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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 동심 즐기기
(탄줘잉 지음/위즈덤하우스/214쪽/8,800원)

“쯧쯧.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으니... 일할 자신이 없으면 집에 가서 애나 잘 보든가. 괜히 나서서 부하 직원들 고생만 시키고 있잖아.” 그녀가 뒤돌아서 문을 열고 나올 때, 상사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물이 핑 돌았다. 10분이 넘게 혼이 난 뒤였다. 가슴 한켠에 꼭꼭 여며두었던 설움이 복받쳐 올라 화장실로 가 한참 동안을 울었다. ‘사표를 던져 버릴까.’ 그러나 그러기에는 15년의 세월이 너무 아쉬웠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회의중이었다. ‘이 사람은 항상 이렇다니까. 내가 간절히 필요로 할 때는 언제나 없어.’ 눈물을 닦고 화장을 고치고 있는데 다른 부서의 여직원이 그녀를 보더니 묘한 미소와 함께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모멸감이 느껴졌다.

그녀의 팀은 최근의 프로젝트에서 연패를 기록했다. 알 수 없는 일었다. 한번 일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점점 수습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아침의 프레젠테이션만 해도 그랬다. 고객사의 중역들이 일제히 참석한 회의에서 그녀는 시종일관 수세에 몰렸다. 그 회사 임원들은 다친 얼룩말에게 달려드는 하이에나 무리처럼 그녀의 마케팅 기획을 물어뜯었다. 고객사 사장이 말없이 듣고 있다가 한마디 던졌다. “다 좋은데, 뭔가가 부족해요. 너무 정형적이어서 대중에게 어필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요. 재미가 없어서....”

그것으로 끝이었다. 두 달 동안 철야근무를 해가며 준비한 프로젝트가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팀은 서로를 혹사시켜가며 회의에 회의를 거듭했지만 아이디어 기근에서 빠져나오는 데 실패했다. 머리를 맞댈수록 결과물은 초라해 보일 뿐이었다. 이제 그녀를 수식하던 ‘아이디어 공장’이라는 별명은 휴지통으로 들어간 지 오래였다. 회사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그녀에게 준 마지막 기회라는 소문도 있었다.

자리로 돌아온 그녀는 휴가신청서를 작성했다. 그녀는 가장 최근에 휴가를 즐긴 것이 도대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있어 일은, 그녀 자체였다. “응? 휴가 쓰려고? 그래, 좀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봐.” 상사는 그녀의 휴가가 퇴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차를 몰고 어떻게 집에까지 왔는지 몰랐다. 머릿속에는 ‘이게 내 한계일까?’ 하는 물음만이 가득 차 있을 뿐이었다.

한낮에 돌아온 엄마를 보고 아이는 반색하면서 연을 만들어 달라고 졸랐다. “할머니랑 해. 엄마는 아프거든.” 아이는 뾰로퉁한 모습으로 사라졌다. 한참 후 그녀가 이불 속에서 뒤척거리는데, 아이가 다시 와서 찡얼거렸다. “엄마, 내가 연을 만들었는데 날지를 못해요. 좀 잡아 주세요.” 그녀는 짜증이 나 고함을 질렀다. “엄마는 지금 아프다니까. 나중에 아빠랑 하란 말얏!”

아이는 그 자리에 서서 눈물을 흘렸다. 공연히 아이에게 화풀이를 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미안해. 엄마가 잘못했어.” 아이는 금방 울음을 그치며 밖에 나가서 같이 연을 날리자고 했다.

옷을 입고 아이를 따라 나섰다. 아이는 모처럼의 동행에 감격한 모양이었다. 아는 애들을 지나칠 때마다 “우리 엄마랑 연 날릴 거다!” 하고 자랑했다. 그녀가 어릴 적 다녔던 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했다. “엄마, 연을 잡고 따라 오다가 놔주시면 돼요, 알았죠?” 연이 바람을 타고 높이 솟아올랐다. 아이가 탄성을 질렀다. “와, 우리 연이 날아요!” “와!” 그녀도 탄성을 질렀다. 연은 4층 짜리 학교 옥상보다 더 높게 올라갔다.

그녀는 오후 내내 아이와 놀아주었다. 술래잡기를 하고 흙장난도 했다. 돌아오는 길에 함께 군것질을 하면서 아이에게 물었다. “연 날리니까 좋았어?” “그럼요, 오늘은 참 신나는 날이에요.” “뭐가 그렇게 신나는데?” “재미있잖아요. 재미있는 게 최고죠. 엄마도 재미있었죠?”

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아이의 말 속에 폐부를 찌르는 뭔가가 있었다. ‘재미라니! 나는 지금 얼마나 재미있게 살고 있는 것일까? 하루하루 일과에 쫓겨 구태의연한 스타일만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부하 직원들을 닦달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일까? 회사에서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늘 인상을 쓰고 있었고, 직원들은 항상 피곤에 찌들어 있었다.

‘재미라.....’ 회사 일이 언제나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녀와 팀원들에게는 활력이 넘쳤다. 오가는 농담 속에서 장시간의 회의도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프로젝트에 실패하기 시작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그녀가 실적에 쫓겨 여유를 잃었을 때와 정확히 일치하고 있었다. 회의에서 농담이 사라졌고, 불신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려보다는 공격을 받기 일쑤였고, 서로가 눈치 보기에 급급해졌다.

그날 밤 그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책임은 부서장인 내게 있었어. 더 많은 성과를 내려는 욕심이 조직으로부터 ‘일 하는 재미’를 빼앗아갔던 거야.‘ 아이와 보낸 한나절 동안 그녀는 소중한 무엇인가를 얻었다. 그것은 한동안 그녀가 잃어버린 것이었다.

단 하루만이라도 동심으로 돌아가 보세요.
잃었던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재미를 찾을 줄 안다’는 것입니다.
아이디어의 원천은 재미에 있거든요.
당신의 내면에서 잠자고 있던 ‘아이’를 끌어내 보세요.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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