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경제포털
뉴스  ·  증권  ·  부동산  ·  금융  ·  자동차  ·  창업  ·  교육  ·  세무  ·  헬스  ·  BOOK  ·  블로그   
등록예정 2023년 5월 등록예정 도서요약
북다이제스트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회원가입
INFO BOOK
겨울 나무, 나의 자세
(유안진 외 지음/정민미디어/288쪽/8,500원)

겨울 나무, 나의 자세

먼 과거는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세월의 마술은 못 견딜 아픔과 수치마저도 아쉬움과 감미로움으로 둔갑시키며 아늑한 추억의 베일로 가리워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까운 과거는 언제나 부끄럽고 후회스럽기 마련이다. 더욱이 엊그제 같이 지나온 일 년간의 삶의 발자취에는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지워버리고 싶은 회한이 생생히 쳐다보고 있어 오히려 까맣게 잊혀지기를 소원하게도 된다.

지나온 한 해, 돌이켜보면 잘못 판단하고 잘못 결정하고 그래서 수많은 회한의 껍질이 수북히 쌓여있다. 그러나 더욱 더 안타까운 것은 그것 모두가 다시는 오지 않을 생애의 한 토막이며, 거기에 쏟아 부은 땀과 눈물의 자취이며, 허황된 꿈의 껍데기였다는 사실이 아닐까?

그러나 진실로 감사할 것은 자신을 괴롭히는 그 부끄럽고 안타까운 흔적이 참으로 우리를 겸허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이 아니랴. 자신의 약점을 볼 줄 알고 인정할 줄 알면서 정직을 배우고, 교만을 벗어나서 자기 삶의 태도를 겸손하고 신중하게 다스리고, 나아가서 타인의 잘못도 너그러이 용서하고 함께 아파할 줄 알며, 인생의 깊이와 넓이를 그리고 또 긴 안목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니랴.

지나온 일 년 동안 우리 모두는 각자의 목표를 세우고 자기 나름의 방식에서 성실히 땀흘리며 살아왔다. 가족과 친구와 이웃을 사랑하고, 사랑이 지나쳐 질투하고 미워하기도 했을망정 서로의 손을 잡고 도움이 되고자 애써 왔다. 그 누가 자신을 망치기 위해서, 친구와 이웃을 해치기 위해서 고전분투할 만큼 극악하고 어리석을 수 있으랴. 결단코 아무도 없다.

그러나 우리 나름의 사랑하고 사랑을 나누는 방식에서, 땀 흘리는 방식에서 잘못은 없었을까? 오히려 가족과 이웃에게 피해가 되는 것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수고해 오지 않았던가? 그래서 열심을 다해 살고 간 자리에는 언제나 회오의 바람이 불고, 돌이켜 고칠 수 없는 아픔이 된서리치는 것을 또 어쩌랴.

지난 한 해를 어떻게 살아왔든 지금은 돌이켜 반성할 때이며 온갖 꿈의 허상을 떨쳐 버리고 다음 한 해를 위하여 스스로 자청하여 겨울 추위의 아픈 매를 맞고 선 나무의 준엄한 자세를 배울 때다. 철저한 진통, 철저한 회한으로 눈바람에 우는 플라타너스 울음을 함께 울어도 좋으리라. 또는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한 고뇌의 이마에 주름살 접어가며 12월의 거리를 방황해도 좋으리라.

요컨대 삶의 의미란 모든 다른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이 가치롭게 살고자 괴로워하는 그 괴로움의 깊이만큼 의미도 깊어진다는 것을 혼자서 깨닫는 기쁨을 얻으면 더욱 좋으리라.

그 다음에 마주치는 이웃과 따스한 웃음을 나누어 가질 용기를 얻으리라.


새해 아침의 작은 꿈

하늘과 대지가 새롭다. 어제보다 신선한 공기, 신선한 바람, 햇빛은 더욱 맑고 은혜롭다.

새해 아침에는 탈바꿈을 하자. 어제의 근심과 불안을 벗어나서 어제의 우유부단과 소심증을 벗어나서, 바로 어제까지도 그렇듯 스스로를 괴롭히던 알 수 없는 불만과 증오를 벗어나자. 비록 어제와 조금도 다름없는 오늘일지라도 문득 새롭게 보낼 줄 아는 슬기로운 눈을 갖기로.

