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들은 이혼율이 높기로 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흑인배우 엔젤 워싱턴은 네 자녀와 함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배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했습니다. 어느 날 기자가 그 비결을 물었을 때 그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이렇게 말합니다. 여보, 당신이 옳아요.”

이 말은 상대방의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준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상대방의 견해를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그처럼 어려운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나도 그 말 한마디가 잘 되지 않아 남편과 갈등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남편과 나는 매일 저녁 식사를 마치고 농로를 따라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합니다. 그 일은 하루를 마감하기 전의 일과로 참 좋습니다. 특히 석양을 바라보며 걷는 그 길은 완전히 딴 세계에 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태양의 마지막 작업, 매일 그 모양을 달리하는 것을 보노라면 자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한껏 취하기도 하고 또 인생의 황혼을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 산책길에서 남편과 나는 장래를 이야기하며 ‘십 년 후엔 우리도 이렇게 살아봅시다’ 하고 한 마음이 되어 청사진을 그려보곤 하지요.

우리는 산책길에서 돌아와 편안한 마음으로 TV뉴스를 보며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다가 남편이 어떤 의견을 말하는데, 이때 나는 남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남편은 몇 차례 더 주장을 하지만, 나는 끝까지 내 생각을 고집합니다. 그러면 남편은 화가 나는 모양입니다. 감정이 격해지고, 서로의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들이 오갑니다. 순간 나는 후회합니다. ‘아차 내가 또 실수를 했구나!’

가능하면 남편의 의견을 존중해주면 좋으련만 그런 면에서 나는 늘 서툽니다. 조금 전 산책길에서의 평화롭고 다정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잠들기 전까지 우리들의 시간은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견해를 고집할 일도 아닙니다. 그것은 남편의 견해일 뿐이니까요.

여보,
나도 다른 사람이 내 의견을 거부하거나
부정하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사람의 견해를
반박하곤 합니다. 당신의 견해까지도.

이제부터라도 노력해야겠습니다.
내 것만 옳다고 주장하지 않고
있는 의견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훈련을
하겠습니다.
“여보, 당신이 옳아요.”

- 『남편에게 보내는 아내의 마음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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