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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시각을 넓히라
헤럴드는 37세의 과묵한 남자였다. 암 전문의는 시한부 선고 때문에 혹시 그에게 우울증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나에게 진단을 의뢰해왔다. 헤럴드는 몇 달 전에 식도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었으나 예후가 좋지 않았다. 그의 결혼 생활은 행복했고 열 살, 일곱 살, 다섯 살의 예쁜 세 자녀도 두었다. 당연히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두려움, 깊은 슬픔, 절망 같은 감정이 그를 삼킬 듯이 위협해 왔다.

헤럴드는 절망에 굴하거나 감정에 지배당하고 싶지 않았다. 우울의 구덩이 속으로 빨려들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 없었다. 어차피 이것이 삶의 마지막이라면 최대한 생산적이고 충만하게 살고 싶었다. 나를 보러 온 것도 그래서였다. 그는 진실을 제대로 소화하느라 고심하고 있었다. 그는 이 주일 전 자기 교회의 치유 집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목사와 장로들이 병자들에게 안수하며 하나님의 기적적인 개입을 구했지만 그의 병은 호전되지 않았고, 병원에 가보니 오히려 암이 계속 퍼지고 있었다. 그의 회의와 두려움과 불안은 더 깊어졌다.
“하나님은 왜 다른 사람들은 고쳐 주시면서 나는 아니지? 내가 구원받지 못한 건가? 믿음이 부족해서인가? 내 삶에 나도 모르는 죄가 있어서 벌을 받고 있는 건가?”

헤럴드가 진실을 만나려면 시각을 넓혀야만 했다. 내가 말했다. “많은 사람들 안에 무언의 신념이 있습니다. 믿음이 있으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고,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면 믿음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 사실일까요? 그 개념이 과연 성경적일까요? 기적은 믿음이 강한 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믿음이 약한 자들을 위해서 일어나는 게 아닐까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견고한 자들에게는 굳이 기적이 필요 없고, 믿음이 어린 ‘아기들’에게나 아직도 표적과 기사가 필요한 게 아닐까요?

욥의 이야기를 해봅시다. 욥은 하나님의 친구로 불릴 정도로 하나님께 절대적 신임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주의 증언대에 서서 그분에 대한 진실을 말할 증인이 필요했을 때 하나님은 욥을 택하신 것입니다. 욥기의 주제는 욥 개인의 고통과 씨름을 훨씬 넘어서지요. 성경 욥기에서 하나님은 ‘욥이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옳다’며 욥을 칭찬하십니다. 욥은 하나님을 사랑했고 극심한 고난 속에서도 기꺼이 그분의 손에 자신을 의탁했습니다. 헤럴드, 당신도 하나님의 그런 친구일 가능성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지금 하나님이 당신을 우주의 증언대로 불러 그분에 대한 진실을 증언하게 하셨을 수도 있음을 생각해 봤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을 확신하는 근거는 기적이 아니라 그분의 성품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의 믿음을 얻어내실 때 자신의 믿을 만한 성품을 계시해 주십니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을 통해 계시되었지요. 기적은 가짜일 수 있지만, 예수께서 계시해 주신 진리는 가짜일 수 없습니다. 문제는 하나님이 기적적으로 개입하지 않으셔도 확신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 우리가 그분을 잘 알고 신뢰하느냐는 것입니다.”

헤럴드는 자신의 시각을 넓혀갔다. 아직도 자신의 고난의 의미를 확실히 안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암이 그대로 있는데도 그는 절망이 걷히고, 두려움이 가라앉고, 의심이 사라졌다. 그때부터 그는 치료를 받으러 갈 때마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다. 비참한 상황과 자아에 몰두하기보다 하나님의 사랑이 자신을 통해 사람들에게 흘러가기를 바랐다. 간호사들이나 가족과 함께 지낼 때도 우울한 기색을 떨치고 밝은 모습으로 그들을 사랑하고 격려해 주었다. 그의 삶은 죽어가는 어두운 세상 속에 경건한 사랑을 비추는 환한 빛이 되었다.

헤럴드의 형제자매 중에 두 사람이 오래전에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떠난 상태였다. 사업에 성공해 부유하고 유복했지만 그들의 삶은 다분히 세상적이었기에 하나님이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헤럴드는 오랜 세월 그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했다. 이런 기도도 자주 했다. “아버지의 뜻이라면 저를 사용하셔서 저의 형제자매를 아버지의 나라로 돌아오게 하소서.” 그리고 하나님은 그 기도에 응답하셨다. 헤럴드의 형제자매는 서서히 명이 다해 가는 그에게서 한결같은 기쁨, 변함없는 행복, 사람들을 향한 지극한 사랑을 목격하면서 마음이 찔렸다. 그들은 온 세상의 돈을 다 주어도 살 수 없는 것이 헤럴드에게 있음을 보았다. 바로 진정한 평안이었다. 결국 그들은 하나님께 돌아와 세례를 받고 주께 삶을 헌신했다.

죽기 얼마 전에 헤럴드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은 정말 놀라우신 분입니다. 암이 저를 공격했지만, 하나님은 이 악까지도 사용해 저의 형제자매를 그분의 나라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하나님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십니다(롬 8:28). 이 땅에서 내 수명은 몇십 년 단축되었지만, 그 결과로 그들이 영원히 구원받았으니 저는 그들과 나머지 가족과 함께 영원을 누릴 수 있습니다. 죄와 병과 아픔이 없는 세상에서 말입니다.”

- 『뇌, 하나님 설계의 비밀』 중에서
(티머시 R. 제닝스 지음 / CUP / 352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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