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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자란다
최근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한 서울대생이 재학생 온라인커뮤니티에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9급 공무원 시험을 선택해 합격했다”는 글을 올려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의 선택에 대해 용기 있는 선택이라며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한편에서는 한국의 취업난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과 함께, 서울대 학벌이 아깝다, 주변의 기대를 저버렸다, 젊은이라면 안정을 추구하기보다는 도전을 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한 현직 9급 공무원은 공무원이 되어도 일이 많아 야근도 수시로 해야 하기 때문에 공무원이라고 해서 ‘저녁이 있는 삶’이 꼭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참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40년쯤 전인 1977년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할 형편이 못 되어 당시 5급 국가공무원(현재 9급 국가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때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따로 공부를 하지 않고도 국가공무원 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합격 통보를 받고 몇 개월 후 발령이 나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겠다는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대학을 나와 꼭 뭘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입시공부를 했다. 다음 해 대학 입학시험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로 모은 돈을 손에 쥐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15년간 직장생활을 한 뒤 북코스모스를 창업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구체적이지는 않았지만 나는 늘 뭔가를 꿈꾸며 살아왔던 것 같다. 때로는 한없이 소박하고 때로는 제법 거창한 꿈을 꾸기도 했다. 누가 뭐라고 하든 나는 꿈을 향해 다가가려고 노력했고 그러한 꿈은 나의 삶의 원동력이었고 늘 도전하는 삶을 살게 해주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나는 타인의 기대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9급 공무원의 길을 선택한 그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 부모나 친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사회적으로도 그다지 박수 받을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러한 통념의 벽을 깨뜨렸다는 것, 그리고 돈과 체면보다는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새로운 길에 도전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낸다. 서울대를 나왔으면 꼭 판·검사나 의사 또는 고액 연봉의 내로라하는 직장에서 근무해야만 도전하는 삶이고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삶일까? 요즘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판·검사가 되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모든 판·검사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닌가. 돈과 출세에 높은 가치를 두고 판·검사가 되려고 하는 것은 열정과 패기로 도전하는 삶이고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가치를 위해 9급 공무원의 삶을 택한 것은 젊은이로서 현실 안주이고 또한 창피한 일이라는 생각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실제로 가까운 친척 중에 서울대 인기학과를 졸업하고 5년 넘게 취업 전쟁에 매달렸지만 여태껏 취업을 하지 못해 지금은 의학전문대학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청년도 있다. 그 청년의 부모는 지금이라도 9급 공무원 시험이라도 보든지 아니면 전문대학교에 다시 들어가 기술이라도 배우면 좋겠다고 하소연하지만 그 청년의 귀에 부모님의 그런 소리가 들릴 리 만무하다.

많은 사람들이 꿈 하면 거창한 것을 생각한다. 그러나 김홍태가 쓴 『동사형 꿈』을 보면 꿈은 처음부터 거창하다기보다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바뀌기도 하면서 조금씩 자라는 것 같다.

인체의 면역체계를 밝혀내 많은 전염병을 물리친 과학자 파스퇴르의 어린 시절 꿈은 무엇이었을까? 파스퇴르는 어렸을 때 그림에 소질이 있는 소년이었다. 그래서 그는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파리의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는 공부를 하면서 자연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고, 의문을 풀기 위해 연구했다. 그 후 그는 릴 대학의 화학 교수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자의 아버지가 파스퇴르를 찾아왔다. 그는 술을 제조하고 있는데, 어떤 술통에서는 술이 제대로 되고, 어떤 술통에서는 제대로 되지 않아 생산량을 예측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파스퇴르는 술 제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지만 특유의 호기심으로 이 문제에 매달렸고, 마침내 그 차이가 효모와 유산균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다. 이렇게 그림에 소질 있던 소년이 화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고, 미생물에 관심을 갖게 되어 나중에는 전염병균을 연구하게 되었다. 파스퇴르는 처음부터 과학자가 되어 인류에 도움을 주는 유산균과 전염병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도 처음부터 멋지고 거창한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룬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서울대 나온 판·검사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서울대 나온 9급 공무원은 귀하다. 서울대 나온 9급 공무원이 공공서비스의 일선 현장에서 자그마한 일에서라도 변화와 혁신을 몰고 온다면 우리 사회에 판·검사보다도 훨씬 더 유용한 가치를 창출해낼 수도 있다. 낮에는 공공을 위해 일하는 삶을 통해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도 있고, 또는 그 과정에서 다른 꿈을 갖게 될 수도 있다. 9급 공무원이 되었다고 해서 꿈과 도전이 멈추고, 열정과 패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꿈은 자라는 것이니까. 그리고 그 꿈이 소박한 것이든 거창한 것이든 그는 또다시 우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길을 열게 될지도 모른다. 다른 펭귄들이 모두 머뭇거리는 가운데 가장 먼저 바다에 용기 있게 뛰어드는 ‘최초의 펭귄’처럼.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동사형 꿈』 중에서
(김홍태 지음 / 시간여행 / 272쪽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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