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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은 어떻게 자동차 없는 천국을 만들었는가?
도시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여름 저녁, 코펜하겐의 거리를 걸어보라.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들은 광장 카페에 앉아있거나, 오래된 부두의 선창가에 다리를 걸친 채잡담을 나누며, 술을 마시거나, 책을 읽는다. 여름이면 이 도시는 흥미로운 축제의 장이 된다. 코펜하겐은 여름이 9개월이나 되는 도시다. 겨울철 낮과 밤의 가장 어두운 시기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대에 광장과 거리에서 카페를 운영한다.

코펜하겐은 기후를 관리하지 못했지만, 자동차를 관리하는 데는 성공했다. 선진국의 모든 도시는 교통 문제를 겪고 있으며, 각 도시마다 그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도 다르다. 그러나 코펜하겐은 특별하다. 시민들의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중세풍의 도심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버스를 타지 않고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으로 서서히 그리고 신중하게 바꾸었기 때문이다. 도심 통행자의 80퍼센트가 걸어다니고 14퍼센트는 자전거를 이용한다.

이런 변화를 통해 여러 가지 이익이 발생한다. 그중 하나는 경제적 이익이다. 도보는 사람들로 붐비는 도심 지역에서 가장 효율적인 이동 수단이다. 만약 자동차나 버스가 없다면, 수천 명의 사람이 좁은 거리를 맘껏 오갈 수 있다. 그러면 더 많은 사람이 상점과 술집을 지나가고, 더 많은 돈을 쓰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이익은 사회적인 것이다. 자동차 이용이 줄어들면서 도심을 이용하는 연령대가 매우 넓어졌다. 특히 아이와 노인들이 많아졌다. 거리가 여가 중심지로 바뀌면서 목적지로 가는 단순한 길목이 아니라 그 자체로 즐거운 장소가 되었다. 사람들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은 물론이다.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했을까? 무엇보다 비전이 필요했다. 비전을 제시한 사람은 덴마크 건축가이자 도시설계학 교수인 얀 겔이다. 그는 도심 속 삶의 질을 개선하는 운동의 세계적인 지도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비전에 따라 코펜하겐은 1962년 주요 쇼핑 거리인 스트뢰에를 보행자 도로로 지정한 이래 시 당국의 장기적이고, 시장 중심적이며,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추진되었다. 역대 코펜하겐 시 지도자들은 신중하고 단계적인 방법으로 거리와 빌딩을 점차 바꾸었다. 그리고 한 세대가 지나자 도시가 완전히 변모했다.

거리가 자동차 아닌 사람에게 돌아오자 도시의 모든 활동이 급격히 살아났다. 카페와 레스토랑이 개업을 하고, 소규모 전문점들이 골동품과 수공예품을 팔기 시작했다. 거리는 카페 좌석으로 채워졌고 보행자 공간은 점차 확대되었다. 자동차가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2킬로미터에 달하는 스트뢰에 거리는 전체 보행 공간 네트워크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 시작했고, 이내 10만 제곱미터 이상이 보행자들의 공간이 되었다. 그렇게 되자 쇼핑객이 증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거리의 악사를 구경하거나, 벤치에 앉아 쉬거나, 그냥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이 여가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물론 거리에서 차를 없애는 것만으로 도시 환경이 더 안전하고 즐거워지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수많은 보행자 전용 도로가 도시의 쓰레기장이나 일몰 후 방치 지역 또는 낙서 공간으로 바뀌었다. 상점이 문을 닫은 것은 물론이다. 자동차를 제거하는 것은 때로 경제 활동을 없애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코펜하겐은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쳤다.

첫째, 교통량이 단지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옮겨가는 것이 되지 않도록 세부적인 계획에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40년 넘게 이 프로젝트를 아주 천천히 수행했다는 것은 매번 새로운 단계가 이전 단계의 교훈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때문에 큰 실수를 피할 수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둘째, 도로 시설물과 도로 포장을 개선했다. 공식적인 (가령, 공원 벤치) 또는 비공식적인 (높게 세운 연석, 계단, 분수대 가장자리 등) 좌석을 더 많이 설치했다. 포장은 대단히 중요하다. 대리석으로 포장한 광장은 다양한 활동을 끌어들이지만 아스팔트는 그렇지 못하다. 셋째, 거리에 접한 건물의 외관에 주목하고, 소유주와 세입자가 건물 외관을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보이도록 하게끔 권장했다. 예를 들어, 상점을 밝고 투명하게 만들면 저녁때 구경하는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다. 반대로 셔터를 내린 상점은 위협적이다. 출입구와 계단이 있는 거리는 딱딱한 유리나 콘크리트 벽으로 된 거리보다 걷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긴다. 마지막으로, 도심 통행 수단으로 자전거 사용을 권장하고, 아울러 자전거 전용 도로와 특별 자전거 대여 제도를 시행했다. 그 결과 자전거 이용률이 늘어나고 자동차 이용률은 감소했다.

어떤 도시도 완벽하지 않다. 코펜하겐에도 여러 가지 사회적·경제적 문제들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도심을 문화적·사회적 핵심 공간 그리고 경제 활동 공간으로 간주함으로써 코펜하겐이 지구상의 어떤 도시보다 교통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는 것이다. 코펜하겐에서 가장 나쁜 지역은 1960년대에 계획된 구역과 거리다. 그 이후부터 코펜하겐은 이론적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시장 기능을 도입했다. 그 결과 코펜하겐의 도심은 일몰 후 쓰레기장으로 바뀌는 보행자 구역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약 7천명의 시민이 동시에 즐기는 안식처가 되었다. 지역 주민들 또한 이 정책을 환영했다. 도시의 수많은 가정이 불빛을 비추는 거리 덕분에 분위기가 한층 따듯해지고 안전해졌다고 한다.

코펜하겐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아마도 다양한 기능이 잘 어우러질 때 도심도 가장 효과적으로 변한다는 점일 것이다. 도심은 오랫동안 상업, 여가, 오락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이런 도심이 또한 주거중심지가 된다면, 특히 젊은 세대들이 산다면 더 좋을 것이다.

- 『위닝』 중에서
(해미시 맥레이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431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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