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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빛 가운데 계신 것 같이 우리도 빛 가운데 행하면
저는 목사로서 목회생활의 절정을 경험하다가 어느 때부터 점차로 쇠퇴해 간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있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성령의 능력과, 한때 설교를 하면서 느꼈던 자유와 힘을 상실한 내 자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저는 더 긴 시간 동안 기도했고, 더 열심히 말씀을 연구했고, 더 열정적으로 설교도 해 보았으나 모든 것이 다 허사였습니다.

하지만 영적인 쇠잔 속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그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자 얼마 후에 하나님께서 아프리카 선교사 몇 분과 우간다, 앙골라 그리고 케냐 출신의 교회 리더들을 영국에 보내주셨습니다. 그분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자신들이 아프리카에서 경험한 영적 부흥(revival)에 관해 영국의 신자들과 함께 나누려고 오셨던 것이지요. 그런데 선교사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부흥은 자신들에 의해서라기보다는, 현지인인 아프리카인들에 의해서 훨씬 더 많이 주도되어 왔다고 했습니다. 그들의 삶의 고백과 사귐을 통해서였다는 것이지요.

그분들이 제게 영향을 주게 된 것은 제가 주최한 크리스천 모임에 연사로 초대한 덕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분들이 이 모임의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주최자인 저에 대해 더 많이 염려하고 있음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진심으로 제게 “로이 목사님, 당신은 하나님 앞에서 회개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제가 뭘 회개해야 한단 말입니까?”라고 대답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솔직히 말해 저는 회개의 필요성에 대해서 전혀 느끼지를 못했습니다. 저는 아주 열심히 목회를 하고 있었고, 상당히 많이 기도하고 있었으며, 아주 강력하게 말씀을 전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분들은 말했습니다.

“저희는 목사님이 어느 부분에서 회개할 필요가 있는지 다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한 부분을 암시해 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목사님과 사모님과의 관계입니다. 며칠 전 우연히 어떤 집 앞을 지나다가 목사님께서 한 여인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의 말씀하시는 태도로 봐서는 그녀가 목사님의 하녀나 비서인지, 아니면 목사님의 아내인지 판단할 수가 없었는데, 알고 보니 사모님이더군요. 우리는 목사님에게 바로 거기에서부터 회개를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경험한 부흥은 가정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분들의 말을 마음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유동하는 빛과 같은 그 말씀은 제게 다가와 제가 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죄를 조명해 주었고, 저는 곧바로 회개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물론 아내에 대한 문제로 회개를 한 것이지요. 그런 태도는 아내 때문이 아니라, 바로 제 잘못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아야만 했습니다. 저는 지체 없이 저의 죄를 예수님께로 가지고 나아갔습니다. 영국에서 널리 알려진 목사였던 제가 ‘죄’를 죄로 여기는 새로운 길로, 다시 말해 회개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처럼 회개로 이어지는 ‘깨어진 마음’은 항상 영적 부흥의 첫 번째 요소입니다. 사람들은 깨어진 마음이 되려면 “많은 눈물을 흘린다”거나, “무시무시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인상을 받나 봅니다. 그러나 그것은 감정보다는 의지의 문제입니다. ‘깨어진 마음’이라는 말은 ‘완고한 마음’의 반대말입니다. 친구들이 옳지 않은 것을 지적할 때 기꺼이 그것을 인정하는 일은 일종의 투쟁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빛 가운데 계시듯이 우리도 빛 안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빛은 내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어두움은 반대로 감추는 역할을 합니다. 하나님의 빛이 우리의 잘못된 죄악과 무의식적인 죄에까지 비쳐 그 모든 것들이 밝히 드러나게 될 때, 우리가 할 일은 “그래요, 주님! 당신이 옳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의 무죄성을 항변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주 우리가 사랑하는 자들의 무죄성까지 항변하는 과오를 저지르지요. 우리는 성급하게 그들을 변호합니다. 그들이 어떤 것도 고백하기를 원치 않으며, 때로는 고백하는 입을 막아버립니다. 우리는 자신에 대해 공상의 세계에 살 뿐 아니라 그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 공상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저가 빛 가운데 계신 것 같이 우리도 빛 가운데 행하면 우리가 서로 사귐이 있고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 1:7).

단 한 사람에게라도 자기에 대해 절대적인 정직한 태도를 가지고 교제해 보십시오. 그러면 자기 자신의 죄악에 대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때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회개하는 죄인으로 나타날 각오가 생긴다면 서로에게 사랑이 넘쳐흐를 것입니다. 형제와 막혔던 두꺼운 벽이 무너지고 가면이 벗겨졌을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참으로 하나로 만드실 기회를 갖게 되시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교제에서 우리는 ‘안전’하다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 『갈보리 언덕』 중에서
(로이 헷숀 지음 / CLC / 200쪽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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