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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의 시작, 나눔
(조 비테일 지음/해바라기/160쪽/9,000원)

어느 겨울 날, 물건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을 가려고 집을 나섰다. 그 시절 나는 한꺼번에 일주일치 식량을 살 만한 돈이 없었다. 그래서 몇푼 안 되는 돈을 들고 수시로 슈퍼마켓을 들락거렸다.

당시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상황은 너무도 비참했다. 힘들게 암과 투병했던 아내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빚 독촉 청구서는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더군다나 내가 시간제 근무를 해서 버는 돈으로는 어린 자식 둘을 먹여 살리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그날도 나는 몹시 무거운 마음으로 우유 한 병과 빵 한 덩어리를 사기 위해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주머니에는 달랑 4달러밖에 없었지만, 배고픔에 지친 아이들에게 무언가 먹을 것을 사다 주어야만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슈퍼마켓을 향해 가던 중 나는 빨간 신호등에 걸려 잠시 차를 세웠다. 순간 도로 오른쪽 잔디밭에서 처량하게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 30대 초반의 부부와 그들의 자녀인 듯한 한 어린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는 '일자리 구함. 먹을 것을 주세요!'라고 쓴 종이를 들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빨간 신호에 멈춰선 자동차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살 남짓 되어 보이는 아이는 팔이 하나밖에 없는 낡은 인형을 들고 철없이 놀고 있었다.

이 모든 광경은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는 30초 동안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갑자기 마음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느껴졌다. 그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끓어올랐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들에게 줄 우유와 빵을 살 돈이 부족할 게 뻔했다. 고작 4달러로는 나에게 필요한 빵과 우유밖에 살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신호가 바뀌는 순간, 나는 그들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도와줄 수 없었던 데 대한 죄책감과 내게 나누어줄 돈이 없다는 슬픔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런 기분으로 얼마를 갔을까, 하지만 운전을 하면서도 그 가족의 모습을 도저히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들의 슬픈 눈동자가 뇌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들의 고통이 마치 내것처럼 느껴져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고, 나는 결국 운전대를 다시 돌려야만 했다.

그들 부부를 처음 만났던 길로 다시 돌아간 나는 도로 가까이에 차를 대고 남자에게 다가가 내가 가진 4달러 가운데 2달러를 건넸다. 고맙다고 말하는 그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었다. 나는 그에게 웃음을 지은 후 다시 슈퍼마켓으로 향하면서 생각했다.

'빵과 우유를 세일해서 팔고 있을지도 몰라. 둘 중 하나밖에 못 산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 뭐."

속으로는 걱정이 되었지만 슈퍼마켓에 다다를 즈음에는 내 스스로 한 일이 떠올라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차에서 내리는 순간, 발에 뭔가가 밟히는 느낌이 들었다. 놀랍게도 그것은 20달러짜리 지폐였다. 혹시 누가 떨어뜨렸다면 찾으러 올 것 같아 한동안 기다려 보았지만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았다.

고민을 하다가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것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빵과 우유뿐만 아니라 내게 절실하게 필요했던 몇 가지 물건을 더 살 수 있었다.

결국 나는 2달러를 나눠주고 20달러를 돌려받은 셈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가족에게 5달러를 더 나눠주었다.

나는 이 일을 절대로 잊을 수가 없다. 이 세상은 정말 신기하고 오묘한 섭리에 의해 움직인다. 우리가 주는 것보다 훨씬 큰 것을 우리에게 주는 것이다. 이후로도 나는 베풀면 돌려받는다는 진리를 깨닫게 하는 많은 일을 겪었다.

우리는 대부분 가진 것이 없어서 베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비록 작은 것이라도 남에게 나누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남에게 베풀 만큼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지금 당신이 가지고 있는 작은 것을 남에게 나누어 주면 온 우주의 보화가 들어오는 보물창고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보통 그 대가는 우리가 베푼 대상이 아니라 전혀 생각지도 못한 데서 돌아온다. 받고 싶으면 먼저 베풀라. 베푼 만큼 돌려받는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한번 실천에 옮겨보라. 보편적인 진리는 언제 어디서나 진리일 테니까...

-『나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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