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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의 즉흥적 역량
정주영은 1983년 현대전자를 설립한 직후 GE(General Electric Company)와 합작투자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미국으로 GE의 회장인 잭 웰치를 찾아갔다. 당시 잭 웰치는 GE의 최연소 회장에 취임해 한창 성가를 높이고 있을 때였다.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잭 웰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
“GE는 기술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는 무엇이 있나요?”
정주영이 대답했다.
“우린 노동력이 있지요.”
그러자 웰치는 빙긋이 웃으며 응수했다.
“값싼 노동력은 중국에도 널려 있습니다.”
정주영은 특유의 입심으로 현대의 장점을 늘어놓았으나 잭 웰치는 “GE가 현대와 합작법인을 세워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퇴짜를 놓았다. 정주영은 화를 참지 못하고 우리말로 욕을 내뱉고는 자리를 박차고 방을 나왔다. 잭 웰치는 통역에게 정주영이 내뱉고 나간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그것이 욕설이라는 것을 알고 황당한 표정이 되었다. 그래도 사람을 볼 줄 알았던 잭 웰치는 정주영을 다시 불러들여 차분하게 말했다.
“현대 측의 사업계획서는 빈틈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사업계획서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죠. 현대 측이 건설이나 중장비는 전문일지 모르겠지만, 전자는 생초보지요. 그렇지 않나요?”
그러자 정주영이 빙긋이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자동차도 몰랐고, 배도 몰랐지만 지금 우리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의 조선소가 되어 있고 앞으로 자동차는 아메리카 대륙을 뒤덮을 것이오. 마찬가지로 전자도 당신들만큼 잘할 것이오.”
그러나 잭 웰치의 표정에는 별로 변화가 없었다. 그때 정주영이 말머리를 돌렸다.
“내가 제안을 하나 하겠는데 들어주겠소?”
“뭡니까?”
“난 팔씨름을 잘합니다. 당신 회사가 우리 회사보다 클지 모르지만 나는 팔씨름을 해서 당신을 이길 수 있소. 만약 당신이 진다면 우리를 파트너로 받아주면 좋겠소.”
순간, 잭 웰치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그의 얼굴에는 승부욕이 넘쳐나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팔씨름을 잘하나요? 한번 겨루어볼까요?”
잭 웰치는 대학 때 골프를 친 최고의 운동선수 출신이자 스포츠맨이었다. 그러나 정주영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붙였다. 정주영은 1915년생이고 잭 웰치는 1935년생으로 두 사람은 20살이나 차이가 나는 바람에 아버지와 아들의 게임인 셈이었다.
그러나 게임은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아버지뻘 되는 정주영이 팔목에 힘을 주고 꺾어 들어가자 잭 웰치는 곧 맥없이 무너졌다. 모두 어안이 벙벙해 있는 사이 정주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우리 조인트 벤처 하는 거다!”
정주영의 기발한 승부수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 후 잭 웰치가 현대의 대단한 조력자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GE 측에서는 난리가 났다. ‘합리적인 문화가 팽배한 미국, 거기서도 세계 일류를 뽐내는 GE가, 회장이 팔씨름에서 졌다고 한낱 변방에 지나지 않는 한국의 기업과 합작을 하다니!’
하지만 잭 웰치 또한 인물이었다. 그는 모든 반대를 물리치고 현대전자를 지원했고 현대전자는 단기간에 세계 2위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 정주영의 빨간 골프공
정주영은 잠잘 때만 빼놓고 거의 모든 시간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는 아주 작은 생각이 자신의 마음속에 씨앗으로 자리 잡으면,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끊임없이 그것을 가꾸고 키워서 커다란 일거리로 확대하는 것이 특기였다. 그는 단 한 개의 씨앗만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몇 개의 씨앗을 함께 품고 둥글리면서 키워가다가, 이들을 엮어 현실화시킨다. 예를 들면 미군 공사를 하면서 정부발주 공사를 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과 곧 해외시장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동시에 하는 그런 식이다. 또한 그는 생활 속에서도 사업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정주영의 수많은 일화 중에 빨간 골프공 일화를 살펴보자.
어느 겨울날, 정주영은 롯데그룹 회장 신격호와 골프를 치러 가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밤새 눈이 수북이 내렸다. 신격호는 눈이 와서 하얀 공이 어디에 떨어졌는지 찾기 어려워 골프를 치기는 틀렸다고 생각하고 두꺼운 방한복으로 중무장을 하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골프장에 도착해보니 정주영은 골프 치기에 편한 옷차림으로 신격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격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런 날씨에 공을 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정주영이 대답했다.
“간밤에 눈이 와서 그렇지 공을 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지요.”
정주영은 칠십을 넘긴 나이인데도 원기 넘치는 표정으로 웃으면서 빨간 골프공을 내보였다.
“눈 위에서도 잘 보이도록 빨간 골프공을 가져왔거든요.”
신격호는 골프를 시작한 지 40년이 넘었지만 생전 처음으로 눈밭에서, 빨간 공으로 골프를 치는 경험을 했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눈이 온 날 빨간 골프공을 만들어서 나온 그의 기발한 발상은 도무지 70대 노인의 머리에서 나온 것 같지 않을 정도다. 정주영은 이처럼 고정 관념을 깨는 창의력으로 새로운 사업을 일으켜나갔다.
학자들은 정주영의 독특한 비즈니스 방식을 즉흥적 역량(Improvisational Capability)이라고 칭한다. 즉흥적 역량은 예상치 못한 변화에 즉시 대응해 자원을 재배치하는 학습된 능력으로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 『정주영과 잭 웰치의 팔씨름』 중에서
(이채윤 지음 / 상상나무 / 320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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