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경제포털
뉴스  ·  증권  ·  부동산  ·  금융  ·  자동차  ·  창업  ·  교육  ·  세무  ·  헬스  ·  BOOK  ·  블로그   
등록예정 2024년 4월 등록예정 도서요약
북다이제스트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회원가입
INFO BOOK
남자 고르는 법에 대하여, 사랑에 빠진 L에게
그래, 사랑이 너를 괴롭히는구나. 모든 기쁨이 눈물이 되지만, 그조차 감미롭구나. 젊은 사랑은 ‘내려칠 장소를 찾는 벼락’ 같은 것이니, 너무도 성급하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뒤 또 그렇게 사라져간다. 순식간에 마음을 점령하고, 짧은 기쁨으로 가득한 밀월의 시기를 지나간다. 그리고 이내 깨닫게 되지. 사랑은 ‘한숨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연기’이며, 동시에 ‘너무도 거칠고 난폭하여 가시처럼 콕콕 찌르기도 하는’ 감정의 폭풍이라는 것을 말이다.

젊은이들은 사랑은 절대 ‘쿨’할 수 없건만, 종종 쿨한 사랑이 존재하는 줄 안다. 상처 없이 헤어지기를 바라는 사랑은 사랑조차 아니건만, 그들은 기쁨의 반대편에 서 있는 어두운 사랑의 반을 생각지 않으려 하지. 나이가 많은 부모들은 사랑조차 세상을 사는 지혜의 범위 속에 가두어두려고 한다. 어머니들은, 사람은 사랑으로만 살아지는 것이 아니므로 좋은 남자란 육체를 건사할 돈도 있고 세속적 능력도 있어야 한다고 늘 딸들에게 말한다. 대체로 아버지들은 딸의 사랑이 분별 있고 정숙하기를 바란다.

네게 여기까지 편지를 쓰다 말고, 나는 이쯤에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은 늘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 하는 잘못을 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오랜 선배로서 남자 고르는 법이나 몇 가지 들려주려고 한다. 사랑에 빠져들기 전에, 아직 정신이 온전할 때 참고해두면 좋겠다. 네가 일단 사랑에 빠지면 지혜는 멀리 사라져버려, 그때는 이미 어떤 조언도 필요 없을 테니 말이다.

남자를 고르는 첫 번째이며 절대적 기준은 ‘착한 놈이 좋은 놈’이라는 것이다. 약간 이상한 놈인데 착하다면 그것은 나쁘지 않다. 특별하다는 뜻이니까. 착하다는 것은 일종의 지능이다. 지능은 타고난 것이지. 그러니 그건 그냥 느껴지기도 하지만 검증이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착한 사람은 가시적으로 자기 성찰을 할 능력을 반드시 가지고 있다. 내면 탐험을 통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알아내고, 자신의 심리와 정서를 파악하며, 행동이 적절한지 묻는 능력이다. 공자 식으로 말하면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바로 군자”라는 말과 같다. 악은 바로 자기 성찰이 부족한 것에서 생겨난다. 그러니 착한 사람은 세상 물정에 어두워 세상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소견일 뿐이다. 착한 사람들이야말로 자기 식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것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남자를 고르는 두 번째 기준은 당연히 ‘가슴이 따뜻한 훈남’이다. 내가 보기에, 종종 멀쩡한 여자들도 어리석은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경향이 있다. 그건 아마 ‘나쁜 남자 증후군’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차가운 인간에게서 날카로운 지성의 힘을 느끼기도 하고, 폭력적인 남자에게 빠져들며, 이기적인 사내에게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악어를 타고 강을 건너는 사람처럼 위태롭고, 전갈을 등에 태운 개구리처럼 불운한 운명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

남자를 고르는 세 번째 기준은 자신의 재능으로 먹고살 수 있는 남자이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자기다울 때다. 잘 맞는 일에 몰입하고 있을 때 사람은 아름답다. 아직 젊기에 충분히 꽃피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알고 그 일로 성공하기 위해 잘 준비하는 남자라면, 그 분야가 무엇이든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다.

부디 남자를 잘 고르도록 해라. 마음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고, 너를 자신보다 아껴 사랑이 빛나게 하며, 스스로 가장 잘하는 것으로 유혹할 수 있는 남자는 사귀어 깊이 빠질 만하다. 그 외의 것들은 다 허상이다. 있으면 좋은 것들이나 그것에 기대지 마라. 기대는 순간 무너져 내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이 사랑이려면 둘이 잘 어울려야 한다. 그 사랑이 아름답다고 여겨지려면 같이 있을 때가 홀로 있을 때보다 더 고와야 한다.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된 듯 여겨질 때 그 사랑은 빛나는 것이다. 그러니 늘 생각해라. 홀로 있을 때는 작아 보이다가도, 그와 같이 있으면 그로 인해 내가 크게 돋보이고 그 또한 그러하다면, 그 사랑은 잘 어울려 행복한 사랑이다. 그럴 때는 그 사랑을 믿고 따르도록 해라.

서로 사랑하지 않고 아름다운 사랑이 될 수는 없다. 나도 인생의 중반을 지나며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사랑하는 능력이야말로 최고의 축복임을 알게 되었다. 너는 좋은 젊은이다. 그러니 걸맞은 사람을 만나면 그를 기쁘게 만들어라. 지극한 사랑이 아름다운 것이니, 봄이 꽃을 그리워하듯, 그리 살아라.

- 『마지막 편지』 중에서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180쪽 / 13,000원)
번호 | 제목 | 날짜
187 부부여, 상처가 아닌 사랑을 키워라! 2014년 07월 30일
186 무릎을 굽히면 사랑이 보인다 2014년 06월 30일
185 한 말씀만 하소서 - 박완서의 딸 호원숙 2014년 06월 02일
184 우리 집으로 올래? 2014년 04월 29일
183 동인재 이야기 2014년 03월 31일
182 존재의 가려움 2014년 02월 28일
181 어머니의 힘 2014년 02월 03일
180 내 인생의 가장 특별했던 순간 2014년 01월 03일
179 남자 고르는 법에 대하여, 사랑에 빠진 L에게 2013년 12월 09일
178 존경할 수 있는 사랑 2013년 11월 01일
단체회원가입안내
독서퀴즈이벤트
나도작가 신청안내
무료체험
1분독서영상
한국독서능력검정 신청
모바일 북다이제스트 이용안내

인재채용 | 광고안내 | 구독신청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서비스문의 이용문의:mkmaster@mk.co.kr
회원문의:usrmaster@mk.co.kr
매경닷컴은 회원의 허락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공개, 유출을 하지 않으며 회원정보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