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명 글·사진/넥서스북스/248쪽/13,500원)

천수만은 충남 서산, 홍성, 보령 해변과 안면도로 둘러싸인 해역이다. 1984년에 현대그룹 정주영 씨의 주도로 대규모 간척사업이 이뤄져 4700만 평의 해안이 농지로 변했다. 천수만 간척지는 주로 논으로 쓰이고 있는데, 논이 너무 넓어 철저히 기계에 의존해 농사를 짓는다. 그러다 보니 낙곡이 많이 생기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드물다. 게다가 호수까지 있어서 겨울이면 철새들이 찾아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철새도래지가 됐다.

이곳에서는 천연기념물 28종, 환경부 보호종 32종을 포함해 모두 265종의 새가 관찰되고 있다. 많이 찾아오는 겨울철새로 가창오리, 큰기러기, 청둥오리,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대백로, 황새를 꼽을 수 있다. 찬바람이 불고 철새가 찾아오면 이곳에서는 서산시와 환경단체 주관으로 철새기행전이 열린다. 이곳이 철새도래지로 소문나면서 자가용을 이용해 간척지 안으로 무시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간척지가 잘게 쪼개져 개인에게 분양되면서 출입하는 땅주인이 늘어나 철새 보호 차원에서 갖게 된 행사다. 일정한 속도로 다니는 탐조버스를 운영해 철새의 안정된 생활과 철새 관찰학습이 용이하도록 하고 있다.

방조제 공사로 생겨난 또 다른 변화는 간월도가 육지로 바뀐 점이다. 특히 간월도에서 유명한 것은 간월암과 어리굴젓이다. 간월도 주변에 굴이 많이 나는데, 다른 굴보다 작지만 맛이 찰진 편이다. 특히 굴젓을 담으면 좋다 하여 어리굴젓이 유명하다. 요사이는 굴을 이용한 굴밥전문점이 많이 생겼다.

간월도에서는 정월보름이면 굴 풍년을 기원하는 굴부르기 군왕제가 열린다. 군왕제를 치르는 이들은 굴을 따는 마을 아낙네들인데, 흰옷을 입고 마을 입구에서부터 노래하고 춤을 추며 등장하는 아낙네들은 어리굴젓기념탑 앞에 와서 제사를 지낸다.

간월암은 조선 개국 때 이성계를 도왔던 무학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만조 때에는 간월암이 있는 바위는 바닷물에 잠겨 섬이 되고, 간조 때에는 갯바위가 드러나 간월도와 이어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달빛이 인상적이어서 간월암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 탐조여행 문의 :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669-7744, 667-3010
* 어리굴젓 구입 문의 : 무학표어리굴젓 662-4622 섬마을표 어리굴젓 669-1290

- 『체험여행, 즐거운 서해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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