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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를 갖고 꿈을 즐겨라
필자는 책을 읽는 것이 직업이다 보니 참 행복하다. 그래서 늘 농담반 진담반으로 세상에 부러운 사람이 없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부러운 사람이 생겼다. 바로 골프선수들이다. 골프가 직업이고 매일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그래서 언젠가 두 아들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만일 내가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골프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큰 아들에게 “아빠는 네가 골프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네가 출전한 경기에 골프백을 메고 네 경기를 보는 것이 소원이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큰애는 운동신경이 남달라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 골프도 대학교 1학년 때 교양과목으로 한 학기 수강한 뒤부터 흥미를 느끼고 곧 잘 쳤다. 그래서 종종 연습장에 데리고 가기도 하고 같이 스크린 골프도 하곤 했다. 필자는 큰애가 골프에 나름대로 재능이 있음을 확인하고부터 그애가 정말 골프선수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굳어져갔다. 그러던 중 그애는 대학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했고 몇 개월 후 군대에서 전화를 걸어 필자에게 말했다. “아빠, 제 꿈을 찾았어요. 저 골프에 한 번 도전해볼 거예요.” 필자는 마치 아들이 벌써 PGA 무대에 서기라도 한 것처럼 가슴이 설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컸다. 초등학교 때부터 골프를 시작했던, 저보다 훨씬 어린 선수들은 뛰어난 기량으로 벌써 세계 정상을 넘보고 있는데 군대를 제대하면 스물 세 살인 큰애가 걸음마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모한 일처럼 보였다.

그래서 필자는 큰애에게 제대하고 1년 만에 이븐파(72타)를 치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렇지 못하면 깨끗하게 골프를 포기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야기했고 그애도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후 필자는 일분 일초도 아까워 매주 토요일 면회를 가서 외출이 허용되는 4시간 동안 아이를 데리고 나와 점심을 먹은 뒤 근처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게 했다. 그런데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의 열의를 보이지 않자 나는 점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며칠 후 큰애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너 정말 골프에 열정이 있는 거냐”고 물었다. “골프에 관한한 너는 지금 다른 애들에 비해서 엄청나게 늦게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보다 몇 배의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 주 네가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너에게 정말 그런 의지와 열정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제대하고 1년 동안은 정말 밥 먹고 잠자는 것만 빼고 모든 시간을 골프에 바칠 수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런 열정과 의지가 너에게 있는지 네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그게 아니라면 지금 당장 그만두는 것이 낫다.” 필자가 계속 다그치자 아이는 마침내 자신은 제대하면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아빠가 기대하는 것처럼 하루 온종일 골프에만 매달릴 자신은 없다고 토로했다. 필자는 그러면 지금부터 깨끗이 그 꿈을 접으라고 말하고 다음 주부터는 면회도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내 꿈이 좌절된 것보다 더 마음이 아프고 아들에게 서운한 마음마저 들었다. 자신이 선택한 꿈인데 왜 그런 열정과 의지가 없는 것일까. 그렇게 두 주일이 지난 후 어느 날 아내가 “당신이 너무 윽박질러 아이의 꿈을 포기하게 만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나는 아니 그렇게 늦게 시작했는데 그 정도 열정과 의지가 없으면 공연히 헛된 꿈에 돈, 시간 그리고 에너지를 낭비하는 거니까 일찌감치 포기하고 학업에 충실해 취업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내는 아이가 처음으로 자신의 꿈을 가졌으니까 일단 한 번 해보고 나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 접게 해야지, 기회도 주지 않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아이의 꿈을 포기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한참 공부해야 할 황금 같은 시기에 헛된 꿈에 매달렸다가 자칫 자신감도 잃고 대학 생활도 망쳐 앞으로의 삶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만 반복했다. 그런데도 아내는 아이가 제대하고 난 후 일단 시작해보고 골프가 좋아지면 열정도 의지도 생기는 것이지 제대로 코치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부터 열정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너무 조급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내와 그렇게 한참 동안 공방을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런데 문득 ‘그래, 즐기면 되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아직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강렬하지는 않지만 다행히 큰애는 골프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자신의 잘못된 스윙을 스스로 교정해나가는 학습 능력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골프 자체를 즐기는 것만은 분명했다. 문득 논어에 나오는 글귀가 머리에 떠올랐다.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知者)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갑자기 아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열정과 의지만을 강요했던 나로 인해 큰애는 가슴 설레며 품었던 꿈을 접고 만 것은 아닐까? 그 녀석이 “예, 아빠. 밥 먹고 잠자는 시간만 빼고 오로지 골프에만 매달릴 거예요” 하고 자신 있게 말해주었으면 좋았겠지만 한편으로 어디 열정과 의지만 가지고 될 일인가. 물론 현실적으로 그러한 열정과 의지가 없다면 결코 선수로서 필드에 선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골프 자체를 즐기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면 설령 기대했던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가장 찬란한 인생의 청춘기에 자신의 꿈을 마음껏 즐겼다는 뿌듯함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매사에 조급하고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러나 꿈이란 원래 다소 허황된 것이 아닐까. 설령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1~2년을 불가능한 꿈을 위해 투자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헛된 낭비가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가장 큰 원동력이자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요즈음 40대에 들어서서야 ‘내 꿈은 원래 이게 아니었는데’ 하고 그 동안 살아온 삶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먼 훗날 후회하지 않도록 자신의 꿈을 충분히 즐기고 키워나갈 수 있게 모든 부모들이 조급증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좋겠다.

- 『논어 이야기』 중에서
(왕전리, 시려 지음 / 다산미디어 / 288쪽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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