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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의 5가지 약속
내게 어머니의 존재는 특별했다. 비록 이 세상에서 함께한 시간은 짧았지만, 어머니는 부모자식 간의 정이 어떤 것인지 내게 확실하게 새겨 주고 가셨다. 나는 소년 시절에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사업 실패라는 두 가지 큰 충격을 맛보아야 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절망적인 두 가지 사건 앞에서 죽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어린 나이였음에도 처절한 절망 속에서 어떤 ‘공허’를 체험할 수 있었다.

소년기를 거쳐 청년기로 이어지는 나의 방황은 그 공허함으로부터 재출발하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 출발점을 결코 잊지 못한다. 그 후 절망에서 희망으로, 그 위험한 생의 계단을 달음박질하여 달려왔고, 현재는 일본 상장회사인 와타미후드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이쿠분칸 중고등학교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두 아들을 낳고 아버지가 되었을 때, 나는 어린 자식들에게 아버지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남자로서, 몸소 이야기하고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이 솟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에서 나는 매주 주말마다 두 시간씩 ‘아버지와 아들의 공부 모임’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마사나리가 여섯 살, 이제 곧 초등학교 1학년이 될 터였고 다케시는 네 살, 유치원에 다니고 있을 때였다. 나는 이 두 시간에 온 정력을 기울였으며, 이 절대적인 사명을 절대적인 각오로 임했다. 회사 경영이 순조로울 때도, 또는 자금 변통이 어려워 애간장이 다 녹아버릴 듯한 역경에 처했을 때도, 무아지경 가운데 ‘아버지와 아들의 공부 모임’을 개최하여 나를 바라보는 반짝이는 눈동자들을 마주했다.

공부 모임을 시작할 때 미리 정해 둔 기준이 있었는데, 그중의 한 가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5가지 약속’에서 정한 규칙을 어길 시 외에는 야단을 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 약속을 지키고 거짓말은 하지 마라.
2. 푸념, 험담을 하지 마라.
3. 웃는 얼굴로 활기차게 인사하라.
4. 다른 사람의 기쁨, 슬픔을 공유하라.
5. 옳다고 생각해서 결정한 일은 포기하지 말고 최후까지 완수하라.

공부 커리큘럼은 총 3부로 구성했다. 우선 제1부는 두 아이가 매일매일 쓴 일기를 토대로, 아이들이 일주일 동안 느낀 고민이나 기뻤던 일 등을 발표하게 했다. 그리고 이 내용을 가지고 우리 세 사람이 토론을 한다. 제2부는 독서 토론이다. 나와 아이들이 함께 선택한 과제 도서의 읽을 범위를 미리 정해서 일주일 동안 읽게 하고, 공부 모임 시간에 그 내용을 요약하여 감상을 발표시킨다. 그런 다음 내가 평가를 하면 나의 평가에 대해 아이들이 다시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형식이었다.

내가 이 시간에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뜻은 ‘강하고 부드럽고 정직한’ 인간이 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내가 인생을 살아온 가장 중요한 철학이면서, 동시에 ‘아버지와 아들의 5가지 약속’이기도 했다. 나는 이것을 아이들에게 이해시키려면 무엇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강하게’라는 의미에 대해서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서 결정한 일은 끝까지 완수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구체적으로는 전쟁을 예로 들었다.

“전쟁은 합법적으로 국가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치르는 행위다. 그래서 전쟁에 협력하지 않는 인간은 이상한 인간, 비애국적인 인간이라고 비난하지. 그러나 지금 다시 냉정하게 생각해 보려무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전쟁은 하지 않는 쪽이 좋지 않겠니? 모든 사람들이 ‘전쟁이다, 전쟁이다’라고 말할 때, 누구 한 사람쯤 전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강한 남자 아니겠니?”

아이들이 ‘그래, 맞아요!’ 하며 공감을 표시하면 이어서 나는 ‘부드러움’에 대해 설명한다. 그것은 ‘타인의 기쁨과 슬픔을 공유한다’는 의미이다.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친구한테 어떤 괴로운 일이 생겼다. 너는 친구가 느끼고 있는 마음의 고통이 느껴져서, 친구를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고 도와주려 할 거다. 그런 경우라면 너는 친구의 고통을 나눠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정직’을 가르치기 위해 우선 아주 하찮아 보이는 약속일지라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일주일 이내 책을 읽는다’거나 ‘일주일 이내 작문을 한다’는 약속은 철저히 지키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제3부는 학교 공부를 가르치는 시간이었다. 특히 국어와 산수는 모르는 것을 채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100%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당연히 어중간한 이해를 용납지 않는 감각을 익힌다. 공부 모임이 끝나면 우린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다 같이 목욕을 한다. 그런 날 밤 두 아이는 으레 나의 팔에서 잠을 잔다. 내가 이 모임을 매주 실천하는 기본적인 생각은 아주 단순하다. 이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 『아버지의 선물』 중에서
(와타나베 미키 지음 / 스타북스 / 287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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