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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은 자유와 방종을 구분한다
최근 소위 ‘회피 연아’ 동영상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은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우리 선수단 일행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김연아 선수에게 화환을 걸어주고 포옹하려고 했는데 김연아 선수가 이를 피하는 듯한 모습을 담고 있고 거기에 수많은 모욕적인 댓글들이 달렸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누리꾼이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화면을 왜곡 편집했다고 주장하며 동영상을 유포한 누리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를 둘러싸고 한편에서는 패러디와 표현의 자유도 인정하지 못하는 속 좁은 장관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이러한 행위에 대해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오늘날은 인터넷이나 트위터 등 표현 수단의 발달로 인해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그리고 거의 실시간으로 표현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자칫 자유가 도를 넘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랫동안 인터넷 소통을 연구해온 안병길 박사가 최근 저술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은 자유와 방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자유와 방종을 이해하기 위해 모형을 만들어 보자. 가장 간단한 것은 로빈슨 크루소 모형으로, 한 명만 존재하는 절대자유의 세상이다. 이 경우에는 ‘자유=방종’이라고 결론을 내려도 무방하다. 혼자 외딴 섬에서는 자기 마음대로 행동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자유와 방종의 구분이 의미가 없다. 이번에는 아주 단순한 인터넷 동호회를 가상해 보자. 이 동호회에는 단 두 명의 회원과 인터넷 게시판만 있고 공권력도 전혀 없는 자유 또는 방종의 세상이다. 두 사람은 인터넷에서 야동을 보든, 남에게 욕을 퍼붓든 자유롭게 자신의 행복과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자유를 주장할 때 자유와 자유가 부딪치게 된다. 회원 A가 B를 욕하는 글을 올렸는데, B가 아무 항의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A의 자유로 인정된다. 그러나 A가 욕설을 올렸을 때 A가 방종을 저질렀다고 꾸짖는 글을 B가 올리는 순간, A의 자유는 의심을 받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자유와 방종을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저항이 없는 경우 자유는 방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유가 저항에 부딪히면 방종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 여기서 우리는 저항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자유로운 세상에서 상대방의 행위가 자신의 권리를 침해하면 저항을 해야 상대방 자유의 정당성을 부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익이나 권리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이기주의자이므로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자유와 방종에 따르는 저항을 고려하여 자신의 행복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 이기주의자로 행동하게 된다.

국가와 시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청 앞 광장에서의 집회를 공권력으로 막았다면, 이것은 국가의 적극적 자유인가, 아니면 방종인가? 저항을 하지 않으면 국가의 자유로 시민이 인정하는 셈이고, 저항을 하면 국가가 방종을 했다는 문제제기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유주의에서 자유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지만, 방종은 적절한 제재를 가해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은 국가의 방종이든 시민의 방종이든 마찬가지다.


인터넷 상에서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담은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게시물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저항에 직면한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자유와 방종의 의미를 이해하고 내가 인터넷 상에서 특정인을 욕하거나 비방하면 나도 똑같이 당하거나 그에 따르는 책임을 지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사실 인터넷 상에 방종에 가까운 글을 올리는 누리꾼들의 상당수가 이러한 합리적 이기주의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중·고등학생 심지어는 초등학생들일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성숙한 인터넷 문화를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자유와 방종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공동체를 강조하는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왔다. ‘저마다 자기의 자유와 권리만을 주장하면 무질서와 혼란에 빠지게 되니까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법과 규칙을 지켜야 한다’며 마치 자유와 권리의 주장이 사회불안 요인이 되는 것처럼 교육해왔다. 이제부터라도 자유와 방종을 저항 개념으로 구분하고, 자유와 자유가 맞부딪치면 권리에 대한 제한이 생긴다는 식으로 자유와 방종 그리고 합리적 이기주의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유 장관이 ‘회피 연아’ 동영상으로 인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판단했다면 그러한 방종에 대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어쩌면 성숙한 인터넷 문화를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도 저항해야만 한다고 본인이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고소’라는 권위주의적이고 도식적인 방법으로 맞대응하기보다는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멋진 유머 또는 누리꾼들에게 그러한 유머나 동영상을 공모하는 기발한 방법으로 대응했더라면 보다 품격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유 장관의 진심을 많은 국민들이 이해하고 박수를 보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ceo@bookcosm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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