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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빛이 되어라
1946년 9월 10일 화요일, 서른여섯 살의 마더 데레사는 기차를 타고 콜카타에서 북쪽 히말라야 산기슭 다르질링으로 가던 중, 일생일대의 중대하고도 신비한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갖는다. 그리고 그 날부터 내면의 말씀을 듣기 시작했고 이것은 이듬해 중반까지 계속되었다. 처음부터 그녀는 자신에게 말을 거는 분이 예수님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목소리’라고 표현했다. 그 목소리는 계속 요청했다. “와라, 와라. 나를 가난한 이들의 누추한 집으로 이끌어다오. 와서 나의 빛이 되어라.” 예수님의 부르심에는 믿음이 가득했고, 예수님은 마더 데레사의 대답에 의지하고 계셨다.

마더 데레사는 나중에 ‘계시의 날’로 기념하게 된 이 날을 사랑의 선교회가 시작된 진정한 날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사랑의 선교회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이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예수님의 목마름을 채워 드리는 것이다!” 사랑과 영혼에 대한 예수님의 목마름이라는 심오한 신비는 다르질링으로 향하던 마더 데레사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이후로 마더 데레사는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빛을 전했을 뿐 아니라 그 한 사람 한 사람 안에서 그리스도를 만났다. 예수님은 가난한 이들, 고통 받는 모든 이들과 하나가 되기를 택하셨고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자신의 선택을 분명히 밝히셨다. 마더 데레사는 예수님이 고통 받는 이들과 하나라는 말의 깊은 의미를 파악했고, 그리스도의 고통과 가난한 이들의 고통이 신비롭게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했다. 그녀는 겸손하게 섬기며 ‘영혼을 하느님에게로, 또 하느님을 영혼에게로 이끌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역설적이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 바로 그녀 자신은 ‘끔찍한 어둠’ 속에서 사는 것이었다. 마더 데레사는 어느 영적 지도자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49년이나 50년경 이후로 끔찍한 상실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둠과 외로움, 주님을 향한 끊임없는 갈망이 마음 깊은 곳에서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어둠이 너무나 깊어서 제 마음으로도, 이성으로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제 영혼 안 주님이 계셔야 할 자리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제 안에는 주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갈망의 고통이 너무 커질 때마다 저는 단지 주님을 바라고 또 바랍니다. 하지만 주님은 저를 원치 않으시나 봅니다. 때로는 제 마음이 ‘저의 주님’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지만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그 어둠은 어느 날 갑자기 다가왔다. 마더 데레사는 이미 하느님과 강한 일치를 경험했던 터라 이러한 변화는 당황스러울 뿐 아니라 괴롭고 두려웠다. “내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걸까?” 마더 데레사는 그토록 생생하게 느껴지던 하느님의 존재가 사라진 이유를 찾으려고 애쓰다가 처음에는 자신의 죄와 나약함이 그 이유라고 결론짓고 어둠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정화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더 데레사는 영적 지도자들의 도움으로 고통스러운 내적 경험이 사명을 따라 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임을 점차적으로 깨달았다. 그것은 골고다의 십자가에 매달리신 그리스도의 고난, 특히 모든 인간의 구원과 사랑에 대한 예수님의 갈망, 그 목마름을 나누는 것이었다. 결국 그녀는 이 고통이 자기 영혼에 새겨진 그리스도의 고난임을 알게 되었다. 골고다의 신비, 즉 예수님의 골고다와 가난한 이들의 골고다를 직접 경험했던 것이다.

이러한 내적 경험은 마더 데레사의 소명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이자 하느님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었다. 그녀는 단순히 인간 사회에서 짓밟히고 내버려진 이들을 돌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물질적 고통과 영적 고통, 즉 ‘아무도 원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돌보지 않으며’ 아무도 없는 이들의 상태를 자신의 것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했다. 강렬한 영적 고난이 오랫동안 계속되자 마더 데레사는 절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생애를 통해 믿기 힘들 정도의 기쁨과 사랑을 보여주었다. 순수한 신앙 위에 자신의 삶이라는 큰 전당을 세운 그녀는 희망의 진정한 증인이요 사랑과 기쁨의 사도였다. 세상을 떠나기 전, 마더 데레사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만일 제가 성녀가 된다면 분명 ‘어둠’의 성녀일 것입니다. 언제나 어둠에 빛을 밝히러 세상에 내려가 있을 테니 천국에는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왜 ‘목마르다’고 말씀하실까요? 그게 무슨 뜻일까요? 말로 설명하기는 너무나 힘듭니다. ‘목마르다’는 말씀은 단순히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말씀보다 훨씬 심오합니다. 예수님이 여러분을 목말라 하신다는 사실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깨달아야만 예수님께서 여러분에게 어떤 사람이 되기 원하시는지, 그리고 여러분이 예수님을 위해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지 알 수 있습니다.”


- 『나의 빛이 되어라』 중에서
(브라이언 콜로디척 엮음 / 오래된미래 / 620쪽 / 1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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