새해 첫 날에 정한 뜻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옛 속신(俗信)이 우리에겐 있다. 이 속신에서 우리는 적지 않은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 그래서 새해 아침의 첫 인사도 ‘올해도 뜻을 이루게.’, ‘소원 성취하게.’라는 축수를 주고받는다. 좀더 가까운 사이라면 ‘올해는 꼭 승진하게.’, ‘건강을 회복하게.’ 등 구체적으로 축원한다.

새해 아침 많은 것을 욕심부리지 말고 한두 가지 작은 뜻을 정하자. 크고 원대한 포부, 일생을 두고 이룩해야 할 꿈을 정할 수도 있으나, 이 원대한 소원에 가까이 이르기 위해 한두 가지 작은 꿈을 정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리라.

사람을 사랑하고, 될수록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베푸는 일에 인색하지 않기로, 그래서 나의 평화와 사랑이 가족들과 이웃을 밝히는 작은 불빛이 되기를. 새해에는 가정에 한 분의 신을 모셔 들여도 좋으리라. 생활의 피곤과 좌절의 먼지를, 다친 상처를 다독거림받기 위해, 증오와 울분을 미소와 사랑으로 요리하기 위해, 사치와 호사를 탐하지 않고 눈물 적셔 먹는 빵의 참맛을 아는 가족들이 날개 접고 모여 감사로 머리 숙이기 위해.

성실하게 땀 흘리고 웃으려는 이들과 함께 계신 신이여, 지난해도 열심히 살아왔지만, 새해에는 더욱 그러하게 하소서. 탐욕이 아닌 정직한 소망을 위해 새해에도 더 많은 땀을 흘리기로 마음먹은 이들을 기억하소서.

새해 아침을 조용한 지붕 아래서 조촐한 음식상을 마주하고 모여 앉아 각자의 소망을 간추려 밝히면서, 서로 애정을 확인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기쁜 땀을 흘리기로 한 가정마다 골목마다 밝은 태양은 항상 머물라.

자신의 허물에 준열한 이들에게 신의 용서가 봄바람처럼 감돌기를, 혈연과 사랑이 올무나 멍에가 되지 않도록 올바른 방법으로 사랑을 베풀고 인연을 다듬어 키우는 마음마다 하늘의 위로와 격려가 머물기를.

게으름과 증오와 조급함과 불안 등 수많은 자기 내부의 유혹과 적을 상대로 싸우는 이들에게 신능의 힘을 가진 모세의 지팡이를 쥐어 주시기를.

스스로 못났다, 무능하다, 초라하다 느껴질 때 제 스스로 힘을 얻고 새롭게 탈바꿈할 수 있는 어떤 용기와 슬기도 주소서.

해마다 세상을 새롭게 하시는 이여, 새해 아침, 하늘로 마음 연 모든 영혼에게 고개 끄덕여 약속해 주소서.

- 『지란지교를 꿈꾸며』 중에서
번호 | 제목 | 날짜
77 끊어지지 않는 가족 결속력을 위한 우리가족 프렌즈 2005년 05월 25일
76 큰아들 켑 이야기 2005년 05월 11일
75 말 한 마디가 상처를 씻는다 2005년 03월 23일
74 기억 속,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 2005년 02월 24일
73 여보! 나, 뱀에 물렸어! 2005년 02월 02일
72 겨울 나무, 나의 자세 2004년 12월 29일
71 나는 세상에서 ~가 제일 좋아 2004년 11월 29일
70 아버지, 제가 어떤 아이가 되기를 바라셨어요? 2005년 04월 17일
69 혹시 모르니까 2005년 04월 17일
68 남자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가 2005년 04월 17일
단체회원가입안내
독서퀴즈이벤트
나도작가 신청안내
무료체험
1분독서영상
한국독서능력검정 신청
모바일 북다이제스트 이용안내

인재채용 | 광고안내 | 구독신청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서비스문의 이용문의:mkmaster@mk.co.kr
회원문의:usrmaster@mk.co.kr
매경닷컴은 회원의 허락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공개, 유출을 하지 않으며 회원정보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