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경제형 체인호텔 1호점을 연 후 3년 연속 40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2,500호점을 돌파한 중국 1위의 호텔 그룹 치톈은 그야말로 쾌속성장하고 있다. 치톈의 CEO 정난옌은 ‘역방향 포지셔닝 + 수직절단’이라는 방식으로 자체 원가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역방향 포지셔닝’이란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상품을 포지셔닝한 다음 그에 따라 원가를 역으로 산출하고 어느 부분에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수직절단’이란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자원을 중점 투자하여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잘해내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최대한 도려내거나 원가를 통제하는 것이다. 치톈에서 수직절단은 단순한 경영이념이 아니라 명확한 전략적 포지셔닝으로, 한정된 자원을 고객의 핵심적 요구인 ‘편안한 수면’에 초점을 맞추어 개선하는 것이다. 따라서 치톈은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필요한 부분을 추가하거나 만들어서 투입하고, 반면에 가치증식이 없는 항목은 과감하게 잘라버리거나 축소한다.

이러한 원칙하에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돈을 엄격하게 통제하자 자연히 원가관리 능력이 다른 회사보다 강해졌다. 경쟁업체들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치톈 고유의 방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형 호텔에서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잘라버렸다. 호텔의 외관은 최대한 단순하게 하고, 로비도 화려하게 만들지 않았으며 스포츠와 오락시설도 없앴다. 많은 호텔들에서 여러 층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식 및 서양식 식당들도 보이지 않는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기존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었다.

둘째, 객실 구조에서도 남다른 방식을 추구했다. 치톈의 객실 면적은 경쟁업체들의 20평방미터보다 약간 작은 17평방미터 정도다. 덕분에 다른 호텔들보다 더 많은 객실을 보유할 수 있고 이로써 호텔 전체의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높일 수 있었다.

셋째, 객실의 실내 설계와 인테리어에도 남다른 전략을 실행했다. 치톈 호텔은 객실이 작은 만큼 창문도 작게 했다. 동시에 설계를 단순화하고 호텔의 장치와 기구들을 모듈화했다. 예를 들어 책상에 서랍을 달지 않음으로써 원가효율을 추구하는 동시에 설치와 유지를 간편하게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설비인 침대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것은 치톈의 조사 결과 경제형 호텔 고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편안한 수면이었기 때문이다.

치톈은 원가관리를 하면서도 고객이 가격을 뛰어넘는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서비스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다시 말해서 고객들의 핵심요구가 아닌 일부 서비스는 잘라냈지만 핵심요구를 만족시키는 부분은 더 향상시키고 강화한 것이다. 이러한 가감의 사이에서 치톈은 아주 적절한 원가관리를 실현하게 되었고 고객들은 핵심요구가 만족되었을 때 높은 가성비를 체험하게 되었다. 결국 치톈은 적은 돈을 쓰면서 보다 핵심적인 서비스와 상품을 창출한 것이다.

치톈의 원가관리는 호텔상품의 설계를 비롯해 모든 부분에 적용된다. 이 호텔의 운영본부에는 본부장도 독립된 사무실이 없으며 CEO의 사무실도 대부분 회의실로 사용된다. 치톈은 새 체인호텔이 문을 열 때도 개업식이 없다. 이런 행사에 소요되는 비용도 원가관리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치톈 본사에 가본 사람들은 로비에 프런트 데스크조차 없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치톈은 이런 데에 원가를 낭비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형 호텔업계에서 치톈은 줄곧 높은 가성비라는 강력한 우위요소로 경쟁에서 승리했다. 치톈의 가격은 다른 브랜드 호텔에 비해 확실히 실속이 있다. 이는 정난옌이 “나는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상태에서 10~20%의 가격 차이가 커다란 흡인력을 갖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일치한다. 현재 치톈의 가격은 150~170위안인데 경쟁업체들은 대개 200위안 전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실속 있는 가격 외에 치톈은 보다 많은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품질을 요구하는 비즈니스 여행 고객들로부터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 치톈을 선택할 때 가격이 여관 수준이라 망설였는데 일단 객실에 들어가 보고 나서는 나의 걱정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이 크진 않았지만 두 사람이 묵기에 적합했고, 객실 비품들의 배치가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했으며, 수면환경도 아주 쾌적하고 편안했다. 또한 서비스도 주도면밀했다.” “치톈의 로비에 들어서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은은한 노란색과 비취색의 격조가 사람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종업원들의 친절한 응대와 높은 업무효율 때문에 호감을 갖게 됐다.”

물론 수직절단이라는 전략으로 호텔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하면서 적지 않은 논쟁이 일어났다. “호텔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당신들의 시설은 별 하나도 못 받겠네요!” 한 5성 호텔 사장은 치톈 경제형 호텔을 둘러보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성급 호텔로 평가받는 것이 치톈의 목적은 아니다. 치톈의 포지셔닝은 경제형 호텔에 있고, 경제형 호텔은 가성비를 중시한다. 고객이 경제형 호텔의 가성비를 보고 오는 것이라면 왜 다른 성급 호텔들처럼 요란하게 겉치장을 해야 한단 말인가.

돈을 낸 만큼 누린다는 것이 전통적인 관념이지만 정난옌은 원가 투입과 소비자의 느낌이 정비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똑같은 돈을 내고도 느끼는 기분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치톈이 경제형 호텔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시하는 이념은 ‘대다수 사람들의 핵심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영자들은 ‘소수 사람들의 대부분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의 경영은 필연적으로 원가관리의 어려움을 초래하게 된다.

- 『쾌속성장』 중에서
(린쥔 지음 / 올림 / 296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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