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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후리(先義後利)
최근 유명 연예인의 유골이 도난당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유명을 달리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잠겨 그녀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했다. 그런데 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어이없게도 누군가가 그녀가 잠들어 있는 묘지를 부수고 유골을 가져간 것이다. 그녀를 너무나 좋아했던 나머지 그런 것인지 아니면 돈을 노리고 한 짓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 이것은 도저히 정상적인 인간의 행위라고 할 수 없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자신이 유골함을 가지고 있으니 1억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파렴치한까지 등장해 유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은 거의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라 돈의 위력은 개인의 행과 불행 그리고 생사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막강하기 그지없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돈의 노예가 되어 인간의 도리를 망각한 채 식품에 유해 첨가물을 넣고, 식품 원산지를 속이며, 허위 과장 광고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등 온갖 사특한 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한다.

이처럼 부정한 방법으로 일시적으로는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번 돈이나 재물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머리를 굴려 사특한 방법을 생각하기 보다는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나아가 그렇게 번 돈을 아름답게 쓸 수 있는 지혜를 구해야 한다. 홍하상이 최근에 저술한 『일본의 상도』에서 소개하고 있는 한 일본 상인의 이야기는 지혜롭게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이를 아름답게 쓰는 일이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인지를 보여준다.

1600년 9월. 세키가하라 벌판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대신한 이시다 미쓰나리의 군대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군대가 천하의 자웅을 겨루는 한판 승부를 위해 포진하고 있었다. 당시 도쿠가와 측은 군인의 숫자나 군수물자 등 모든 면에서 열세였다. 더욱이 도쿠가와 군은 천막이 모자라 병사들이 찬 이슬을 맞으면서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모든 것이 열세였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고양이의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때 오사카의 상인 요도야 죠안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세키가하라 언덕에 원하는 만큼의 천막과 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사정이 급박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요도야의 도움을 받아들이자 요도야 죠안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원하는 만큼의 천막을 세키가하라 언덕에 지어 주었다. 수천 동의 천막이 언덕에 세워지자 도쿠가와 진영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용기백배했다.

1600년 9월 15일 새벽 6시부터 양 진영의 군대는 격돌했다. 결국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겼고, 일본은 그의 손에 들어갔다. 일본의 주인이 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입장에서 요도야 죠안은 고맙기 그지없는 은인이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요도야에게 뭔가 보답하고 싶었다. “그대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 보답하고 싶은데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얘기해 보라.”
그러자 요도야 죠안은 “괜찮습니다”라고 사양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그래도 이야기해 보라”고 하자 요도야 죠안이 겨우 대답했다.
“들판에 널려 있는 시체를 치우게 해 주십시오.”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는 매우 뜻밖의 청이었다. 안 그래도 들판에 널려 있는 수많은 시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다. 여름이 되면 시체가 썩어 악취가 진동할 것이고 전염병이 창궐할까 걱정되어 돈을 들여서라도 시체를 치우려고 했다. 그런데 요도야가 지난번에는 공짜로 천막을 수천 동 지어 주더니, 이번에는 시체까지 처리해 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감동했다.

그 다음날부터 요도야 죠안은 부하들과 함께 시체 처리에 나섰다. 우선 수많은 시체들을 수습하여 장사를 지내주었다. 시체의 수도 셀 수 없었지만 시체 옆에는 그들이 쓰던 투구와 갑옷, 창과 칼도 무수히 널려 있었다. 요도야 조안은 시체 옆에 있던 갑옷과 투구, 창과 칼을 따로 모았다. 결산을 해보니 시체 처리 비용을 제하고도 몇 곱의 이익이 남았다. 요도야 죠안은 과연 장사꾼이었다. 당시 일본의 투구와 갑옷은 매우 고가였다. 또한 품질이 좋은 칼의 값은 금과 은의 가치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요도야 죠안이 투구와 갑옷, 칼과 창을 모조리 수거해 갔다는 보고를 받은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무릎을 탁 쳤다. “역시 장사꾼이다!”
장사의 귀재였던 요도야 죠안은 그렇게 번 돈으로 오사카를 위해서 많은 일을 했다. 오늘날 오사카 중심에 있는 요도야바시라는 지명은 그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도야 죠안은 그밖에도 지혜의 힘을 빌어 어려운 성(城) 공사를 완공해내고 쌀가마니와 돌가마니를 바꾸는 방식으로 제방을 쌓는 등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그 돈을 그 지역의 발전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의 이름은 향기를 잃지 않고 있다. 황금만능의 시대로 일컬어지는 오늘날 돈의 유혹을 떨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돈 그자체가 목적이 될 때는 인간의 도리를 망각하고 돈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어떤 기회가 다가왔을 때 그것이 얼마만큼의 돈을 벌어다 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과연 그것이 정당한 일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참다운 삶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 『일본의 상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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