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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시작한 날, 별자리 하나가 새로 생겼다
아름다운 구도자 틱낫한은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라며 사람들의 사랑을 격려한다.

매번 처음인 사랑.

사랑이 거듭될수록 분명히 알게 되는 진실이 있다. 서툴러 힘들거나 너무 사랑해서 가슴 아프거나 배반당하거나 권태롭거나 한 사랑들을 지나면서 우리는 알게 된다. 태어난 사랑은 성장하고, 성장한 사랑은 차츰 늙어가며,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사랑의 죽음을 흔히 ‘사랑이 식는다’라고 표현하지만, 나는 사랑의 죽음이라는 표현이 훨씬 진실에 육박한다고 느낀다. 사랑은 두 사람이 이전에 겪어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관계성의 세계를 탄생시키는 사건이고, 이 사건을 온몸으로 창조한 주체들이라면 사랑의 죽음을 거쳐야 비로소 관계가 정리된다. 태어난 것이 제대로 죽은 다음에야 다시 새로운 것이 태어날 수 있는 것처럼. 뜨거워졌다가 식어버리면 쿨하게 안녕인 사랑은 없다. 그래서 사랑은 위험하고, 그러므로 사랑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젊은 벗들이 깜짝 놀라며 묻는다. “사랑이 어떻게 변해요?” “변한다면 그건 애초에 사랑이 아닌 거겠죠!” “사랑이 어떻게 죽어요?”

사랑의 탄생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알기 때문에 사랑의 죽음을 인정하는 것은 어렵다. 사랑의 시작이 감미로울수록 사랑의 질병과 죽음을 떠올리기 싫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결혼식장에서 ‘우리 사랑이 영원해야 한다’는 서약을 하는 이유도 불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을 경험할수록 드러나는 진실은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향하는 것과 현실의 괴리 앞에서 우리는 자주 당혹스러워하며 길을 잃는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사랑의 죽음을 두려워할까? 사랑이 영원하지 않음을 직시하는 것이 왜 그토록 불경한가? 사랑의 영원성은 오늘의 사랑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일깨우며, 사랑의 필멸성은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열렬히 누리게 하는 값진 열쇠 아닌가.

사랑은 탄생 자체로 영원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지 못했을 때 내 사랑은 더없이 가난했다. 가꾸고 노력하지 않으면 사랑의 퇴색은 육체의 변화보다 훨씬 빨리 온다. 사랑을 통해 삶의 유의미한 부분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느낌, 영혼의 고양감을 느낄 수 없게 될 때 사랑은 불편한 자루를 뒤집어쓴 것처럼 막막해진다.

그러므로 집중해야 할 것은 사랑이 영원해야 한다는 집착이 아니라, 내게 찾아온 사랑의 상태 - 기적과도 같은 이 마음을 최상급으로 누리며 어떻게 더 잘 보살펴서 매일 충만하게 할 것인가, 하는 성찰이다.

잘 보살피려는 노력에 따라 근사하게 성장시킬 수도 있고 노화를 더디게 할 수도 있는 것이 사랑이다. 육체의 노화는 막을 수 없는 절대 법칙이지만, 마음의 노화는 막을 수도 있다. 애초에 불멸로 온 사랑은 없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마음을 보살피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아주 간신히 불멸의 가능성이 생겨난다.

매일 매 순간 새롭게 창조해야 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 노력하고 수고하며 공들여야 하는 것. 사랑을 통해 한 인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이유도 사랑이 몹시 수고로운 특별한 노동이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몸과 마음의 노동을 어떻게 감당하며 성장시켰는지를 가늠해보면 인생이 보인다. 한 인간의 사랑의 궤적이 대개 인격의 궤적과 함께하는 이유, 인간의 사랑이 특별한 이유다.

언젠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인생의 기적처럼, 언젠가 죽을지라도 오늘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세상을, 꽃피워간다.


당신이 사랑을 시작한 날, 세상에 별자리 하나가 새로 생긴 것임을 잊지 마시길. 지상에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 하나가 새로이 탄생했다는 것은 타인이라 불리던 두 사람이 만나 새로운 인격을 출현시켰다는 것이다. 당신 자신이 포함된 그 성좌의 인격, 당신과 당신의 파트너가 만들어갈 새로운 인격의 변화와 성장이 드높고 아름답길 응원한다.

당신에게 영혼을 주는 사랑이 언제나 첫사랑이다.


- 『사랑, 어쩌면 그게 전부』 중에서
(김선우 지음 / 21세기북스 / 312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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