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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최근 사태를 보며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뉴욕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고 내로라하는 세계 최고의 금융기관들이 앞을 다투어 정부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역시 정부로부터 100억 달러라는 막대한 금액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지난 한 해 110억 달러의 수익을 내며 월가의 새로운 지배자로 부상했고 정부 지원을 받은 지 불과 9개월 만에 정부지원금 전액을 상환해 금융위기를 초고속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초고속 위기 탈출과 성공의 이면에는 고객에 대한 기만과 탐욕이 자리하고 있었다.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신용부도스왑(CDS)이라는 파생상품을 둘러싼 부도덕한 거래로 고객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기소했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 역시 골드만삭스의 사기 행위를 ‘도덕적 파산’이라며 격렬히 비난하고 자국의 금융감독청(FSA)에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골드만삭스의 이러한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세간에서는 ‘돈 냄새가 나는 모든 것에 무자비하게 달려드는 흡혈 문어’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오늘날 전 세계에 3만1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1조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타락은 금융자본주의의 탐욕스러운 실체를 보여준다.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인 1869년 미국으로 이민 온 독일계 유대인 마커스 골드만이 한 건물 지하의 비좁은 공간을 얻어 채권 매매 중개 사업을 시작한 이후 골드만삭스는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1999년 5월 기업을 공개하기 전까지 유한합자회사를 유지해왔다. 골드만삭스가 오랜 세월 동안 합자회사를 고집해온 이유는 회사의 주인인 파트너들이 토론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하는 합자회사야말로 이익 추구의 가장 적합한 형태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해온 저변에는 바로 이러한 합자회사의 특성에 기인한 독특한 기업문화와 파트너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다. 골드만과 삭스, 그리고 와인버그 가문이 주축이 된 파트너들은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회사 문화와 함께 고객을 이롭게 한다는 서비스 정신 그리고 우직하게 장기적 관점을 견지한다는 핵심 가치들을 정립해왔다. 장기적 관점에서 파트너들이 말하는 성공은 분기별 혹은 몇 해 실적이 아니라 자신들이 물려받은 것보다 더욱 튼튼한 사업체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객들과의 좋은 관계 역시 가보처럼 후손들에게 물려주었다. 고객들에게 진정으로 헌신하는 골드만삭스의 정신은 적대적 인수를 시도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절대로 자문에 응하지 않는 사례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직원들 또한 자신들도 언젠가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일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골드만삭스에는 절제와 겸손이 있었다.

이러한 문화로부터의 이탈은 곧 위기로 이어졌다. 1918년 골드만삭스에 합류한 워딜 캐칭스는 자신의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막대한 성과를 올렸다. 1920년대 주식시장은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갔고 마침내 파트너 대표가 된 캐칭스는 안하무인이 되어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했다. 1928년 12월 캐칭스는 골드만삭스트레이딩컴퍼니(GSTC)라는 투자신탁회사를 설립하여 막대한 투자자금을 확보했다. GSTC의 주가는 급등했고 캐칭스는 자산규모를 엄청나게 키워나갔다. 그러나 1929년 10월 주가 대폭락과 함께 GSTC의 주가는 처참하게 무너졌고 골드만삭스의 명성은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잡역부 보조로 입사해 1930년 대표파트너에 오른 시드니 와인버그는 GSTC가 초래한 폐허 위에서 참으로 더디고도 고통스러운 세월을 견디며 골드만삭스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1999년 5월 기업을 공개함으로써 13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파트너 문화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와 함께 고객을 이롭게 하고 후손들에게 보다 튼튼한 회사를 물려주겠다는 장기적 비전은 사라지고 탐욕이 판을 쳤다. 고객을 기만하여 벌어들인 돈으로 전 직원에게 거액의 보너스 지급을 약속하며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골드만삭스의 모습을 보면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문화 역시 이제 이상한 모습으로 변질되고 말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현재 골드만삭스가 직면한 위기 또한 과거 파트너들이 구축한 문화로부터의 이탈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골드만삭스의 CEO 블랭크페인은 최근 전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골드만삭스가 창사 이래 중시해온 기본적인 가치들, 팀워크와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정신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고 말했다. 블랭크페인의 이 메시지 속에는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경고와 함께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는 길은 그의 말대로 창사 이래 파트너들이 중시해온 고객을 이롭게 한다는 원칙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기업을 공개함으로써 주식회사가 된 골드만삭스에게 단기적 성과 대신 장기적 비전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헛된 소망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기적 성과주의와 탐욕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우리는 최근의 글로벌 위기를 통해 온몸으로 체감했다. 세계 금융의 새로운 지배자로 부상한 골드만삭스가 부디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파트너들의 정신을 잊지 않기를 소망한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ceo@bookcosm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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