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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광풍의 비극적 종말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발단이 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세계 굴지의 투자은행과 금융기관들이 파산하거나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에 놓이고 전 세계 금융시장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요동치고 있다. 도덕성을 상실한 약탈적 대부로 평가받고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를 지켜보면서 광기에 가까운 인간의 탐욕과 투기는 결국 참담한 결말을 가져올 뿐이라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에드워드 챈슬러가 저술한 『금융 투기의 역사』는 기원전 2세기 로마시대부터 시작된 투기적 광기가 얼마나 허망하고 위험천만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인류 역사를 보면 사람들은 부유해질수록 풍요와 오만에 젖어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더 큰 부를 안겨줄 대상을 찾는다. 17세기 당시 유럽국가 가운데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았던 네덜란드인들이 찾은 투기 대상은 바로 튤립이었다. 1624년 최상품인 황제 튤립은 당시 암스테르담 시내의 집 한 채와 맞먹는 1,200 플로린에 거래되었다. 꽃이 만개할 때까지 무늬와 색깔을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는 튤립의 특성이 투기의 우연성을 극대화해주었다. 네덜란드에서 튤립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프랑스인들도 한몫 챙기기 위해 1634년 파리 근교와 프랑스 북부지역에 튤립시장을 열었다. 튤립 투기가 국제화된 것이다. 1636년부터 1637년 겨울에는 튤립 뿌리들이 아늑한 땅 속에 묻혀 있어 ‘바람거래’로 불린 튤립 선물거래가 나타났다. 파는 사람은 미래의 일정시점에 정해진 종류의 튤립 뿌리를 전달하기로 약속하고, 사는 사람은 받을 권리를 갖는 것이다. 대부분의 거래는 어음결제로 이루어졌고, 이 어음의 만기는 대부분 튤립 뿌리를 캐는 다음해 봄이었다. 그러나 투기 열풍이 끝나갈 무렵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튤립 뿌리는 돌고 돌아 실체가 없는 거래가 되어버렸다. 거짓풍요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었다. 1637년 초, 가격의 붕괴는 느닷없이 시작되었다. 몇몇 사람들이 다른 형태의 자산을 갖기 위해 튤립을 팔려고 했다. 그러나 사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위기를 느낀 사람들이 너나없이 튤립을 시장에 내놓았다. 팔려는 사람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자 가격은 갑자기 주저앉았다. 매매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부도가 줄지어 발생했다. 그제야 사람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것이 진정한 자산이 아니라 튤립 뿌리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다.

1700년대 초 영국에서 일어났던 남해회사 사건, 1845년 미국에서 일어났던 철도 버블 그리고 1929년의 대공황을 초래한 ‘묻지마 투자’ 등 자본주의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예외 없이 투기 광풍이 불었고 그 결말은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삶으로 이어졌다. 탐욕에 사로잡혀 허황된 꿈을 꾸고 결국은 시한폭탄처럼 언젠가는 터질 것을 알면서도 자신만 막차를 타지 않으면 된다며 아슬아슬한 폭탄게임을 벌이는 무모함과 비도덕적인 사고의 결말은 언제나 비극으로 끝났다.

2007년 돌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역시 인간의 탐욕과 투기 광풍으로 인해 비즈니스에 있어서 마땅히 가져야 할 도덕성을 상실한 결과이다. ‘증권화’라는 금융 기술을 통해 은행은 대출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증권화하여 팔 수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대출 대상자의 상환 여력을 꼼꼼히 조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태도를 취하게 되었다. 이처럼 수익과 리스크가 분리되자 은행은 상환 여력에 상관없이 주택 담보 대출을 늘리는 데 열을 올렸다. 여기에는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채무자가 원리금을 모두 상환한다는 가정이 내포되어 있었다.

필자도 한 때 국제금융 분야에서 일한 적이 있다. 당시 많은 투자은행 종사자들이 국제금리가 상승할 경우, 유가가 오를 경우 등 수많은 가정을 토대로 다양한 파생상품들을 소개하곤 했다. 물론 이러한 파생상품들은 위험 회피를 위한 유용한 헤지 수단이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러나 여기에 내재되어 있는 가정은 현실적인 것이어야 하며 그 가정 또는 위험이 현실화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주체가 떠안는다는 것이 파생상품 본래의 취지이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한다’, ‘특정 기업이 망하지 않는다’는 등의 가정은 튤립 가격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거나 폭탄이 터지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현실적인 가정들이었고 사이비 다단계 판매처럼 태동할 때부터 비참한 결말을 잉태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주축이 되어 탄생시킨 CDO(부채담보부증권), CDS(신용디폴트스왑) 파생상품들은 그들이 세운 가정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고 어느 시점에는 자신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위험한 게임을 멈출 수 없었다. 탐욕에 사로잡힌 그들의 도덕성은 이미 마비되었고 실적을 만들어내야만 했다. 그리고 모든 투기적 광풍이 그렇듯이 투기의 오르막 끝에 이르면 합류하지 않은 사람은 낙오자가 될 것 같은 불안감에 빠지고 그래서 마지막 바보까지 모두 올라타면 거품은 터지고 마침내 심판의 날이 도래한다.

탐욕에 휩싸인 투기 광풍은 인류 역사상 끝없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가 이미 있었던 튤립 투기나 남해회사 사건 등을 통해 이러한 탐욕의 끝은 참담한 결말뿐임을 배웠더라면 지금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사전에 예방하거나 적어도 그 파장이 확산되기 전에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역사로부터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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