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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지난 4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세계 산업계를 바꿀 ‘글로벌 게임 체인저(Global Game Changer) 30인’에 한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쿠팡의 김범석 대표를 선정했다. 게임 체인저란 기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가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경영인을 가리킨다. 이번 ‘글로벌 게임 체인저 30인’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회장 등이 뽑혔다. 포브스는 쿠팡과 김범석 대표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쿠팡은 설립 6년 만에 5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했다. 3600명의 쿠팡맨을 고용해 한국 내에서 24시간 안에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이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한국 진출을 꺼리는 이유는 바로 쿠팡과 김범석 대표 때문이다.”

2010년 8월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은 2014년 미국 투자전문회사들로부터 총 4억 달러를 투자받은 데 이어 작년에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받았다. 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쿠팡은 소셜커머스에서 온라인 종합 쇼핑몰로, 이제는 유통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단지 물류센터를 구축해 당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선보이고 전담 배송인력인 쿠팡맨을 채용해 기존의 배송과는 다른 감성 서비스를 표방하여 유통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배송물품을 현관문 앞까지 배송 완료한 뒤, 부재 중인 고객을 위해 사진을 찍어 전달하는 ‘쿠팡맨’의 ‘감성배송’에 고객들은 환호했다. 쿠팡의 새로운 판매 시스템인 ‘아이템 마켓’ 또한 유통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템 마켓’을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상품은 별도의 광고료를 내지 않고도 대표 상품 페이지에 공개할 수 있도록 하여 신규 및 소규모 판매자도 매출을 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월 매출 200만 원을 올리던 강원도의 한 소규모 판매자가 ‘아이템 마켓’ 덕분에 월 매출이 2억 원으로 늘어났다.

해외에선 이 같은 성과를 이뤄낸 쿠팡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쿠팡은 한국 이커머스 넘버원 기업”이라며 특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쿠팡’은 또한 착한 기업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직원을 두 배로 늘려 채용해 고용창출 국내 1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배송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그리고 정부는 쿠팡을 ‘고용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최근 쿠팡에 관한 기사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쿠팡이 물류센터에 고용된 용역 직원들에게 불시에 소지품 검사를 하고 화장실에 갈 때는 상사에게 보고하고 가도록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근무가 끝나가는 새벽 5시 30분. 조원 20명 정도가 물류센터 입구로 불려 나왔습니다. 주머니와 가방을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개인 사물함 검사도 시작됐습니다. 사물함 속, 가방 속, 주머니 속까지 탈탈 털어 보여줘야 했습니다. 그때 검사를 받아야 하는 직원들의 속도 까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소지품 검사는 일주일에 2차례, 많게는 3차례 진행됐다고 한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이뤄지는 기막힌 일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이곳 직원들은 화장실도 마음대로 갈 수 없고 조장에게 허락을 받아야만 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난 뒤, 이에 대한 쿠팡의 임기응변식 대응 역시 실망스러웠다. 소지품 검사는 ‘도난 예방’의 목적, 화장실 보고는 ‘인력 관리’를 위해서라고 했다. 직원들의 사전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고도 했으나 이 역시 거짓말로 드러났다.

저명한 마케팅 사상가인 라젠드라 시소디어는 그의 저서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에서 기업은 모든 이해당사자 집단(사회, 파트너, 투자자, 고객, 직원)의 이익을 전략적으로 정렬하여 모두에게 사랑받는 회사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랑받는 기업은 종업원을 진정으로 존중하며, 고객과는 감성적인 유대 관계를 중시한다. 투자자들과는 감성적 측면뿐 아니라 재무적 측면에서도 좋은 관계를 맺고, 사업 파트너들과도 서로 이익이 되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랑받는 기업은 사람들이 함께 비즈니스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다. 그 안에서 일하고 싶고,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다. 사랑받는 기업이 이해당사자로부터 받는 충성도는 그대로 경쟁우위가 된다.

사랑받는 기업들은 직원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다음 네 가지 요소를 활용한다. 첫째, 직원을 상품의 한 요소가 아닌 완전한 사람으로 본다.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계급에 상관없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하여 각 개인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다. 둘째, 직원을 포함한 모든 이해당사자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셋째, 팀워크를 갖고 참가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한다. 넷째, 고객을 행복하게 하거나 제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기업의 자원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직원들에게 부여한다. 물론 이는 회사가 직원들을 믿고 있음을 보여주어 기업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다.


로켓배송, 감동배송서비스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아이템 마켓으로 판매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고용창출우수기업’으로 정부의 인정을 받고, ‘혁신적인 기업’이라는 주주들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쿠팡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자 협력업체 직원이며 또한 쿠팡의 고객이기도 한 한쪽의 이해당사자에 대해 아프리카에서나 있을 법한 처우를 하고 있다면 이 모든 것은 모래 위에 쌓은 성에 불과할 뿐이다. 국내외에서 혁신의 총아로 각광을 받고 있는 쿠팡이 당면한 상황을 혁신적으로 개선하여 하루속히 신뢰를 회복하고 모든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를 소망한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 중에서
(라젠드라 시소디어 외 지음 / 럭스미디어 / 395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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