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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즉불통, 불통즉통 通卽不痛, 不通卽痛
2011년 3월 11일 일본 혼슈 센다이시 동쪽 179km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이 일어났다. 지진과 해일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휩쓸었다. 사람들은 불안해했다. 지진과 해일이 발생한 당일 정부는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공식발표로 주민들의 동요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우려는 곧 현실로 나타났다.

지진발생 두 시간 만에 1, 2호기에 핵비상사태가 선언되었지만, 발표는 다음 날 나왔다.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현 제1원전과 제2원전 모두 지진과 해일로 냉각기능이 고장 나서 원자로 격납용기 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랐기 때문에 압력을 낮추기 위해 방사능이 포함된 증기를 배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1원전 부근 주민의 대피명령은 반경 3km에서 10km로 확대되었고, 제2원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원전사고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12일 오후에는 제1원전 1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때도 도쿄전력은 “유출된 방사능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마침내 14일 3호기 외벽이 폭발했고, 그제야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인체에 위험한 수준의 방사능유출 가능성”을 인정했다. 간 나오토 총리가 도쿄전력을 방문해 통합대책본부를 세운 것은 15일 지진이 발생한 지 4일 만이었다. 엄청난 재앙 앞에서 사태를 수습해야 할 도쿄전력과 일본정부의 태도는 참으로 안이했다. 국민들은 정부 관료들을 비롯해 관계자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태도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2012년 5월 말,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물질이 76만 테라베크렐 정도 방출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수치는 경제산업성 산하의 원자력안전보안원이 2월에 발표한 48만 테라베크렐의 1.6배에 달하고,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에 비해 168배나 큰 수치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이 축소발표를 한 셈이다.

자연재해를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받아들이고 수습하느냐에 따라 피해자들의 상처와 후유증은 달라진다. 일본의 경우 재해를 수습할 책임이 있고 피해자를 지원할 물자를 보유한 정부의 불통과 무성의, 무책임이 화를 더욱 키웠다. 재난발생 3개월 뒤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는 70%의 응답자가 총리 교체를 요구했다.

후나바시 요이치 전 《아사히신문》 주필은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지 않은 점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을 좀 더 믿어야 했어요. 국민들에게 실제 데이터를 전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전문적인 기술용어 등 비록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라 해도 공개를 하는 것이 공개하지 않는 것보다 바람직하죠. 인터넷에 공개하면 많은 전문가들이 그것을 분석하거나 풀어서 설명했을 테니까요. 그러면 당시에는 몰라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오히려 정부의 신뢰도가 높아졌을 것입니다.”

사고 후 원자력 발전을 자제해왔던 일본 정부는 여름철 전력수급을 이유로 2012년 7월 오이 원전 3호기와 4호기를 전면 가동시켰다. 그러자 일본 국민들은 즉각 반응했다. 원자력발전을 반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일어났고, 785만 명이 원자력발전에 반대하는 서명을 했다.

하지만 노다 총리는 원전 재가동 카드를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원전문제뿐 아니라 소비세인상도 국민들의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진했다. 노다 총리는 “국론이 둘로 쪼개지면 분노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게 나의 역할”이라며 불통의 리더십을 책임과 결단의 리더십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에서 ‘고집불통’의 강한 리더십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패전 후 피해를 복구하고 강한 일본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강한 리더가 필요했다. 경제가 호황이었던 1980년대는 명령과 위계질서에 기초한 일본식 리더의 전성기였다. 일본 국민들은 강한 리더에게 기꺼이 순종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일본은 저성장 속에서 장기불황에 빠져들었고, 초일류 일본 기업의 몰락과 함께 국가경쟁력 역시 급속도로 약화되었다.

지난 5년 동안 6번이나 바뀐 총리는 더 이상 일본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구시대 파벌정치를 버리지 못하고 단발적인 포퓰리즘에만 기댄 정책을 남발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도 실패했다. 결국 ‘후쿠시마 사태’는 이와 같은 총체적인 리더십의 부재가 초래한 재앙이었다.

‘통즉불통, 불통즉통’이라는 말이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나오는 말로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안 통하면 아프다”는 뜻이다.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소통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거나 엄청난 희생이 필요하지 않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흑인 교수, 백인 경찰과 함께 백악관에서 맥주를 마신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버드의 흑인 교수인 루이스 게이츠는 열쇠를 잃어버려 자기 집 문을 강제로 열고 있었고, 이를 수상히 여긴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경찰 제임스 크롤리 경사는 게이츠 교수를 체포했다. 그저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게이츠 교수와 크롤리 경사 간의 논쟁은 오바마 대통령이 크롤리의 행동을 ‘어리석은 행동’이라 표현하면서 인종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였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사태를 키운 책임이 자신에게도 있다며 사과했고, 이에 크롤리 경사는 맥주회동을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세 사람은 백악관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오해를 풀었다.

소통에 필요한 것은 예산과 정책이 아니라 진심과 용기다. 통하면 살고 막히면 죽는다!

- 『행복의 리더십』 중에서
(이재혁, KBS스페셜 제작팀 지음 / RHK / 352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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