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경제포털
뉴스  ·  증권  ·  부동산  ·  금융  ·  자동차  ·  창업  ·  교육  ·  세무  ·  헬스  ·  BOOK  ·  블로그   
등록예정 2024년 4월 등록예정 도서요약
북다이제스트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회원가입
INFO BOOK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최근 한 국회의원의 부적절한 성희롱 발언의 파문이 확산되면서 의원직 사퇴 요구와 함께 정치 쟁점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그는 사실적 근거도 없이 아나운서들을 집단으로 비하하고 또한 특정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뱉어냄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고, 그로 인해 자신이 지금까지 힘겹게 쌓아온 많은 것들을 잃을 지경에 놓여 있다. 그는 언론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그의 주장대로 언론의 보도가 진실을 제대로 담고 있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만일 그렇다면 그 역시 겉으로 보이는 현상만으로 사람들을 함부로 판단하고 상처 주는 작금의 세태에 의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셈이다. 예부터 ‘남자의 말 한 마디는 천금의 무게가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이 처한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함부로 판단하고 말해 상처를 주곤 한다.

2009 넥스트 플러스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필립 클로델 감독의 작품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는 15년간 수감생활을 하고 출소한 한 여인이 새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프랑스 영화다.

유능한 의사였던 줄리엣은 여섯 살 난 친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 일로 인해 그녀는 부모에게조차 철저히 외면당한다. 당시 10대의 여동생 레아는 언니가 살인을 했다는 사실에 큰 혼란을 겪고, 부모는 줄리엣이 살아 있다는 사실마저 부정하도록 레아를 세뇌시킨다. 그렇게 줄리엣은 오랜 세월 ‘세상에 없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15년 후, 레아는 줄리엣이 출소한다는 연락을 받고 거부할 수 없는 핏줄의 정으로 그녀를 받아들인다.

줄리엣은 자신이 자식을 살해한 사실만을 인정할 뿐 그 외의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주변에 범죄 사실이 알려지면서 줄리엣은 번번이 취업을 거절당하고 레아의 남편은 자신의 아이를 줄리엣이 해칠까 두려워 경계하지만 줄리엣은 끝내 자신을 변호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를 두고 사람들은 온갖 엽기적인 상상으로 괴물취급을 한다.

뒤늦게 밝혀진 진실은, 안락사였다. 줄리엣은 자신의 아이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불가능한 치료에 매달리면서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아 그 같은 선택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진실이 어떻든 자식을 죽인 어머니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에 그녀는 철저하게 자신의 의지에 따른 형벌을 자처한 것이다.

‘신문은 사실을 말해주지만 진실을 알려주지 못한다.’ 줄리엣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신문에 드러난 사실 그 이상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녀가 입을 다물고 있는 동안, 세상은 그녀에게 친자식을 죽인 악독한 어머니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편견 어린 모진 시선을 보낸다. ‘만약 내가 줄리엣의 입장이었다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어쩌면 나도 그녀와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줄리엣은 웃지 않는다. 사람들이 좀 더 일찍 편견을 버리고 그녀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하도록 노력했다면 줄리엣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길이 조금은 가깝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거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사고가 부족할 때 공존과 소통의 문화가 뿌리내릴 수 없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겉으로 드러난 현상이나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일부 사실만으로 사람들을 함부로 판단하고 이면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편을 가르고 나만 옳고 너는 그르다는 식의 흑백논리가 사회전체에 팽배하면서 진보와 보수,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등 계층 간 대립과 갈등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동아일보가 우리 사회가 소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걸음으로 ‘적극적 역지사지’의 상황을 시도한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동아일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 사안인 ‘4대강 개발’을 주제로 한나라당 의원과 민주당 의원이 서로 역할을 바꾸어 민주당 의원이 4대강 개발 사업을 찬성하고 한나라당 의원이 반대하는 형식의 토론회를 마련하여 서로가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이해하고 소통의 가능성을 탐색해볼 수 있는 신선한 시도를 했다. 이러한 시도들을 발판으로 우리 모두가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편의 말에 보다 귀를 기울이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공존과 소통의 문화가 충만하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고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건강하고 역동적인 사회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번호 | 제목 | 날짜
87 변화의 속도 따라잡기 2011년 04월 25일
86 잘 죽는 것은 축복이다 2011년 03월 30일
85 산다는 것은 감사의 연속 2011년 02월 23일
84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하여 2011년 01월 27일
83 결코 행동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 2010년 12월 30일
82 악업(惡業)의 종말 2010년 11월 30일
81 다문화는 새로운 성장 동력 2010년 10월 28일
80 정의로운 사회를 위하여 미덕을 키워나가기 2010년 09월 28일
79 차원과 경계를 통한 이해 2010년 08월 31일
78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2010년 07월 29일
단체회원가입안내
독서퀴즈이벤트
나도작가 신청안내
무료체험
1분독서영상
한국독서능력검정 신청
모바일 북다이제스트 이용안내

인재채용 | 광고안내 | 구독신청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서비스문의 이용문의:mkmaster@mk.co.kr
회원문의:usrmaster@mk.co.kr
매경닷컴은 회원의 허락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공개, 유출을 하지 않으며 회원정보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