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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생은 갈망으로 불이 붙는다
최근에 가깝게 지내는 젊은 부부와 저녁식사를 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결혼한 지 채 2년이 되지 않았고 첫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남편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종사했고, 아내는 교편을 잡고 있었다. 신혼의 강렬한 열정은 사그라졌을지 몰라도,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둘의 관계는 모든 면에서 훌륭했다. 현실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두 사람은 행복에 가득 차 인생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개인적으로도 부부로서도 두 사람은 불안과 좌절을 느끼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그 이유를 딱 꼬집어 말하지 못했다. 둘은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우리가 불행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저 우리 인생이 너무 작다는 거죠. 지금 하는 일보다 더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을 해서 이 지구에 흔적을 남기고 싶습니다. 인생은 훨씬 더 큰데, 우리는 너무 하찮은 존재로 느껴집니다! 아마 아이를 낳으면 세상이 달라질지도 모르죠. 이 세상에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은 최소한 우리가 한 일 중에 영원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일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마음대로 떠나거나 변화를 추구할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매이게 되니, 어쩌면 더 불안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칼 라너의 말이 떠올랐다.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가져봐야 소용없다는 현실에 괴로워하면서, 여기 이생에서는 모든 것이 미완성 교향곡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하면 불안감이 우리 인생에서 암과 같은 존재가 되도록 방치하게 된다. 우리가 괴로운 까닭은 성욕이 지나치거나, 신경증이 심각하거나, 과욕 때문에 이생에 만족할 줄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간이 태생적으로 이 세상을 살기에 너무 고차원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우리는 한정된 공간을 살아가는 무한한 영혼이요, 모든 사물과 인간과 우주와 연합을 이루도록 지어진 존재이다. 그러니 우리가 불만족과 백일몽, 외로움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우주의 모든 생명이 다 마찬가지이다. 불안한 갈망은 우리 마음과 영혼뿐 아니라 온 우주와 DNA를 뒤덮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것은 우리 안에서 신음하며 기도하시는 ‘하나님의 영’이다. “우리가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르지만 성령께서 친히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주신다”는 성경말씀과도 이어진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모든 갈망은 성령의 열매를 맺기 위한 몸부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생명과 에로스, 그리고 에너지는 성령의 열매인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양선, 신실, 충성, 온유, 순결로 이루어진 연합을 갈망한다. 아스팔트마저 뚫고 나오는 새싹이든, 정신없이 젖을 빨아 먹는 갓난아이든 무릎을 꿇고 애통하는 어른에게든, 갈망이란 그런 것이다.

구약성경에 보면 충격적이면서도 아주 매력적인 이야기가 등장한다. 사사였던 입다가 전쟁에 나갔는데 상황이 매우 불리해지자 다급해진 그는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전쟁에서 승리하게 해주시면 집에 돌아올 때 가장 먼저 맞아주는 사람을 희생제물로 바치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승리를 거두고 집으로 돌아온 그를 처음으로 맞아준 사람은 그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외동딸이다. 망연자실해 하는 그에게 딸은 하나님께 한번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면서, 그런데 죽기 전에 황야에 가서 자신이 인생을 꽃피우지 못한 채 처녀로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애도할 시간을 갖도록 허락해 달라고 한다. 딸은 아버지에게 두 달을 요구하고 친구들과 함께 황야에 가서 채 완성치 못한 인생을 애곡한다. 그리고 두 달 후에 돌아온 딸은 기꺼이 희생 제물이 된다.(사사기 11장)

결국 모든 인간은 입다의 딸처럼 죽는다. 처녀로, 미완의 인생으로, 가장 깊이 간직한 꿈과 갈망을 만족시키지 못한 채, 친밀감을 갈구하면서 삶을 마감한다. 교향곡을 미처 완성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처녀성을 애통해하면서 이 땅을 떠난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애도해야 마땅하다. 어떤 형태가 되었건 각 사람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황야로 가서 자신의 처녀성을 애통해야 한다. 너무 집착하고 분노하며 가슴 아파하고 본인의 좌절감을 다른 사람과 인생 탓으로 돌리고만 산다면 그런 애도는 불가능하다. 어쩌면 적절한 애도를 하지 못해서 집착과 분노와 실망이 가득한 인생을 사는지도 모른다. 이때의 불완전함은 우울증과 마음속 쓴 뿌리로 변해 우리를 따라다니면서 삶의 기쁨을 모조리 앗아간다.

우리의 부모 세대는 이런 사실을 더 쉽게 받아들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분들은 날마다 이런 기도를 통해 자신들의 처녀성을 애통해했다. “이 눈물의 계곡에서 우리의 한숨과 슬픔을 당신께 올려드립니다.” 이것이 병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이 ‘눈물’을 빠뜨린다면 우리 영성은 균형을 잃게 될 것이며, 실제 삶을 다루는 데 부적합해질 것이다.

앞서 말한 젊은 부부에게 내가 조언해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내가 그들에게서 감지한 불안감은 사실 내가 일상에서 겪는 불안감이기도 했다. 여러 가지 성취를 이루며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내 인생은 공허하다. 성 어거스틴이 드린 유명한 기도처럼 나도 매 순간 이런 기도를 드릴 수밖에 없다. “주여, 우리 마음이 당신에게서 안식을 찾기 전에는 편히 쉴 수가 없나이다.”

- 『일상에 깃든 하나님의 손길』 중에서
(로널드 롤하이저 지음 / 포이에마 / 336쪽 / 12,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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