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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한 특별한 여행
(김세걸 지음/민미디어/327쪽/8,500원)

처음부터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아이와 단둘이서 배낭여행을 떠났던 것은 아니다. 여행을 통해 아이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아이의 기억 속에 ‘특별한 추억’을 심어줘야겠다는 욕심으로 시작한 여행이었다. 단둘이서 떠나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아내는 직장에 다녀야 했고, 둘째 아이는 너무 어렸고, 4인 가족 모두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을 만큼의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큰맘먹고 내린 결단이었다.

공항에서 아내는 자기가 사랑하는 세 남자 중의 두 남자를 떠나보내게 되어 마음이 허전하다고 했다. 그리고 나보고 같이 떠나보내는 한 남자를 잘 보호해 달라고 간절한 눈빛으로 부탁했다. 부탁할 필요도 없는 부탁이었다. 나 역시 그 남자를 내 생명보다 더 소중히 사랑하고 있으니까. 난 아내에게 나머지 한 남자를 잘 부탁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부탁하지 않아도 그 둘은 깊은 사랑에 빠져 있으니까.

여행을 하면서 난 우리 시대의 젊은 엄마 아빠들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왔는지, 우리의 아이들이 어떻게 크고 있는지를 보게 되었다. 안에서는 잘 안 보이던 것이 밖에 나가니까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우리 집 아이가 너무 버릇이 나쁘다는 것, 자기가 할 일을 스스로 할 줄 모른다는 것, 전혀 남을 배려할 줄 모른다는 것, 공부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공부해야 하는지는 모른다는 것, 나중에 잘 살기 위해서는 명문대학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사회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 등을 발견하였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우리 집 아이가 이런 식으로 크게 된 데에는 요즘 우리 사회의 풍조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빠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빠로서 그 동안 아이의 ‘가정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었던가? 아이가 버릇없이 굴면 그때그때 야단이나 칠 줄 알았지, 아이의 버릇을 바로잡아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던가? 밖에 나가서 술 마시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정작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거의 없지 않았던가?

기러기아빠는 아이를 해외 조기유학 보낸 가정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 같은 사람도 사실 기러기아빠인 셈이다. 밖에 나가서 돈만 벌어다 주고 자녀 양육 및 교육 문제는 전적으로 엄마에게 맡긴다면, 그것이 기러기아빠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해외별거형’ 기러기아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동거형’ 기러기아빠도 있는 것이다. 바쁜 사회생활과 남성 위주의 놀이문화로 인해 가정과 아이들로부터 멀어져 있는 한국의 많은 아빠들이 사실 모두 기러기아빠다.

이러한 자각과 뼈저린 반성 속에서 나는 이번 여행을 강행했다. 아이의 교육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고, 또 많은 실험을 해보았다. 우연이었지만, 엄마 없이 아이와 단둘이서 여행하게 된 것이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했다. 만약 엄마도 같이 여행을 했다면, 아이는 응석을 부렸을 것이고, 나는 아이의 교육 문제에 집중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행하는 동안 나는 딴 데 시선을 팔지 못하고 24시간 내내 아이와 붙어 지내야 했다. 이러한 상황적 요인 때문에 난 아이와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고,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학교나 학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필요하고 소중한 것들을 가르쳐 줄 수 있었다.

나는 여행을 통해 아이에게 상상력을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고 우리가 사는 지구촌의 모습과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어울려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아이에게 ‘아빠와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다. 이 삭막한 세상에 모든 이들로부터 나의 존재가 잊혀진다고 해도, 마지막까지 나를 기억해줄 사람은 내 아이일 텐데, 그 아이에게 뭔가 의미 있는 존재로 기억되고 싶었다. 아이가 커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볼 때, ‘아빠와 함께 특별한 여행’을 했던 때가 그래도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시간이었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 추억은 아이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었다.

우리의 이번 여행은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의 성과를 가져다주었다. 아이가 아빠와 친해지고, 세계 지리, 역사, 문화 등에 대한 견문을 넓힌 것은 물론이고, 아이의 가치관이 바로 잡히고, 태도가 훨씬 의젓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의 이러한 변화가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초등학교 3학년쯤 되면 여행 중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기억한다는 것이다. 아빠의 얘기 중에 이해하지 못한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아이의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언젠가 아이가 필요로 할 때 ‘아빠의 교훈’으로 되살아날 것이다.

난 우리 시대의 젊은 엄마들에게 아이를 ‘아빠와 함께 여행을’ 보내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의 버릇을 바로 잡고 싶으면, 아이의 교육문제에 아빠를 동참시키고 싶으면, 아빠와 아이를 함께 여행 보내라는 것이다. 반드시 장기간의 해외여행이 아니어도 좋다. 다문 2박3일의 국내여행이라도 좋다. 단, 될 수 있는 한 아이와 아빠 단둘이서 떠나게 하라.

또한 나는 우리 시대의 젊은 아빠들에게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싶으면 아이에게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한다. ‘아빠와의 추억만들기’에 여행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더 늦기 전에 떠나라’고 충고하고 싶다. 아이가 좀 더 크면 아빠와 함께 다니기를 불편해 하고 거부할 것이기 때문이다.

난 아이로부터 존경받는 아빠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빠라고 생각한다. 아빠를 존경하는 아이 또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일 것이다. 사실 가까운 사람을 존경하거나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까운 사람에게는 인간의 모든 약점이 쉽게 다 드러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아이와의 여행을 통해 아빠가 살면서 깨우친 지혜를 아이의 기억 속에 듬뿍 심어준다면, 언젠가 아이는 아빠를 이해하게 될 것이고, 아빠를 존경하게 될 것이다.

- 정치학 박사, 서강대 대학원 대우교수 김세걸

- 『아들과 함께한 특별한 여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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