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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개념을 파괴한 기업들
인큐텔을 세운 길먼 루이는 말했다. “좋은 기업가는 항상 주변을 둘러보면서 혹시 기존의 발상이 한물갔거나 쓸모가 없어졌거나 매력을 잃은 징후가 보이진 않나 확인합니다. 목덜미에서 솜털이 쭈뼛 서는 느낌 있잖아요. 그게 중요한 겁니다. 마케팅 팀을 보내서 정량적, 정성적 조사를 시키는 것에 그쳐서는 안 돼요. 왜냐하면 마케팅 팀에서 그런 결정적인 순간을 규명했을 때는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 후일 테니까요.”

로빈 체이스(위의 사진)도 1999년에 그렇게 찌릿한 순간이 있었다. 당시 그녀는 친구 안트제 대니얼슨으로부터 그녀가 독일에서 본 자동차 공유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휴대기기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의 자동차 소유 방식을 대체할 수단이 탄생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러라고 인터넷이 만들어진 거야. 내가 해야겠어!”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남편과 차 한 대를 나눠 쓰던 마흔두 살의 체이스는 장을 보러 가거나 아이들을 수영 강습에 태워다줄 때마다 이웃의 차를 빌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가용이 필요했지만 굳이 큰돈을 써가며 번거롭게 차를 한 대 더 굴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아이들이 같은 유치원에 다녔기 때문에 체이스와 대니얼슨은 자주 만나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생각을 나눴다. 지구화학 박사로 하버드 대학교에서 근무 중이었던 대니얼슨은 많은 사람이 자동차를 공유하면 직접 소유하거나 빌리는 것보다 환경을 보존하는 데 더 이로울 것이라 확신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은 체이스가 사업 계획 초안을 작성해서 당시 대학원장이던 글렌 어번에게 보여줬다. 어번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일세. 이걸 세 배는 더 크고 세 배는 더 빠르게 실행해봐.”

2000년 당시 사람들은 차가 필요하면 직접 사거나 빌리면 된다고 생각했고 차를 공유하는 일은 꺼림칙하다고 여겼다. 호텔을 침대를 공유하는 곳이라고 하거나 피트니스센터를 러닝머신을 공유하는 곳, 식당을 식기를 공유하는 곳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호텔과 피트니스센터와 식당은 모두 주요 산업이 되었다. 체이스와 대니얼슨은 자동차 공유가 분명히 성공하리라 믿었다. 그러려면 귀에 쏙 들어오고 기억에 남는 이름이 필요했다. 그래서 ‘집카(Zipcar)’라는 이름을 붙였다.

딱 운전한 만큼만 요금을 내는 서비스가 생기면 도시인들이 먼 곳에 있는 마트에 갈 때, 반려견을 동물병원에 데려갈 때, 교외에 사는 친구의 출산 축하 파티에 갈 때, 공항에 직장 동료를 데리러 갈 때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터였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차가 필요한 때라고 해봐야 보통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밖에 되지 않으므로 굳이 차를 사지 않고 컴퓨터칩이 내장된 플라스틱 카드를 지갑에 넣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서 차를 이용할 수 있다면 더없이 편리하고 좋은 일일 것이다. 체이스는 “기업을 겨냥한 겁니까, 일반 소비자층을 겨냥한 겁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대답했다.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차를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요? 난 모든 유형의 운전자를 목표로 삼고 있어요.”

이것은 자동차의 전통적인 이용법과 달리 기존 시장의 주변부에 있는 운전자들의 필요에 부합하는 서비스였다. “자동차 렌트를 생각해보세요. 뻔한 사람들이 따분하고 평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낡은 산업이죠. 우리는 ‘아니, 우리라면 도시 생활에 어울리는 더 근사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어’라고 말했어요. 겨우 두 시간만 타면 되는데 종일 차를 빌릴 필요는 없잖아요.”

집카는 2000년에 케임브리지에서 연두색 폭스바겐 비틀 3대로 출범했다. 2001년에는 워싱턴 DC로 진출했고 2002년에는 ‘필요할 때 골라 타는 차’가 뉴욕 시에 상륙했다. 2007년 집카는 경쟁자였던 플렉스카와 합병했고 2013년까지 20여 개 대도시권과 300개 대학 캠퍼스에서 1만 대의 차량을 확보하고 76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그리고 2013년 11월, 5억 달러에 에이비스에 인수됐다.

체이스와 대니얼슨은 공유경제를 개척하는 데 이바지했다. 그들은 소유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하는 조짐을 포착해서 신속하게 대응했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에어비앤비를 창업한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가 처음으로 낯선 사람과 침실을 공유한다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 모르는 사람에게 방을 빌려준다는 발상이 ‘이상하고 꺼림칙하다’고 다들 지적했다. 그들은 공유에 대한 부정적인 통념과 맞서 싸워야 했다. 그런데 돈을 받고 투숙객들에게 아파트 에어베드를 내어준 후 사람들은 그것이 긍정적인 경험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몇 년 전만 해도 타지에서 낯선 사람의 아파트에 묵는 것은 위험한 행동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가 급성장한 덕분에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집주인과 투숙객은 공통으로 알고 있는 친구 혹은 친구의 친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에어비앤비는 평가 점수와 후기를 통해 신뢰를 쌓았다. 투숙객들은 숙박이 어땠는지 후기를 남긴다. 집주인들도 글을 쓰고 투숙객들의 후기를 읽을 수 있다. “인터넷 시대의 1막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메일과 웹페이지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었고, 2막이 투명한 평판을 거리낌 없이 여기도록 하는 것이었다면, 3막은 이런 활동을 오프라인으로 옮기는 겁니다.” 이것이 게비아가 앞으로 개척해야 할 영역을 설명하면서 건넨 말이었다. 2010년에 에어비앤비는 전문적인 사진 서비스, 온라인 결제 기능, 페이스북 연동 기능을 추가했다. 2014년까지 총 2,5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에어비앤비의 숙소를 이용했다.

현재 에어비앤비에는 침실, 아파트, 주택은 물론이고 성, 이글루, 나무 위의 오두막, 유르트를 포함해 전 세계 80만 개 이상의 숙소가 등록되어 있다. 에어비앤비 설립자들은 주변부를 살펴서 대세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에어비앤비를 활용하면 남남이던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에어비앤비 사용자들이 어떻게 공간과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는지 설명하면서 게비아가 전한 말이다.

- 『크리에이터 코드』 중에서
(에이미 윌킨슨 지음 / 비즈니스북스 / 352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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