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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벽돌 두 장만 놓자
얼마 전 가까이 지내는 출판사 대표들을 만났는데 모두들 얼굴 표정이 밝지 않았다. 매년 나오는 말이지만 ‘지금 출판계는 단군 이래 최대의 불황’이라는 말과 함께 우리나라 국민들이 책을 너무 안 읽는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국민들, 특히 젊은 층이 책을 읽게 할 수 있을까 하며 각종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그중에 한 명이 책을 읽는 것도 일종의 전염이니까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청년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자극을 받아 책을 좀 가까이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고는 국내 출판인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출판인회의가 주체가 되어 이러한 독서전파운동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에게 책을 보내주고 책을 읽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여 출판인회의 사이트에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에게 또 다시 책을 보내주면 사회 전반적으로 책 읽는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지 않겠냐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안했다. 우리사회에 독서 문화를 증진시키기 위해 그동안 많은 단체들이 나름대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지만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인 상태였던지라 그나마 그런 방법이라도 해보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들어와 대학에 다니는 큰애에게 이런 독서전파운동을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그래서 학생들이 얻는 게 뭔데요?” 하고 되물었다. “책 읽으면 좋잖아. 책도 선물로 받고.” 그러자 큰애는 “요즘 학생들은 스펙에 관심이 많으니까 스펙을 쌓는 데 도움이 되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을걸요.” 하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순간 나는 ‘그럼 스펙에 도움이 되게 하면 되잖아, 어떻게 하면 책을 읽는 것이 스펙에 도움이 되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그래, 토익(TOEIC)처럼 책을 읽고 시험을 봐서 점수를 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큰애에게 말했더니 “그러면 되겠네요. 그런데 누가 책을 읽고 그런 시험을 보려고 하겠어요.” 하고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모두들 취직하려고 토익 공부도 하고 봉사활동도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책을 읽고 독서능력 점수를 받으면 취업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특히 요즘 많은 기업들이 독서경영을 통해 직원들의 창의력 개발과 함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영어 실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독서라고 할 수 있지.”

실제로 오늘날처럼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놓여 있는 기업들은 판에 박힌 지식이나 영어실력이 있는 직원들보다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있는 인재를 원한다. 그리고 아이디어와 창의력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이처럼 독서를 통한 자기 계발과 창의력 함양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안타깝게도 책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결국 어떻게 해서든 젊은이들에게 책을 읽히려면 일종의 자격시험처럼 독서능력검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침내 회사 내에 한국독서능력검정위원회를 만들고 2013년 5월 제1회 한국독서능력검정시험을 실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위해 독서경영으로 이름난 포스코에서 ‘포스코패밀리 권장 도서’로 선정한 책, 주요 대학 추천 도서, 그리고 유명 CEO의 추천 도서들 중, 총 100권의 도서를 출제 대상 도서로 선정하고 각 권당 한 문제씩, 총 100문제를 출제해 독서능력검정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조금이라도 책을 가까이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품고 그동안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전인미답의 경지에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한동안 이 프로젝트에만 전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걱정과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괜한 짓으로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아닐까? 과연 몇 사람이나 독서능력검정에 관심을 갖고 응시를 할 것인가. 걱정스러운 마음에 응시율을 높이기 위해 응시자 전원에게 책을 1권씩 선물하고 자격검정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1~3등까지 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몇 명이나 응시할지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혹시라도 이 프로젝트가 좋은 성과를 내면 큰 기업이나 단체가 달려들어 괜히 헛고생만 하고 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생겼다. 바로 그때 얼마 전 책에서 읽었던 한 구절이 생각났다.

“나는 사회가 나아지는 데 벽돌 두 장만 놓아야지, 이 생각밖에 없다. 딱 벽돌 두 장.” - 『주기자』

그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걱정과 두려움이 말끔히 사라졌다.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이라면 설령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가치가 있는 일 아닌가. 그리고 내가 그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지 말자. 내가 일단 시작한 일을 누군가가 더 잘 할 수 있으면 그 또한 보람 있는 일 아닌가. ‘그래, 정말 우리 사회를 위해 벽돌 두 장만 쌓는다는 마음으로 해보자.’

어쩌면 우리 사회는 이처럼 벽돌 두 장만 놓는다는 마음으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 되고 있는지 모른다. 거창하게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외쳐대기보다는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딱 벽돌 두 장만 올리겠다는 마음이 모일 때 우리 사회는 모두가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아름다운 곳이 될 것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주기자』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346쪽 /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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