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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게 해 주소서
위녕, 요즘 네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아 엄마 마음도 좋지 않구나. 우리는 모녀이면서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서로 적어도 의도된 비밀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젯밤 네가 엄마한테 ‘아무 말도 하기 싫어’ 하는 소리를 듣고 엄마는 거실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새삼 엄마가 네게 못해준 많은 것들도 생각났어. 그래 미안하다. 언제나 미안하구나. 하지만 또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입을 다무는 너를 지켜보면서 엄마는 이제 ‘그래, 이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도 했다. 이건 엄마가 나이를 먹으면서, 그 사이 흘리지 않아도 좋을 피를 마음으로 흘려 가면서 얻은 결론이란다.

아씨시의 성 프란체스코를 아니? 왜 있잖아,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일치를 하는 기도문으로 유명한 그 사람. 그 사람의 기도문을 엄마는 소녀 시절에 꽤 좋아했었는데, 한참 나이를 먹은 후 이 기도문을 발견했단다. 이 기도문의 원문은 이래.

“주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하게 해주시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이 구절이 어느 날 엄마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박혔다. 엄마는 열정이 많은 사람이고 집중력도 강한 편의 사람이란다. 너도 알다시피 무언가를 하나 시작하면 그것에 몰두해 밤을 새우곤 했지. 그것이 학교 시절까지는 참 좋은 점이더구나. 아니 나중에 직업을 갖게 되어서 작가가 된 이후에도 좋은 작용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인간의 문제에 이르러서는 그리 좋은 일이 아니란 걸 이 글귀로 불현듯 깨닫게 된 거지.

엄마는 노력을 하면 그게 무엇이든 좋은 걸 줄 알았어. 나를 오해하고 있는 친구에게는 어떻게든 그 오해를 풀어주려고 노력했고, 나를 미워하는 친구에게는 어떻게든 내 호의를 알려서 나를 좋아하게 하고 싶었다. 내가 믿는 신앙과 내가 믿는 이념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그것을 전파하고 싶어 안달이 나곤 했지. 그리고 그게 아주 잘하는 일인 줄 알았던 거야. 그러나 어느 날 내 소관인 것과 내 소관이 아닌 것이 있다는 것을 바보처럼 깨닫게 되었단다. 남의 마음이라든가, 날씨라든가, 네가 전화도 받지 않고 늦을 때 계속 전화를 걸어대는 것이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거지.

그것은 노력해서 무엇을 하는 일보다 힘든 일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 말이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할 수 없는 일인지 알아차리는 것 말이야. 어제 만일 엄마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네 방으로 가서 너를 계속 귀찮게 하며 무슨 일인지 이야기해보라고 널 졸랐을 거야. 그리고 그 결과가 꼭 좋았을 거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

참 이상하지. 살면서 우리는 가끔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때가 있고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때가 있어.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다면 프란체스코의 말대로 ‘지혜’를 얻는 일이 되겠지. 그런데 이 세상은 말이야.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아야 할 때를 훨씬 더 많이 준다. 소풍가는 날 나빠지는 날씨하고, 나 싫다고 가는 사람하고, 엄마랑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네 마음하고, 어떤 때는 그걸 견뎌야 하는 내 마음까지.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오직 하나의 일은 내 마음을 어떻게든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것, 기다려 주기, 따뜻하게 말해주기, 너에게는 너만의 고유한 상황과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주기. 그러니 말하자면 네 마음이 이럴까 저럴까 억지로 생각하지 말고 조용히 책이라도 들여다보거나, 훌쩍 가방을 들고 수영하러 가기.

위녕, 그래 누구나 입을 다물고 싶을 때가 있지. 엄마가 엄마라는 이유로 혹은 친구라는 이유로 네 입을 여는 것을 강요한다면 그것은 예의가 아니겠지. 걱정스럽지만 그 마음을 아끼는 일도 네게,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에게 필요한 일이겠구나. 하지만 사랑한다. 사랑해서 잘 할 수 있는 일과 사랑하기에 하지 말아야 할 일 두 가지를 구분하는 법을 알게 해 달라고 오늘은 기도하고 싶다. 정말 네 방문을 바라보고 있지 말고 수영가방이라도 챙겨야겠다.

자, 그래도 좋은 하루!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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