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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레밍이 아니라 물이다
최근 청주 지역에 집중 호우가 내려 주민들이 물난리로 고통을 당하고 있을 때 수해 복구에 앞장서야 할 충청북도 도의원 4명이 이를 외면하고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논란이 일었다. 그 가운데 한 도의원은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국민을 쥐와 같은 설치류의 일종인 레밍에 비유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 무슨 세월호부터 그렇고 이상한 우리 국민들이 이상한 이런 저기 그… 제가 봤을 때는 이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레밍.” 국민을 레밍에 비유한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그는 뒤늦게 “국민이 아니라 언론이 레밍 같다는 의미”라고 어설픈 해명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그가 국민을 레밍 같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스칸디나비아 반도 일대에 서식하는 레밍은 집단 자살 행위로 유명하다. 이 이상한 집단 자살 행위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느 날 몇 마리의 레밍이 무작정 뛰기 시작한다. 그러면 주변의 수많은 레밍들이 영문도 모르고 따라 뛴다. 그런 식으로 그들은 이유도 모른 채 다른 레밍들이 뛰니까, 뛴다. 그렇게 수천 마리가 함께 뛰고 절벽을 만나도 멈출 수 없어 모두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이처럼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무작정 다수를 따라 하는 것을 ‘레밍 효과’라고 한다. 그 도의원이 국민을 레밍 같다고 한 이유는 아마도 국민들이 군중심리에 의해 맹목적으로 단체행동을 하는 집단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군중이 모이면 군중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전체 국민을, 또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레밍처럼 이유도 모른 채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존재로 폄하하는 것은 스스로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하는 행위이다. 그럼 자신은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2016년 전국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6년 한 해를 규정할 사자성어로 ‘군주민수(君舟民水)’가 1위에 선정됐다. 군주민수란 《순자(荀子)》의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말로,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얼마 전 탄핵 정국을 통해 물처럼 한없이 나약해 보이는 국민들의 거대한 힘을 생생하게 목격한 바 있다. 일찍이 노자는 《도덕경》에서 물을 최고의 선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상선약수 수선리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낮은) 곳에 처하니, 그런 까닭으로 도(道)에 가깝다 하리라.”


노자의 가르침처럼 물은 모든 만물에게 무수한 혜택을 주지만 다투지 않고 낮은 곳으로 향한다. 물은 서로 싸우지 않는 화합과 단결, 그리고 겸손의 미덕을 보여준다. 또한 막히면 이를 애써 거스르지 않고 돌아가는 순응의 이치를 보여주고, 더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스며들어 모든 것을 정화하는 포용의 정신을 담고 있으며, 동그란 통이나 모진 통 어디에도 자신을 바꾸어 들어가는 융통의 지혜를 보여준다. 또한 물은 부드럽지만 끊임없이 흘러 바위도 뚫는 강인함을 통해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진리를 일깨워주고 작은 물이 모여 장엄한 물줄기를 형성함으로써 거대한 힘을 보여준다. 이렇게 볼 때 국민을 물로 보고 지도자를 그 위에 떠 있는 배로 보았던 성현의 가르침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지혜다.

따라서 정치인이라면 국민을 레밍이 아니라 물로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이다. 국민 개개인은 물처럼 나약해 보이지만 우리가 지난 촛불 정국에서 보았듯이 거대한 물줄기를 이루어 권력자를 끌어내리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그 진상을 밝히고자 하는 국민들의 모임을 어떻게 레밍의 집단 자살 행위에 비유할 수 있단 말인가? 이처럼 국민에 대한 잘못된 시각은 결국 일제의 식민 통치에 맞서 저항한 우리의 3·1운동, 독재자와 맞서 싸워온 민주항쟁, 그리고 각종 부정과 부패에 맞서 싸워온 우리 국민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관료나, 국민을 레밍으로 보는 정치인, 밥하는 아줌마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국회의원 모두 물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발언이 문제가 되면 발언을 보도한 언론을 탓하고, “진의는 그게 아니었다.”며 어설픈 변명을 늘어놓으며 사과하고 사태를 마무리하곤 한다. 그러나 그러한 발언은 은연중 그들의 속내를 드러낸 진심임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은 더러운 것, 깨끗한 것들을 구별 없이 모두 담아 정화해내는 물처럼 선거와 시위라는 행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정화해나갈 것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노자의 도덕경』 중에서
(노자 지음 / 나무의꿈 / 264쪽 / 12,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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