 나눔』을 보면 모든 것은 사랑으로 성장함을 알 수 있다.

도산은 정의돈수(情誼敦修)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했으며 인간관계에서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의돈수’는 ‘사랑의 생활화, 서로 사랑하는 정신을 도탑게 닦는다’는 의미이다. 또한 도산 안창호의 친필 유묵(遺墨) 중 하나인 ‘애기애타(愛己愛他)’ 역시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어디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서비스 리더십의 권위자 켄트 키스 박사는 3,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들이 자신의 가족, 사랑 주고받기, 친밀한 관계, 최선 다하기, 가치대로 살기, 성취감 등에 삶의 의미의 근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중요시할 것으로 생각하는 권력, 부, 명성, 승리 등은 설문조사 결과 오히려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을 지적하면서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지적한다면, ‘사랑하라 그리고 누군가 도와라’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사랑 그리고 나눔’은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삶의 의미가 된다는 것이다.

사랑에는 메아리가 있다. 우리가 남에게 사랑을 주면 그것은 언제든 다시 사랑이라는 메아리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선순환이다. 즉, 사랑은 사랑을 낳고, 축복은 축복을 낳고, 공감은 공감을 낳고, 나눔은 나눔을 낳고, 행복은 행복을 만들며 나아가는 것이 사랑의 선순환인 것이다.


김아람 어린이를 돕는 이번 ‘도서 선물 + 기부’ 행사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나눔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하지만 우리 모두가 선한 마음으로 함께 힘을 모은다면 분명 우리 사회를 보다 살 만한 곳으로 바꿀 수 있다. 모든 것은 사랑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믿고, 아울러 우리 모두는 도움이 필요하도록 만들어진 존재들임을 깨닫고 우리 주변에서 작지만 하나하나 ‘사랑 그리고 나눔’을 실천해 나간다면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더불어 진정한 행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사랑 그리고 나눔』 중에서
(서상목, 안문혜 지음 / 북코리아 / 261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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