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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
(조엘 소넨버그/규장/364쪽/12,000원)

1979년 9월 15일, 이 날이 내 인생을 영원히 바꾸어놓았다. 단 몇 초만에. 그 날 아침, 나는 아장아장 걷는 아기였지만 부모님이 잔뜩 들떠서 분주히 짐을 꾸리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감지할 수 있었다. 사실 당시 네 살이던 나의 누나 제이미가 태어난 이래 휴가를 떠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우리는 고모 부부와 두 대의 차에 나눠 타고 한참을 달렸다. 부모님은 곧 바다가 보일 것이니 해변에서 모래성을 쌓으며 놀자고 약속했다. 톨게이트에 이르자 아빠가 요금을 내려고 자동차 창문을 내렸다.

바로 그 때, 고모부는 뒤에서 귀를 찢는 듯한 소음이 나는 것을 들었다. 무슨 소리인지 살펴보려고 몸을 돌려 뒤를 바라본 순간, 대형 화물트럭이 우리 일행의 차를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게 보였다. 바퀴가 18개나 달린 40톤급 화물트럭이 우리 쪽 차선으로 밀고 들어온 것이다. 이 거대한 트럭은 줄지어 서 있는 차들을 차례로 들이받으며 마침내 우리 차에까지 밀려왔고, 그 충격으로 내가 앉아 있던 유아용 보조좌석이 공중으로 튀어 올라 자동차 뒷부분으로 날아갔다. 동시에 연료탱크가 폭발하여 순식간에 차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공포와 경악에 사로잡힌 희생자들이 자동차 잔해로부터 급히 빠져나오고 있었다. 엄마는 제이미를 데리고 안전하게 탈출했을 때까지만 해도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다. 그러나 시뻘건 화염이 아빠와 내가 탔던 녹색 임펠라를 완전히 집어삼키고 있는 모습을 보자 고모와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모두 죽었나봐!" 그때, 고모가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한 남자를 보고 소리쳤다. "언니, 오빠예요!" 엄마는 순간 안도하며 물었다. "여보! 조엘은요?" 아빠는 신음하며 간신히 말했다. "우리 아들은..." 엄마는 너무 두렵기도 하고 믿어지지 않아 울부짖었다. "아가야, 아가야!"

구급대가 오는 동안 몇몇 사람들은 주변을 서성거리며 불구경을 하기도 했지만, 몇 사람은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헌신적으로 애썼다. 그 가운데 톨게이트 직원 한 사람이 불붙은 자동차들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다가 엄마가 비명 지르는 것을 듣고 뛰어왔다. "부인, 아기가 어느 차에 있습니까?" 엄마가 녹색 임펠라를 가리키자, 그가 소화기를 그쪽으로 돌려 분사하며 소리쳤다. "누가 아기를 구출하러 차에 들어가면 제가 소화기로 엄호하겠습니다!" 그 때, 엄마 옆에 서 있던 사라세니라는 이름의 젊은이가 뛰어가 화염을 뚫고 자동차 안에 있던 나를 보조좌석 채로 불구덩이 속에서 낚아챘다. 그는 손에 화상을 입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엄마가 울고 있는 곳으로 나를 데려갔다.

엄마는 그때까지도 그게 나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검게 그을려 녹아 내린 유아용 보조좌석에 도저히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새카맣게 숯덩이가 되어버린 아기가 붙어 있었다. 엄마는 고모에게 제이미를 건넨 후, 무릎을 꿇고 자세히 나를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아기가 신고 있는 검게 그을린 운동화가 그 날 아침에 여행을 위해 특별히 신겨주었던 운동화였던 것이다. 엄마는 더욱 슬프게 절규했다. "안 돼! 조엘!" 바로 그 때, 화염을 뚫고 나를 꺼내온 사라세니가 엄마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부인, 모든 게 다 잘될 겁니다."

엄마는 슬피 흐느끼는 가운데서도 침착하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한편, 엄마 특유의 모성애를 발휘하여 아들을 위해 무엇을 하는 게 가장 현명한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린 아들이 끔찍한 두려움과 참혹한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동안 엄마는 아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 외에 아들에게 달리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엄마는 계속 흐느끼며 말했다. "아가야, 엄마 여기 있어! 조엘, 엄마 여기 있단다."

구급차로 실려간 엑스터 병원에서는 내가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나를 살리려면 화상 전문 치료시설을 구비한 보스턴 병원으로 최대한 빨리 이송해야 한다고 했다. 엄마는 잔뜩 겁에 질린 제이미를 꼭 끌어안고 달래는 한편, 나를 즉시 보스턴으로 보내야겠다고 고모에게 알렸다. 엄마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너무 난감했다. 자동차에 두었던 지갑이 불에 타 엄마도 고모도 수중에 돈이 없었다. 설령 엄마가 나를 데리고 보스턴으로 간다 해도, 낯선 타향에서 제이미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아빠와 고모부는 화상이 심해 엑스터 병원 응급실로 후송되는 중이었다.

엄마와 고모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궁리하고 있을 때,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금발의 부인이 다가와 말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낸시 맥켄지입니다. 저는 이 병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복도를 지나다 본의 아니게 두 분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두 분을 돕고 싶어요." 그녀는 고모에게 "당장 머물 데가 없으면 제 집에 머무세요"라고 말한 뒤, 엄마를 향해 "부인만 괜찮다면 딸을 제 집에 머물게 해도 좋습니다. 열 살 난 우리 딸애와 제가 잘 보살필게요"라고 제안했다. 엄마는 너무도 친절한 제안에 가슴이 메어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되풀이했다.

의사 한 사람이 엄마에게 "소넨버그 부인, 구급차가 곧 보스턴으로 떠날 겁니다."라고 말하자 엄마는 급히 아빠를 찾아가 말을 전했다. 그런데 밖으로 뛰어나왔을 때, 벌써 구급차는 시동을 걸고 병원문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축 늘어진 어깨로 응급실로 돌아왔을 때, 사고 현장부터 보았던 소방관 한 사람이 엄마에게 다가와 여기저기 전화할 일이 많을 테니 가지고 있으라며 동전을 한 움큼 쥐어주었다. 엄마가 그 사람에게 사정을 말하자, 그는 보스턴까지 태워주겠다고 선뜻 대답했다. 엄마가 그 소방관의 차에 올라 보스턴으로 떠나려 할 때, 맥켄지 부인이 따라 나와 엄마의 손에 20달러 짜리 지폐 한 장을 쥐어주었다.

그 후 고마운 맥켄지 부인은 제이미를 잘 돌봐 주었다. 일주일 후에 제이미를 다시 보았을 때, 제이미에겐 사고로 인한 충격이나 두려움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외에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도와주었다. 아빠의 동료 교수 부부는 자기 아기를 친척에게 맡기고, 우리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보스턴으로 급히 달려왔다. 간호사였던 엄마의 친구 한 분도 엄마와 나를 돌봐주려고 보스턴까지 먼 거리를 찾아왔다. 주일 오후에는 교회에서 돈과 옷과 교인들의 격려 메시지와 기타 가족들에게 필요한 많은 선물을 한 아름 안고 찾아왔다.

묘하게도, 그 해 내 생일과 추수감사절이 같은 날이었다. 고향의 지역 신문은 우리 가족의 추수감사절을 특집기사로 보도했다. 아빠와 엄마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미시간 출신이므로 보스턴에는 친지도 친구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이 우리의 친지와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가장 멋진 감사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족한 생필품과 악조건 속에서도 감사했던 조상들이 어떤 마음이었을지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엘이 살아 있어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조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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