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2월 제3회 간사이 재계 세미나에서 나는 댐 경영과 적정 경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차입 경영의 일반화와 신용 팽창으로 아슬아슬한 번영을 누리던 일본 경제가 금융 긴축과 경기 후퇴로 어려움에 빠진 시기였던 만큼 내 강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나는 이 강연에서 견실한 서양 기업들의 경영을 예로 들면서 자기 자본을 통한 자주 경영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파했다.

"우리 나라의 각 기업은 전후 차입 경영을 통해 여기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그때는 비상시였기 때문에 그래도 괜찮았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은 이미 전후 비상시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전후 특수 사정 속에서 허용된 신용 팽창과 차입 경영을 지금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이제는 평상시에 어울리는 회사 경영 방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즉, 미국과 같이 여유 있고 안정된 경영 형태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런 경영 형태의 하나로 저는 여기에서 댐 경영을 제창하려고 합니다.

댐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강물을 그냥 흐르도록 놔두면 아쉽게도 그 가치를 살리지 못합니다. 단숨에 물이 불어나 홍수가 나기도 하고 반대로 가뭄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천의 적당한 곳에 댐을 만들어 흐르는 물을 조정하거나 수력 발전에 이용합니다. 즉, 하늘이 준 물을 한 방울도 낭비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쓰자는 것이 댐을 만드는 목적입니다. 또 댐을 만들어 놓으면 안전합니다. 회사의 경영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경영에도 댐이 필요합니다.

댐 경영이란 한 마디로 여유 자원을 갖는 경영을 말합니다. 그렇게 하면 경제적으로 약간의 변동이 생기거나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제품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오르는 일도 없습니다. 그때는 여분의 설비를 가동하면 됩니다. 반대로 재고가 너무 많이 생기면 일부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면 됩니다. 이는 마치 댐에 담아 둔 물을 필요에 따라 조금씩 조정해서 흘려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이 같은 댐은 자금, 재고, 인재에 모두 필요합니다.

이 댐 경영의 의의를 서로가 올바르게 인식하면 건전하고 이윤 높은 경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댐 경영을 통해 사회에 진정한 안정과 번영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그러자 몇 사람이 이견을 제시했다.

"마쓰시타 전기는 이익을 많이 내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만 저희 회사는 그렇게 이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댐까지 지을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여러분이 결심하기 나름입니다. 꼭 해야겠다고 결심하면 어떻게든 가능한 법입니다. 여러분은 좀더 강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전쟁에서 패한 독일도 일본의 기업보다 자기 자본이 훨씬 많지 않습니까?"

이 강연을 한 지 벌써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본의 기업에 댐 경영이 완전하게 정착되지 못한 점은 너무나 아쉽다. 회사 경영에 대한 경영자의 결의가 아직 부족한 것일까?

정치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도 앞날을 대비해야 한다. 그 비전이 직원들의 이해와 협력을 낳아 얼핏 꿈처럼 생각되는 일도 실현 가능하게 만든다.

영원한 청춘(마쓰시타 고노스케, 나의 이력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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