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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배웅하고 바다를 마중하는 곳, 땅끝마을
끝이란 말은 그래서 묘하다. 막다른 골목처럼 뒤돌아 걸어온 길을 살피게 되고 가야 할 길이 없음에 아쉬워하는, 땅끝마을 또한 그런 곳이다. 여행과 삶의 맛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부터 조금씩 스며들어 마음 속에 자리를 틀던 곳, 이름만 들어도 가고 싶고 이름만 들어도 한없이 가슴 설레이던 곳이 땅끝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삶이 인생의 종착역을 향하여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가듯 나는 땅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날은 저물어 하루의 끝을 향해가니 끝으로 가는 것이 참 많은 길이다. 땅끝으로 가는 길은 내게 올 한 해를 돌아보게 하는 길이다. 한 해 참 바쁘게 살아왔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무작정 내달린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얽어매고 나를 내몰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값지게 살기를 원한다. 치열한 삶, 그러나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와서는 바삐 살아온 사람, 느리게 살아온 사람 모두 아쉬움을 느끼리라. 바삐 살았다면 왜 난 그렇게 정신 없이 삶에 매몰되어 살아왔을까? 느리게 살아왔다면 좀 더 치열하게 나를 채찍질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 것이다. 끝이란 말은 그래서 묘하다. 막다른 골목처럼 뒤돌아 걸어온 길을 살피게 되고 가야할 길이 없음에 아쉬워하는, 땅끝 또한 그런 곳이다.

바다를 미끄러지듯 오가는 배들, 푸른 바다 위에 여유롭게 떠있는 섬들, 땅끝 전망대에서는 사방 어디를 보아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지는 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은 바삐 전망대로 올라선다. 밋밋한 바다 위로 지는 일몰과 달리 올망졸망 바다를 딛고선 섬들 사이로 지는 해는 따분하지가 않다. 해가 바다에 다가갈수록 섬들은 바다와 같은 어두운 색이 되고, 하늘은 층층이 그러데이션을 이루며 바다에 가까울수록 붉은 색을 띤다. 땅끝에서 보는 일몰은 남다른 감흥을 준다. 저 바다 건너편에 있을 또 다른 땅의 시작에게 해를 건네며 배웅하는 기분이라고 할까?

남모를 설레임으로 잠에서 깬 나는 바다에게 다가갔다. 갈두마을 부두에는 인근 섬을 오가는 유람선과 고깃배들이 정박해 있다. 파도에 장단을 맞추어 덩실 춤을 추는 배들 사이에 나도 흥겨운 마음으로 동참을 한다. 고깃배의 스피커에서는 흥겨운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갈두마을 부두에 바람을 맞고 서서 듣는 다소 거칠고 투박한 노래는 좋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매끄럽고 좋은 음질의 노랫소리에서는 느끼지 못할 살가움이 있다.

부둣가 앞으로는 작은 기암들이 솟아 있는데 그 사이를 헤치고 작은 배 하나가 다가온다. 작은 모터를 단 배는 주인아저씨와 함께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듯 짙은 세월의 색을 띠고 있다. 유유히 바다를 흐르는 작은 배, 그 배를 탄 아저씨는 욕심도 없고 화려함도 없이 세상을 헤쳐가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끼익끽 끼익끼익 흔들리는 파도 소리에 몸을 맞추는 저 작은 배처럼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갈두마을에서 바다를 향해 뻗어있는 긴 방파제의 끝에는 TV광고에서나 보았음직한 예쁜 등대가 하나 있다. 하얀 몸체를 가진 등대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구름 장식을 한 예쁜 등대다. 등대 안쪽 기둥과 천장에는 등대만큼이나 아름다운 마음들이 남겨져 있다. 사랑을 약속하는 연인들의 흔적, 반도의 끝에서 솟아오르는 감정을 토해낸 흔적,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비는 흔적 등 하나 하나의 글을 읽어 내려가면 어느새 마음에는 훈풍이 불고 닻을 내리게 된다.


● 찾아가는 길

자가용 : 서해안 고속도로 목포 나들목 - 2번 국도(강진 방향) - 성전 삼거리에서 우회전 - 13번 국도(해남 방향) - 해남 - 13번 국도(완도방향) - 77번 국도(땅끝 방향) - 땅끝마을

대중교통 : 해남터미널(061-534-0881) - 땅끝마을(6:00-21:00, 30-1시간 간격 운행)

안내문의 : 해남군청 (061-530-5114)


☞ 주5일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금요일이면 일주일 동안 받은 스트레스와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하고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목요일쯤 되면 인터넷, 신문, 방송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쉴 만한 곳이 없는지 찾게 된다. 그렇게 얻은 많은 정보 속에서 내게 휴식이 되면서도 감성을 채워줄 여행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국내 여행" 하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남도 여행지 30곳을 선별해 여행지에서 느낀 감상과 풍경을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소개하는 곳은 천불천탑의 비밀을 간직한 화순 운주사, 사람 사는 냄새와 정감이 풍기는 선암사,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해주는 지리산 실상사 등 대부분이 가람(승려들이 사는 사찰 등의 건축물)이지만 평안의 마을 낙안읍성과 같은 유산도 있고, 쭉쭉 뻗은 대나무 사이를 산책할 수 있는 담양, 보랏빛 칠면초가 눈앞을 아찔하게 만드는 순천만, 10월부터 4월까지 진짜 동백(冬栢)꽃이 피는 여수 오동도, 애환을 딛고 사랑과 희망을 가꾸는 섬 소록도 같은 여행지도 있다. 이중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일주일 동안 지쳐 있던 내 영혼에 평화로운 휴식을 주고 올 수 있을 것이다.

같은 곳이라도 가는 사람에 따라 여행지의 느낌이 달라진다. 저자는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감상과 그 지방 특유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그만의 독특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보지만 놓치고 마는 작은 부분을 보아 그 속에서 잔잔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그와 함께 하는 여행은 감동과 평화로움으로 여행자들의 지친 삶을 잠시 쉬도록 해주는 쉼표 같은 역할을 한다. 독자들은 이 책 한 권으로 지친 삶을 위로 받는다.


-『쉼표여행, 남도』중에서
(윤돌 지음/황금부엉이/199쪽/8,800원)
번호 | 제목 | 날짜
38 도쿄 일상에 관한 가벼운 성찰 2007년 10월 22일
37 이름만으로도 우리를 꿈꾸게 하는 그곳에 가다 2007년 07월 13일
36 감동을 찾아 세상 속으로 들어가다 2006년 03월 16일
35 모진 눈보라 속에서 명태가 황태 되는 곳, 평창 대관령 2006년 01월 27일
34 눈이 꽃으로 피고 춤추는 태백산 설경 2006년 01월 11일
33 땅을 배웅하고 바다를 마중하는 곳, 땅끝마을 2005년 11월 18일
32 우리들의 비밀의 화원, 아침고요수목원 2005년 09월 09일
31 『토지』의 주무대인 평사리와 지리산 불일폭포 트레킹 2005년 07월 11일
30 천수만 겨울철새·간월도 2004년 11월 16일
29 창경궁 - 가을 빛 쓸쓸함에서 스며드는 담백함 2004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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