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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사람은, 어머니’
(홍은희 지음 / 예담 / 277쪽 / 11,000원)

조수미가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 후에도 어머니의 원격 교육은 계속되었다. 조수미가 일본인 유학생 가쓰에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일 때 어머니가 수미에게 보인 태도는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가쓰에는 이탈리아어에 능통해 학업 성적도 좋고, 모르는 노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고왔다. 이탈리아어가 부족해 수업에 허덕이는 수미의 눈에 가쓰에는 모든 것이 술술 풀리는 듯 보였다. 열정적이고 지기 싫어하는 수미로서는 가쓰에와 친하기는 했지만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

“엄마, 가쓰에가 노래 부르는 것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가슴에서 뜨거운 불덩이가 치솟아요.”

딸의 편지를 받은 어머니는 당장 답장을 썼다.

#. 사랑하는 수미에게.

교수님의 지도는 잘 받고 있겠지? 노래하기만도 시간이 모자랄 텐데 음악사에서 세계사까지 공부하려니 너무 바쁘겠구나. 하지만 엄마는 네가 그런 공부까지 한다는 말에 몹시 기뻤다. 인간들의 삶의 기록이 바로 역사니까. 어떤 분야든 역사에 족적을 남긴 위대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깊이를 지니고 있어. 자신의 체험과 책에서 얻은 지식이 함께 어우러져 한 인간을 재정립하는 것이지. 인격을 도야하고 내면의 깊이를 더해가는 것은 언제 어떤 사람에게나 가장 중요한 일일 거야. 예술가들도 마찬가지지. 엄마는 우리 수미가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었을 때 노래뿐만 아니라, 인격적인 면에서도 모든 이를 감복시키는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그렇지만 아직 이탈리아어가 서툴러서 공부를 따라가려면 몹시 힘들겠구나. 지기 싫어하는 네 성격을 알기 때문에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좋지만, 최우수 성적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을 괴롭히거나 못마땅해 해서는 안 된다.

오늘 네게 마리아 칼라스 얘기를 해주고 싶구나. 마리아 칼라스와 레나타 테발디의 그 유명한 라이벌 관계는 수미 너도 잘 알고 있지? 두 사람은 한때 소프라노의 양대 산맥이었잖니. 그러나 칼라스는 테발디에 비해 질투가 많았어. 풍부한 성량으로 드라마틱에서 콜로라투라까지 넘나들던 칼라스는 당시 천사의 목소리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아름다운 리릭 소프라노였던 테발디에게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를 취했다고 하지. 사람들은 칼라스의 노래에 환호했지만, 테발디에게는 인간적인 경의를 표했지. 어떤 게 바람직할까? 너는 누구를 닮고 싶지?

노래란 아름다운 것 아니니? 상처받은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쓰다듬는 게 바로 노랜데, 노래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미움과 질투가 가득하다면 그 노래는 결국 거짓일 거야. 엄마는 수미 네가 항상 아름다운 마음으로 노래하길 바란다. 어떤 사람이든 그의 상처를 이해하고 받아주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가수라면 세계 정상이 아니어도 좋다고 말이야.

가쓰에가 이탈리아어를 잘하는 것을 보면 어학에 재능이 있는 것 같구나. 물론 음악사 성적도 좋겠지. 하지만 그것을 너무 샘내지 마라. 샘이 지나치면 질투가 되거든. 가쓰에에게 좋은 점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라. 로마 생활에 익숙지 않은 너에게 차도 태워주고, 여러 모로 친절하게 대해주던 것을 엄마는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단다. 너도 가쓰에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라이벌은 긍정적으로 활용하면 자기 발전에 가장 좋은 존재가 된다는 것을 너도 알고 있겠지?

잘 자라.

엄마가.


이러한 어머니의 노력은 조수미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사람은 어머니’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 세계 오페라계의 정상급 프리마돈나로 세계를 무대 삼아 공연을 하다 보니 1년에도 수십 번씩 딸의 주소가 바뀌는데도 어머니는 지금껏 틈만 나면 한국 책을 소포로 보내고 있다. 조국을 떠나 있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말과 생각을 잊지 말라는 뜻에서다. 한국이 낳은 인물 가운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한둘이 아니건만, 국가적 관심사에 항상 기꺼이 달려와 응원가를 부르는 등 ‘조국을 사랑하는 프리마돈나’로 조수미가 단연 첫손가락에 꼽히는 것은 어머니의 이런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다.

- 『훌륭한 어머니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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