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경제포털
뉴스  ·  증권  ·  부동산  ·  금융  ·  자동차  ·  창업  ·  교육  ·  세무  ·  헬스  ·  BOOK  ·  블로그   
등록예정 2023년 3월 등록예정 도서요약
북다이제스트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회원가입
INFO BOOK
삶이 우리에게 주는 좋고 나쁜 모든 것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이 실제로 다가오는 것을 고스란히 지켜보는 게, 즉 천천히 ‘느린 동작’으로 죽는 게 어떤 기분인지 정말로 알고 싶어 한다. 솔직히 나도 정말 화가 난다. 내가 어떤 일에도 괴로워하지 않는다는 아내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정말 많이 괴롭다. 용맹한 군인이었던 내가 마흔에 말기 암으로 기진맥진한 채 누워 있어야 하다니 정말이지, 몹시 괴롭다. 그러나 “그래서 뭐(So what)?” 화가 날 때나 괴로울 때마다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어른이 된 후로 이 질문에 대해 내가 찾은 답은 ‘평온을 구하는 기도’ 속의 한 대목이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게 해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게 해주시며, 둘 사이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찾게 하소서.” 그런데 지금 가능하다면 여기에 다음 구절을 덧붙이고 싶다. “그리고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다시 바꿔 보려는 노력을 하게 하소서.”

이따금 두려움도 겪지만 내게 다가올 일들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내 신앙은 내가 어디로 갈 것인지를 알려준다. 떠나고 싶지는 않지만 삶 저 너머 무엇이 있을지 볼 수 있게 되어 몹시 흥분되기도 한다. 죽음도 삶의 한 부분이므로 내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상할 정도로 평화롭고 편안한 결심이 선다. 단 하나, 가족을 궁지에 내버려두고 가는 것이 무척 두려울 뿐이다. 그래서 나는 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가족 안에서 지휘권을 행사하고 변명과 핑계는 잘 참아주지 않는다.

어느 날 나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사회복지사 짐에게서 이메일을 받았다. 조슈아와 노아가 다른 어려운 학생을 도울 수 있게 허락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짐은 이메일에 이렇게 썼다. “귀댁 자녀에게서 꽤 놀라운 점을 목격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많이 변했죠. 둘 다 나이에 비해 의사소통 능력과 역할배정 능력, 전략을 짜는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납니다.”

짐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한 지 20년이나 되었고 경력의 절반을 문제 청소년과 결손가정을 돕는 데 보낸 사람이었다. 그 학교에는 군인인 아버지가 거의 2년간 해외 파견근무로 집을 비웠던 3학년 아이가 있다고 했다. 그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자해를 하며 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 좌절감, 학업 집중력 저하 등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아이를 도와줄 방법을 고민하던 중 여러 선생님들과 전문가들이 우리 아이 둘을 멘토로 추천했다고 했다.

나로선 고민이 되었다. 조슈아와 노아는 이미 아빠와 조부모가 암과 싸우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직업상 다른 사람을 돕는 게 개인적인 한계나 부담감을 얼마나 크게 줄여주는지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결국 짐의 제안에 동의했다. 아이들은 마냥 행복해하며 매주 그 소년을 만났다. 얼마가 지나서 짐은 내게 이런 편지를 써서 보냈다.

“아이들은 정말로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놀랍게도 내성적인 조슈아가 말을 가장 많이 하고 그 아이를 달래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모범을 보였습니다. 온정적인 질문을 던졌고 자기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노아도 잘했지만, 그 아이의 노력은 평소 거리낌 없이 솔직한 성격 때문에 충분히 예상한 일이었으니까요. 아이들은 함께하면서 모두 서로를 치유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학년 말이 다가오자 그 학생은 점차 안정을 찾아갔고, 누가 자기 말을 들어주고 확신해주기를 바랄 때면 저보다 오히려 조슈아와 노아를 더 많이 찾았습니다.”

짐은 조슈아와 노아를 만날 때마다 남다른 두 가지의 속성을 목격할 수 있었고, 그 두 가지는 우리 가정에서 배웠을 것으로 믿는다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그것은 어디에서 출발해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싶어 하는지 아는 것, 그리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 아들들은 다른 아이들이 할아버지를 잃는 나이에 아버지를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아내가 느낄 고통과 상실감을, 혹은 역경으로 단련된 사랑의 힘을 어떤 말로 묘사할 수 있을까? 여보, 당신이 미칠 듯한 슬픔과 두려움을 혼자서 짊어지고 살아갈 거라고 생각하면 순식간에 눈물이 흐르곤 한다오.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버지를, 가장 친한 친구이자 소울메이트라고 부르는 남자를 잃는다는 게 왜 절망스럽지 않겠소.

그렇다, 삶은 불공평하다. 그러나 삶이 우리에게 빚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우리가 삶에 모든 걸 빚졌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삶에는 좋거나 나쁜 모든 것을 경험할 가능성이 완전하게 열려 있다.

아들들아, 너희와 함께 낚시를 하거나 차를 몰고 멀리 여행을 하면서 묵은 대화를 나눌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 하지만, 아빠가 떠나야만 하는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이별 생각 따위는 잠시 접어두고 우리가 어떤 기쁨을 누릴 수 있는지 한번 보자꾸나.

- 『힘들 때 꺼내 보는 아버지의 편지』 중에서
(마크 웨버 지음 / 김영사 / 14,800원 / 328쪽)
번호 | 제목 | 날짜
434 나 때문에 아파하는 당신에게 2015년 07월 31일
433 참 자아를 찾아서 2015년 06월 29일
432 당신은 사랑받는 사람입니다! 2015년 06월 02일
431 기도하는 존재 2015년 04월 30일
430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믿음의 인내 2015년 03월 30일
429 지금 살아 있음이 행복입니다 2015년 03월 02일
428 파이 이야기 2015년 02월 02일
427 삶이 우리에게 주는 좋고 나쁜 모든 것 2014년 12월 31일
426 어떤 눈물? 고통 아니면 기쁨 2014년 12월 01일
425 오늘 더 행복해 2014년 10월 31일
단체회원가입안내
독서퀴즈이벤트
나도작가 신청안내
무료체험
1분독서영상
한국독서능력검정 신청
모바일 북다이제스트 이용안내

인재채용 | 광고안내 | 구독신청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서비스문의 이용문의:mkmaster@mk.co.kr
회원문의:usrmaster@mk.co.kr
매경닷컴은 회원의 허락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공개, 유출을 하지 않으며 회원정보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