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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네가 어디에 있느냐?
어느덧 내가 미국에 이민을 온 지 서른두 해가 되어 간다. 한국을 떠나올 당시 나는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었고, 미국에서 학업을 계속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미국에 도착하니, 아버지는 먼저 이민을 가 계시던 1년 동안 사업이 도산하고, 수중에 돈이 거의 바닥나 있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아버지의 약한 모습을 보았다. 조금 남은 돈으로 뭐라도 해야 했던 아버지는 우리 형제들 넷을 불러 앉혀놓고 말씀하셨다.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만, 만약 너희 중에서 한 명만 나를 도와준다면, 작은 가게라도 할 수 있겠는데….”

그때 형은 척추 디스크로 고생을 하고 있었고, 두 동생은 이미 대학교 입학 허가를 얻은 상태였다. 따라서 부모님을 전적으로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이 내게 주신 길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내가 하겠노라고 말씀드렸다.

그 당시에 아주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은 야채가게뿐이었으므로 우리는 뉴욕 맨해튼의 한 야채가게에서 일을 배웠다. 내게 주어진 일은 주로 뒷골목에서 손수레로 물건을 나르고, 야채가게에서 나오는 수많은 쓰레기를 정리해서 버리는 것이었다. 쓰레기 처리 비용이 워낙 비싸서 최대한 부피를 줄여야 했는데, 그러려면 대형 쓰레기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서 발로 밟아 눌러야 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서 쓰레기를 밟고 있는데, 저 멀리 깨끗한 수트를 입은 사업가들과 가방을 든 대학생들이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공부하려고 미국에 온 건데, 지금 뭘 하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그래, 지금 이 날들은 하나님이 나를 훈련하시려고 두신 날들이다.’ 하는 확신이 들자 슬픈 생각은 봄눈 녹듯 사라졌다.

조그만 가게를 얻어 시작한 야채가게에서 아버지와 나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당시 미국은 큰 불황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소비가 줄고 경쟁도 심하여 장사가 잘 안되었다. 결국 2년 후 아버지는 사업을 접으셨고, 그 후에도 나는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가구가게에서 일했다. 트럭으로 가구를 배달하기도 하고, 통풍이 되지 않는 지하에서 가구들을 정리하기도 했다. 그렇게 2년을 보내자 몸이 더는 감당을 못하겠는지 폐결핵이 생겼고, 계속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미국에서의 처음 4년은 그렇게 지나갔다.

병이 들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가만히 앉아 있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몇 년 동안 내려놓았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아내가 바느질과 허드렛일로 내 뒷바라지를 하고, 나는 공부를 계속했다. 그리고 6년여 만에 마침내 이론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다. 학위를 마치고 연구소 취업 자리나 포스트닥터 자리를 찾는 몇 개월 공백기 동안, 나는 마침 기회가 생겨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의 저명한 교수님으로부터 히브리어 성경을 배웠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정원 벤치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나님이 내 마음 가운데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너는 신학을 계속해라.” 나는 놀라고 당황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내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가진 것 없이 나만 믿고 따라와 야채가게에다 내 뒷바라지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을 고생만 한 아내였다. 지금 내가 신학공부를 시작한다면, 아내는 앞으로 3년은 더 고생하며 내 뒷바라지를 해야 했다.

결국 나는 그렇게 신학을 시작했다. 그런데 신학대학원 2년차가 되던 해 과학철학을 공부하신 학자 한 분이 내가 다니던 신학대학원의 교수로 오셨다. 그분은 나와 여러 가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과학과 철학, 신학이 만나는 부분을 함께 탐구했다.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나는 버클리의 ‘과학과 신학을 위한 센터’에서 포스트닥터 자리를 얻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버클리에서 열린 학자들의 모임에서 마음이 맞는 수학자 한 분을 만나게 되었고, 헤어지던 날 그분은 자신이 피닉스의 한 대학의 총장임을 밝히며 교수 청빙을 해왔다.

그 대학에 인터뷰를 하러 가던 날, 차 안에서 보았던 쌍무지개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정말 그렇게 완전하고 뚜렷이 빛나는 쌍무지개는 처음이었다. 인터뷰를 무사히 마치고 얼마 후에 정식 초청장이 날아왔다. 나를 일반 교수가 아닌 정교수로 초대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의아했다. 그 대학은 규정상 7년 동안 풀타임으로 강의를 해야만 정교수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 내 귀에 속삭이는 것 같았다. “나는 잊지 않았다. 네가 이민 온 후 노동을 하면서 나에게 순종했던 그 4년, 그리고 프린스턴 교정의 벤치에서 네가 흘렸던 눈물과 3년의 순종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네게 그 7년에 대한 보상을 주는 것이다.”

7년의 세월은 결코 낭비가 아니었다. 그 시간은 하나님의 뜻 가운데서 보낸 날들이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물으신다. “OO야, 네가 어디 있느냐? 오늘 네가 나의 뜻 가운데, 나의 생명 가운데 붙어 있느냐?”

- 『하나님의 일곱 가지 질문』 중에서
(최형섭 지음 / 예수전도단 / 244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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