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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장애 바이러스 치유하기
최근 TV를 보다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차량 두 대가 접촉사고가 났고 운전자들끼리 서로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중 한 명이 자신의 차에 올라타더니 차를 몰아 상대방을 들이받았다. 다시 차에서 내린 그는 쓰러진 상대방을 내려다보며 여유롭게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 사람이 당시 어떤 심리 상태였는지 모르지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얼마 전에는 한 30대 여자가 남자 친구와 말다툼을 하고 나서 분을 참지 못해 광화문에서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다 제지하던 경찰을 매달고 달렸다는 보도도 있었다. 화를 참지 못하고 어린아이를 사정없이 후려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폭행 사건, 광기에 사로잡혀 성폭행과 살인을 저지른 안산 모녀 인질극 사건 등은 분노로 가득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는 화가 난다고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을 향해 폭행을 가하거나 살인까지 저지르는 묻지마 범죄까지 늘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분노조절장애 바이러스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 듯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살다 보면 가정이나 직장 또는 공공장소에서 화를 참기 힘든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는 화를 그대로 발산하면 큰 문제로 이어지고 결국은 후회만 남을 뿐이다. 사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우리는 너무도 쉽게 화를 낸다. 그리고 순간적인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쓸데없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을 우리 스스로 큰일로 키우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부간의 갈등,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역시 시작은 별것도 아닌 사소한 일이었지만 화가 점점 그것을 키워 결국은 부부가 갈라서고, 부모와 자식이 연을 끊는 일도 생긴다.

아마도 화는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했던 날부터 시작되었고 죽는 날까지도 쉽게 다스릴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따라서 일찍이 동서고금의 수많은 성현들은 화에 대해 성찰하고 화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000년 전 고대 스토아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 세네카가 쓴 『화 다스리기』는 분노조절장애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화를 다스리는 좋은 처방전을 제시한다.

화라는 감정은 고삐 풀린 망아지와 같아서 일단 화가 시작되면 그 후로는 나를 마음대로 다스리기가 힘들다. 화는 어떤 격정보다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다. 굶주림에 지치거나 사냥꾼의 창에 급소를 찔려 죽어가면서 마지막 공격을 하는 짐승들조차 분노에 휩싸인 인간보다 추악하지 않다. 우리가 저지른 모든 악행은 바로 화에서 시작된다.

화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잠시 멈추는 것이다. 잠시 멈추고 시간을 갖다 보면 처음 솟구쳤던 화가 누그러지고 온통 시커먼 구름으로 덮여 있던 마음이 맑아진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앞뒤 보지 않고 덤벼들었던 태도가 누그러지고 때로는 화가 스스로 가라앉기도 한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적당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흥분된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정확히 볼 수가 없다.

또한 화는 ‘나는 잘못이 없다’는 착각에서부터 비롯된다. 본질적으로 우리 모두는 죄인이며 이 세상 그 누구도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모두가 죄인임을 인식하면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서도 보다 관대해질 수 있고 서로를 용서할 수 있다. 용서야말로 내 자신의 평온을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

화의 시작점이 하찮은 일이었음을 깨닫자. 우리는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낸다. 화난 사람들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짐승들이 보여주는 행동을 똑같이 한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수소는 붉은색을 보고 흥분하고, 코브라는 그림자만 봐도 고개를 쳐들며, 곰과 사자는 펄럭이는 천 조각에 흥분한다. 거칠고 야만적인 본성을 타고난 생명체들은 소소한 것들에 자극을 받는다. 내가 지금 화를 내고 있는 일이 정말 화를 낼 만큼 중요한 일인지 생각해보자.

화를 내면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라. “어쩌자고 우리는 짧은 인생을 분노에 사로잡혀 타인을 괴롭히고 슬프게 만드는 데 낭비하고 있는가? 고결한 즐거움을 누리기도 짧은 시간이 아닌가?”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다.

나 역시 얼마 전 조금 떨어진 동네 목욕탕을 가기 위해 차를 가지고 나갔다. 목욕탕 주차장으로 막 진입하려고 하는데 차 한 대가 입구를 막고 서 있었다. 그래서 경적을 짧게 울렸다. 상대방 운전자는 나를 한 번 힐끗 쳐다보더니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차에서 천천히 내려 목욕탕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아내인 듯 보이는 여자를 뒤따라가서 뭔가를 전해주고 나서는 내 차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그러더니 창문을 툭툭 치며 창문을 내리라고 손짓한다. 내가 창문을 내리자 그가 “왜 경적을 울리는 거요. 이제 그런 시대는 아니잖아요.” 하고 훈계조로 말했다. 나는 다소 어이가 없었지만 “네, 죄송합니다.” 하고 말았다.

예전 같으면 “아니, 왜 입구를 막고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겠지만 요새는 아이들이 조금 있으면 결혼할 때가 돼서인지 ‘혹시 저 사람이 사돈이 될 사람인지도 몰라’ 하는 마음으로 참고 넘어간다. ‘그래, 내가 조금 더 참았으면 됐을 텐데, 급한 성질 아직도 못 버리고 경적을 울리고 말았네.’ 하고 생각했다. 만일 그 순간 참지 못하고 상대방과 대거리를 했으면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기분이 언짢고 그 일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었을 텐데, 그렇게 사과를 하고 나니 마음도 홀가분하고 더 이상 그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다.

세네카의 책을 읽은 덕분에 나 자신도 모르게 어느 정도 화를 다스리는 훈련이 된 것 같다. 상대방에 즉각 대응하기 전에 일단 멈추고, ‘내 잘못일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고, 언제 어떻게 다시 보게 될지 모르는 인연이니까 상대의 잘못도 용서하고, 그리고 ‘사소한 일이었어’ 하고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평온해진다. 부디 올 한 해 동안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화를 잘 다스려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 소울메이트 / 244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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