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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멧돼지 길들이기
요즘 서점에 나가 보면, 분노나 화를 다스리게 해준다는 책들이 봇물을 이룹니다. 이는 아마도 현대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속도가 생명이라는 세태 속에서 불합리하고 억울한 일에 빨리 반응하지 않고 멈칫거린다거나 매몰찬 맞대응을 미룬다는 것은 어쩌면 비효율적이고 멍청한 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를 놓치면 안될 것 같은 압박감이 몰려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잠깐 멈춰서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서, 상대방에게도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준다고 해서 크게 낭패 보는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 막간의 시간이 모두들 제자리를 찾아가게 하고 때를 무르익게 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일 수 있습니다. 물론 반드시 순리대로 풀리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시간만이 줄 수 있는 소중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행해지는 맞대응이라면, 그것은 도에서 지나치지 않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요즘 나온 영성수련에 관한 책들 중에서 눈에 띄는 책이 있습니다. 공동체 운동과 멘토링에 전념하며 영성 관련 강의를 해온 김화영 씨가 쓴 『자유의 영성』입니다. 17년 동안의 재속 수도생활과 다양한 공동체의 체험을 통해 나온 글이어서 그런지, 마음에 동인을 강하게 심어주는 책이었습니다.

어제는 무척 화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짜증과 분노가 솟구쳐 오르는데 “어쩜 그럴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들고 뜨거운 감정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감정을 멈추고 화가 난 이유를 생각하고 한참 내 마음을 들여다본 후에야 저는 처음 화가 난 상태에서 했던 것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의 ‘자극과 반응’ 이론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어떤 강아지에게 먹이를 줄 때마다 종을 쳤더니 나중에는 먹이를 주지 않을 때에도 종만 치면 침을 흘리더라는 것이지요. 즉 자극만 주면 반응은 저절로 따라 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과 동물이 같을 수야 있나요! 둘의 차이는 바로 이 자극과 반응 ‘사이’일 것입니다.

마틴 부버는 ‘존재론적 사이(ontological-between)’라는 말을 사용해서 참된 인간이 되는 길을 설명했는데요. 인간과 인간 사이, 일과 일 사이, 생각과 감정 사이, 과거와 현재 사이 어떤 것이든 ‘사이’의 시간 속에 참 존재이신 하나님이 개입하시도록 열어놓는 것, 다른 사람이 개입하도록 열어 놓는 것, 역사와 우주가 들어오도록 열어 놓는 것, 그것이 참 인간이 되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노신은 조화석습(朝花夕拾)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자극이 왔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아침에 떨어진 꽃을 저녁까지 기다린 다음에 줍는 것처럼 여백을 두고 매듭짓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영원과 미래를 결정짓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틈새의 시간과 공간은 우리로 하여금 생각할 시간과 공간을 줍니다.

저자는 서두에서 꺼냈던 ‘분노’를 예로 들어 친절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분노는 금지되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삶의 에너지입니다. 엄연한 삶의 현실 자체이자 움직이는 동력이지요. 분명히 있는 것을 없다고 무시하거나 무조건 적군으로 규정하고 제거하려고만 한다면 나를 생생하게 움직이는 에너지를 잃어버립니다. 아폴로 신의 밝음은 디오니소스 신의 어둠과 쾌락을 덮는 이불이요, 낮과 밤은 연결된 고리입니다. 자극이 올 때 감정의 흐름과 움직임을 잘 살펴보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언지, 나를 움직이는 동인과 방향이 무언지를 알게 됩니다. 분노와 좌절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그 장애를 돌파한 후에야 비로소 그 에너지가 생생한 삶의 현실로 존재하게 되는 겁니다. 분노의 멧돼지를 못살게 굴거나 죽이려고 하지 말고 길들여서 마음의 씨앗을 위해 일하게 해야 한다는 거죠.

물론 이 난폭한 멧돼지를 잘 길들이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 속에서 자극이라는 기회가 올 때마다 즉각 반응하기 전에 이 ‘길들이기’를 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자는 “아직 내공이 충분하지 않다면, 또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차라리 화를 내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발산만 일삼다 보면 분노의 인간관계 매듭을 강화하게 될 것이 뻔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자극과 반응 ‘사이’의 시간과 공간에 참 존재인 하나님이 개입하도록 열어놓는 훈련, 이 훈련만이 궁극적으로 자유의 영성으로 가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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