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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삶을 위한 조삼모사(朝三暮四)
오늘도 한발 늦었다. 가깝게 지내는 지인들과 식당이나 카페에서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고 나올 때마다 전쟁 아닌 전쟁을 한다. 서로 자기가 계산을 하겠다며 옥신각신하다가 이제는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슬그머니 일어나 미리 돈을 내고 오기도 한다. 심지어는 식당에 들어가면서 먼저 계산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과거 직장에 다닐 때 우스갯소리로 어떤 사람은 일부러 끈을 매는 구두를 신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동료들끼리 식사를 하러 갔을 때 보통 제일 먼저 카운터로 가는 사람이 밥값을 내다 보니 계산을 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구두끈을 매는 척하며 시간을 끌곤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방식이든 긴 시간을 놓고 보면 결과는 마찬가지다. 아무리 호인이라도 밥값이나 찻값을 매번 내지 않을 터이고 아무리 뻔뻔한 사람이라도 계속해서 얻어먹을 수는 없을 테니까 약간의 오차는 있겠지만 서로 자기가 돈을 내겠다고 하는 것이나 서로 눈치를 보며 다른 사람이 먼저 계산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나 결과적으로는 더치페이를 하는 것과 같이 서로 공평하게 내게 되는 셈이다. 다만 누가 먼저 내고 누가 나중에 내는가의 차이일 뿐 결국 조삼모사(朝三暮四)다.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보면, 송(宋)나라에 저공(狙公)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저(狙)란 원숭이를 뜻한다. 저공은 많은 원숭이를 기르고 있었는데 그는 가족의 양식까지 퍼다가 먹일 정도로 원숭이를 좋아했다. 그래서 원숭이들은 저공을 따랐고 마음까지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워낙 많은 원숭이를 기르다 보니 먹이를 대는 일이 날로 어려워졌다. 그래서 저공은 원숭이에게 나누어 줄 먹이를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먹이를 줄이면 원숭이들이 자기를 싫어할 것 같아 그는 우선 원숭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에게 나누어 주는 도토리를 앞으로는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朝三暮四)’씩 줄 생각인데 어떠냐?” 그러자 원숭이들은 하나같이 화를 냈다. ‘아침에 도토리 세 개로는 배가 고프다’는 불만임을 안 저공은 ‘됐다’ 싶어 이번에는 이렇게 말했다. “그럼,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朝四暮三)씩 주마.” 그러자 원숭이들은 모두 기뻐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서 보면 원숭이들이 매우 어리석은 것 같은데 사람들도 종종 원숭이처럼 굴 때가 있다. 어차피 손해의 총량은 같은데도 지금 당장 손해를 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조삼모사와 같은 개념으로 ‘마시멜로 효과’라는 것이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 월터 미셸(W. Mischel)은 1966년에 네 살짜리 꼬마들 653명을 대상으로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미셸 교수는 꼬마들에게 마시멜로 하나를 주면서 15분 동안 먹지 않고 참으면 두 개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 결과 절반의 아이들은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어버렸다. 15년 후 미셸 교수는 십 대가 된 그 아이들을 다시 만났고, 1981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마디로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오래 참은 아이일수록 참지 못한 아이들보다 가정 및 학교 그리고 삶 전반에 걸쳐 훨씬 우수했고, 대학입학시험(SAT)에서도 같은 또래들에 비해 뛰어난 성취도를 보였다. 이후 계속적인 추적 연구를 통해 인내하지 못한 꼬마들이 비만, 약물중독, 사회 부적응 등의 문제를 가진 어른으로 살고 있는 데 반해 인내력을 발휘한 꼬마들은 성공한 중년의 삶을 살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꼬마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시멜로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순간의 유혹에 눈이 멀어 검은돈을 받았다가 결국은 감옥으로 가는 공무원들,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파렴치한 정치꾼들, 이미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살 수 있는 부를 쌓아놓고도 끝없는 탐욕의 노예가 되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이익을 추구하다 소중한 목숨을 잃게 만든 악덕 기업가들, 이들 모두 지금 눈앞에 놓여 있는 달콤한 마시멜로가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독약일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고난과 어려움에 직면한다. 어떤 고난은 자신 스스로 자초한 것일 수도 있고 어떤 것은 자신의 의지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예기치 않게 일어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실직이나 사업상의 실패, 건강을 잃는 일 등등 고난은 다양한 모습과 강도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어쩌면 평생 동안 우리들 각자가 겪게 되는 고난과 어려움의 총량은 같을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의 어려움을 모면하기 위해 쉬운 길을 택한다면 그 어려움은 결국 나중으로 미뤄져 어떤 형태로든 다시 돌아오고, 반면에 지금 어려움을 견뎌 내고 극복하면 나중에 평탄한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현실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너무 절망하지 말고, 또한 지금 모든 일이 순조로워 한없이 기쁘고 행복하더라도 지나치게 기뻐하지 말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솔로몬의 고백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힘든 고난도 아무리 가슴 벅찬 기쁨도 결국은 지나가고 만다.

어차피 인생은 고통과 기쁨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엮이는 것이다. 오로지 고난만 있는 삶도 없고 오로지 기쁨만 있는 삶도 없다. 따라서 고난이 다가오면 피하지 말고 그 고난의 의미를 생각하고 고난을 허락하신 절대자의 뜻을 생각함으로써 한 단계 성숙해지고 이를 통해 아침의 고난을 저녁의 축복으로 바꾸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 『한자성어·고사명언구 대사전 23,000어』 중에서
(조기형, 이상억 엮음 / 이담북스 / 1,214쪽 / 7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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